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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15 19:14:10, Hit : 1374, Vote :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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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장지아의 오메르타_ 노랑의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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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체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비주얼 측면에서도 손을 들어줄만하고 오줌이라는 소재를 한국에서는 그리 다양히 다루지 않음에 대해서도 호감을 가질만 하다.   언설의 정치적 올바름이나 보는 재미의 측면에서도 예제로 쓰일 수도 있겠단 생각.   다만 개인적인 측면에서.
꼭 이렇게 여성진영의 생각들을 강한 전략/방법으로 풀어야 하는가는 고민해볼 문제이다.   더불어 여성 입장에서의 주장만이 아니라 여성을 포괄하는 비주류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담론까지 확장되는 것이 더 낫잖을까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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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그로테스크 아트 17] 찬란히 빛나는 오줌의 연금술
--- 영상작가 장지아의 ‘오메르타’
Vol. 54   2007. 3. 15~3. 21

장지아의 네 번째 개인전 '오메르타(OMERTA)-침묵의 계율'展은 여성에게 적용되는 금기를 이야기하되, 오줌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금기의 본질에 접근해간다. 전시 제목인 ‘오메르타’란 마피아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조직의 비밀을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라는 엄격한 내부 규율, 즉 침묵의 맹세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나 장지아는 이번 전시에서 그런 금기의 제약을 노골적으로 맞받아친다.


  전시장1층 내부 전경  





어떤 고깃집에 갔다가, 화장실 벽에 붙은 경고문이 눈에 띄었다. “여자분들은 볼일을 보고 나면 변기 좌석을 올려 주세요.”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변기 좌석을 내려달라”는 글은 종종 봤지만, 이런 내용은 처음이었다. 알고 보니 고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남자 고객들이 화장실에 갈 때마다 변기 좌석을 올리는 걸 귀찮아할까 우려한, 고깃집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담긴 글이었다. 어쨌거나 변기 좌석은 내려놓으라고 있는 것이지, 변기 뚜껑처럼 올려두라고 만든 게 아니다. 


공용 화장실에서 변기 좌석을 내리는 일은, 남녀 차이가 곧 ‘차별’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불편한 극히 드문 사례일 뿐이다. 만약 변기 좌석이 여성만을 위한 역차별적 구조라며 불평하는 남자가 있다면,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다. 당신이 변기 좌석을 올리면서 겪는 불편함은, 단지 당신과 다른 성을 지녔다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이들이 겪는 차별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일 것이라고. 그러니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변기 좌석을 올리면서, 그들의 불편함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하지만 차이 아닌 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쉽게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 차별의 양상이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수록 더하다. 결국 차별을 자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은밀한 금기가 된다.





  지하1층 전시 전경.                                                                                                                
  'P-tree' 반대편에는 서서 오줌 누는 여성들의 사진과 촬영 과정 동영상이 전시된다.





▶▶ ‘서서 오줌 누는 여자들’의 이유 있는 반란

장지아가 건드리는 금기는 사진 연작 ‘Standing up peeing’에서, ‘서서 오줌 누는 여자’의 모습으로 구체화된다. 작가는 알몸으로 오줌 누는 여자의 허벅지를 포스터 전면에 내세우는가하면, 다양한 자세로 서서 오줌 누는 여자들의 흑백 사진을 지하 전시장 벽에 줄지어 세웠다. 사진에는 힘찬 오줌줄기가 물총처럼 발사되는 모습이나, 혹은 힘없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모습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촬영 과정을 담은 영상에서는 작가, 사진가, 그리고 얼굴이 잘려나간 익명의 모델이 나누는 대화가 흘러나온다. 대화 사이에 끅, 끅, 끅, 끅,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기묘한 소리가 전시장 가득 울려 퍼진다. 사진가, 모델, 작가는 그들만의 공감대 안에서 스스럼없이 흥겹지만,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피상적으로 해석한다면 “그래서 지금, 여자도 서서 오줌 눌 권리를 주장하자는 거요?” 하고 오해할 법도 하다.  


