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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bel(2004-04-15 12:08:50, Hit : 1043, Vote : 245
 http://gelatinemotel.byus.net
 화가 박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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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파는 사람으로서의 "작가"에 대한 환상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졌을 법한 환상이다.    실제하고 있었다니.
적금을 부어 사는 구매자가 있는 작가.   절대 감동이다.
아래의 게시물은 물바다학생전문공작실 에서 펐습니다.   조경규님의 평소 결과물을 보더라도 참 이색적인 글이라할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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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률이란 이름을 모른 채 그의 그림을 직접 보게 된 적이 있다. 정숙한 소녀의 옆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는데, 그 소녀의 머리에는 석가탑 모양의 올려져 있었고, 그 석탑의 양편엔 붉은 해와 하얀 초승달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그림을 보면서 나는 당시 묘한 안도감 같은 걸 느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 그림을 정말 잘 그리는구나... 라고도 생각했었다.
몇 달이 지나 난 어느 일간지의 문화면의 전시회 소식란을 보다가 순간 놀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우표만한 크기로 조잡하게 인쇄된 그 그림은 어떻게 보아도 이전에 보았던 그 작가의 그림임이 틀림 없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단발머리를 한 소녀의 옆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는데, 그 소녀의 머리에는 한 마리의 노랑 나비가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거울에 비친 소년의 얼굴이 희미하게 반사되고 있었다.

화가의 이름은 박항률이었다. 10월 한달간 개인전을 한다 했다. 난 예리한 칼로 조심스레 그 신문 기사를 잘라내어 책상 유리 사이에 끼워 넣었다.

일요일이 오고 난 내 소중한 친구와 함께 인사동 추제화랑에 갔다.

화랑은 작은 방이 한 층에 하나씩, 두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위층의 방 안에는 의도적으로 틀어 놓은, 명상 음악 비슷한 것이 들릴 듯 말 듯 흘러져 나오고 있었다. 작은 방은 평온함이 가득 했다. 조용했다.

그림은 대략 20여 점 정도가 걸려 있었다. 그림이 더 있긴 한데, 공간이 부족해 다 걸지 못했다 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내가 처음 접했던 그의 그림이 있었다. 그 소녀의 머리 위엔 여전히 그 무거운 석탑이 올려져 있었다.

그의 그림을 보다 보면, 시간도, 공간도, 내 주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것도 없는 듯 하다.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안에 머무르는 듯 하다. '낮꿈'이란 그림이 있는데, 까까머리 청년이 머리를 괴고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조용히 잠들어 있는 모습과 그 옆 기다란 나뭇가지 끝에 역시 꿈을 꾸는 듯 움직이지 않는 잠자리의 모습이 그려진 그 그림을 조용히 보다 보면, 나도 한숨 자고 일어난 듯 하다.

'새벽'이라 제목이 붙여진 두 점의 그림도 있었다. 파란 바탕과 노란 바탕으로 처리된 이 연작은, 여인의 옆 모습이 서로 반대편으로 그려져 있는데, 둘이 마주 보도록 걸려져 있었다. 두 그림의 위치가 서로 바뀐다면 그들은 서로 등을 돌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저쪽'이란 그림도 몇 점 있었는데, 박항률이 지은 시와 함께 좋은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말이 없어서 좋다. 또 항상 쉬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기에 편하다. 그들은 너무나 정(靜)적이고 균형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들 머리에 올려져 있는 사물들 -나비, 참새, 탑, 비어, 배 등 -이 행여 떨어질까 조심스러워 하는 듯도 하다. 어쩌면 그들은 눈을 뜬 채로, 혹은 감은 채, 잠들어 버린 지도 모르겠다.

그의 그림은, 형식적으로는 서양화로 구분될지 모르겠지만, 동양화의 느낌을 준다. 그 많은 여백이 주는 느낌이 강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캔버스에 기름으로 그림을 그리지만 수채화보다도 투명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그의 그림들은 기술적으로도 완벽에 가깝다. 아마도 좋은 교육 기관을 거치며 그는 탄탄한 기본기를 익혔으리라 생각된다. 그에 그치지 않고 그는 언제나 열심히 공부하고 또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러한 그의 노력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내용과 실험적인 소재로 그는 언제나 앞을 달려 왔다. 1984년 부터 올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인전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 이후로는, 공부를 위해 3년간 개인전을 열지 않겠다고 한다. 이제 막 그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나로서는, 듣기에 다소 섭섭한 말이지만, 더욱 근사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앞선다.

화랑 아줌마는 이런 얘기도 해주셨다.

"그의 그림은 그다지 비싼 가격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거의 그림들을 사는 사람들은 돈 많은 부자나 화상이 아니고, 그의 그림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지요. 은행에 다니는 한 아가씨가 적금을 부어 사기도 해요.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이죠. 그의 그림이 좋데요. 나도 처음 볼 땐 잘 몰랐는데, 이제 보여요. 좋다는 게."

그의 얘기들을 들으며, 이런 화가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옆에 서서 나와 같이 그림을 보고 그 얘기들을 듣고 있는 그 친구를 보며, 그러고 보니 나도 행복하군... 이라고 생각했다.

밖에 나오니 해가 져서 공기가 차가왔다. 3000원 주고 산 화집을 하나씩 들고, 그 작은 화랑에서의 긴 여행을 마음 속에 접어둔 채, 근처에서 고구마 튀김을 사 오독오독 앞니로 깨물어 먹었다.