그러나 장지아의 작업에 담긴 메시지를 “여자는 서서 오줌 누면 안 되나요?”라는 도발적인 항의로 축약하면 곤란해진다. 흘러내린 오줌에 옷이 젖을 게 뻔한데, 굳이 일어서서 오줌을 누고 싶은 여자는 없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사실 장지아의 오줌 퍼포먼스는, 여성이 남성 위주의 규율로 가득한 세상에 적응하려 할 때 일어나는 불편함을 환기시키는 행위에 가깝다.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여자로 살면서 겪는 불편함에 대해 말하기’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따름이다. 



▶▶ 더러운 배설물에서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오줌 오브제 

작가가 환기시키는 불편함은, 남성들이 변기 좌석을 들었다가 원위치할 때 느끼는 소소한 불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다소 생뚱맞게 보이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장지아는 사회 전반에서 암묵적인 금기로 작용하는 행동, 즉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말하기’를 집요하게 시도한다.


말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자신을 얽매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토해낼 때, 적어도 발화자의 내면은 비로소 자신을 억압하던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통제할 수 없는 두려운 존재를, ‘다룰 수 있는’ 말이라는 대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번 작업과 맥락은 다소 다르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여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을 억누르는 ‘오메르타’를 깬다. 그 죽음이 물리적인 것이든, 아니면 비유적인 것이든 간에 말이다.




  'Fixed object-A fish 2', 디지털 프린트, 27×27cm, 2007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오줌 누는 여자들의 사진보다 흥미로운 것은, 오줌이 어떻게 미학적인 재료로 변용되는지에 대한 실험이다. 이 실험은 엄숙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유쾌함을 깔고 있다. 가까이 코를 들이밀면 슬쩍 풍겨나는 짭조름한 지린내를 제외한다면, 불결한 오줌에서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이 작품들은 그 원 모습이 어떤 것이었든 간에 충분히 아름답다. 심지어 오줌과 정착액을 섞어 인화한 까닭에 옅은 자주색으로 변한 사진에서조차, 빈티지 사진 같은 아우라가 생겨난다. 오줌은 ‘냄새나는 배설물’에서 어느새 즐거운 놀잇감이 된다. 단, 이 놀이를 불편한 마음으로 보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만 말이다.





▶▶ 오줌으로 만든 은빛 바다와 생명의 나무



  'Fixation Box'(부분). 구멍으로 손을 넣어 오브제를 옮겨가며 놀 수 있다.


예컨대 수족관을 닮은 유리 상자 속에 오줌으로 코팅한 오브제를 가득 채워 넣은 ‘Fixation Box’는 하얗게 얼어붙은 소금 바다 같기도 하고, 쇠락한 유적지 풍경 같기도 하다. 장지아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줌을 끓여 용해된 소금을 뭉쳐 오브제에 입히고, 이를 다시 오줌에 넣어 오브제 표면에 반짝이는 소금 결정을 부착시켰다. 완성된 작품은 손상을 막기 위해 표면에 무광 자동차 도료로 다시 코팅했다. 관람자들은 유리 상자에 뚫린 구멍을 통해 놀잇감의 위치를 옮겨가며 놀 수 있다.




  'P-tree', 혼합재료, 300×300×270cm, 2007.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나는 오줌나무가 이채롭다.




 'P-tree'(부분). 불결한 것으로 폄하되어온 오줌이 콩을 키우는 양분이 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높이 3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오줌나무 ‘P-tree’다. 나무에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동그란 유리공 안에는 작가의 오줌이 담겨 있다. 가장 높은 곳에 매달린, 가장 오래된 열매는 핏빛에 가까운 주황색이지만, 나무의 하단부로 내려갈수록 맑고 투명한 상태의 오줌이 담겼다. 이 열매들은 투명한 고무관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무의 정면에는 정화된 오줌과 물을 빨아들이는 콩이 자란다. 더러운 노폐물에 지나지 않았던 오줌이 생명의 싹을 틔우는 양분으로 변신하고, 황금빛 열매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이 작품은 ‘오줌의 연금술’이라 부를만하다. 서서 오줌 싸는 여자들의 사진보다도 오히려 이 작품이 마음을 끄는 건,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더러운 것, 버려진 것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작가의 긍정적인 목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2월 27일부터 4월 10일까지 서울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린다. 문의전화 02-3141-1377.


| 고경원 _ 자유기고가 aponi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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