글. 조경규



  



박항률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2동 96-11
화실 : 542 - 7244

1950 생
1970 서울 예술 고등학교 졸업
197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82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1977 한국 청년작가회관(서울)
1983 그로리치 화랑(서울)
1984 진주 가야 화랑(진주)
1987 윤 갤러리(서울)
1988 갤러리 81-10(서울),후쿠오카시 미술관(일본 후쿠오카)
1989 갤러리 서미(서울)
1990 수병화랑(서울)
1991 인테코 화랑(서울)
1992 갤러리 묵(서울)
1993 금호미술관(서울)
1994 데미 화랑(화랑미술제)
1995 낙산갤러리(서울)
1996 인데코갤러리(서울)


단체전 및 국제전

[70년대]

1974 "1974.3월"전(서울 SUIS화랑)

1974-75 "신체제"그룹전

1975-87 서울 현대미술제(국립현대미술관 외)

1976-79 "서울 70"전(국립현대미술관)

1977 앙데팡당전(국립 현대미술관)

1979 회화 15인전(미술회관)

[80년대]

1980 "Forum 7"전(미술회관)
판화 Drawing대전(국립현대미술관)
유형택.박항률 2인전(그로리치 화랑)

1981-90 "오늘의 작가"전(미술회관 외)

1982 현대작가 판화 Drawing전(관훈미술관)
세계미술지도 전(벨기에 벨렌)
서울 국제 Mail-Art 전'82(관훈미술관)
"기(氣)"전 (미술회관)

1982-84 "70전" 관훈미술관

1982-88 "프로세스" 그룹전(미술회관 외)

1983 서울 국제 Drawing 전'83(미술회관)
표현 동 서양화 6인전(제3미술관)
"Zoom" 그룹전(관훈미술관)
"오늘의 작가" 해외전(L.A Scope화랑)
"83.21"전(그로리치 화랑)

1984 제 1회 국제 Drawing 비엔날레'84(미술회관)

1984-89 "12분의 1전"(관훈미술관 외)

1985 제3 현대미술전 (전주 전주 예술회관)

1986 "79인의 서울"전(관훈미술관)
"Seoul in Seoul"전 (일본 오사카)
현대 조형전(두손화랑)
한국 현대미술전(新象作家協會)(일본 교토)
'86 현대 회화동향전(중앙청 지하 전시장)

1987 제 19회 상파울로 비엔날레(브라질 상파울로)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기획 "30/40:기하학이 있는 추상"전(미술회관)
한일 현대작가 24인전(아르 코스모 화랑)

1987-89 "Logos&Pathos"전(관훈미술관)

1987-93 "Realite Seoul"전(아르 코스모 화랑 외)

1988 한국화랑 기획 "현대미술의 새물결"전(한국화랑)
"한국 현대 미술의 오늘"전(장흥 토탈 미술관)

1989 한국 현대미술전(멕시코 현대미술관)
한국 현대미술전(멕시코 몬테레이 미술관)
한국 현대작가 12인전(논현화랑)
서울-도쿄 37인전(일본 쿄토)

[90년대]

1989-92 "Abstract"전(갤러리 서미,갤러리 예향,신세계미술관,허스화랑)

1990 "90/새로운 정신"전(금호 미술관)
"한.일 현대미술의 동질과 이질"전 (미술회관,갤러리 상문당)
예술의 전당 미술관 개관기념"한국미술-오늘의 상황"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이미지와 추상의 오늘"전 제2부(데코미술관)

1991 "New Image, New Age"전(갤러리 미건)
"현대미술-6인의 시각"전(갤러리 묵)
"감성의 시학"전(데코미술관)
"Spirit-세 사람의 새로운 길"전(나우갤러리)
가인화랑 개관기념전 제 1부(가인 화랑)
울산갤러리 개관 기념전(울산 울산갤러리)
"그림.박항률,선종훈,정덕영" 전(최 갤러리)
"작은 세계"전(갤러리 묵)
"작은 그림, 큰 마음"전 (송원 화랑)
1992 "한국 현대미술의 단면"전 (표화랑)

미도파 화랑 개관 기념 "생명 현상"전 제4부(미도파 상계점)
그림 5인전(빈켈화랑)
"꽁빠레죵 드 서울"전(이콘 화랑)
그림 5인 초대전(광주 아그배 화랑)
"현대미술의 정반합"전(이콘 화랑)
"다섯 손가락"전(강남 인데코 화랑)

1993 "바라보기"전(강남 인데코 화랑)
"하늘사이 풍경" 전(코아트 화랑)
개교 40주년 기념 서울 예술고등학교 동문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93 청담 미술제(가산 화랑)
"자성의 몸짓"전(단성갤러리)
타임화랑 개관 2주년전(타임 화랑)

1994 인도 트리엔날 전 (인도)
예화랑 추천 작가 전 (예화랑)
동학혁명 1백주년기념전(한가람 미술관)
바라보기전(사계화랑)
'현대미술'-그 감성의 표정전(다도 화랑)
명상이 있는 그림 전(인데코 화랑)

1995 서울 판화미술제(인데코 화랑,한가람미술관)
95 작가들이 만든 가구전(박영덕 화랑)
바라보기 전(사계화랑)
그림전(추제화랑)

1996 한국 현대미술-평면회화 주소찾기전(성곡미술관)
11인의 작가전(웅전화랑)
한국 현대미술의 색깔전(타임화랑)
울대학교 개교 50주년전(서울대학교미술관)
Vipassana전(추제화랑)(21C화랑,대전)


1997 새-비상을 위한 이미지 표현전(Cambridge 화랑)
구상과 추상의 만남, 조화전(플러스 갤러리)

저서/시집, [비공간의 삶] [그리울때 너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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