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을 원하시는 분은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zabellocq@empal.com
     자물쇠
     nZ
     eZ


  (2007-03-06 08:13:39, Hit : 941, Vote : 217
 http://gelatinemotel.byus.net/main
 [변화] 최정화論

(
'.
主 : 일전에 올렸던 게시물이나 암래도 생각하고 있던 것을 정확히 개진해 놓는 것이 나를 위해서나, 발설 솔직의 측면에서나 낫다고 생각해 다시 업함. 혹여 무슨 재탕인지 헷갈릴 분들을 위해.

최정화에 대한 이영준의 애정이야 주지의 사실이니 재론의 여지는 없다.지만, 분명히 그가 알아야할 것중에 하나는 평론가의 한계로서 작가가 자리할 수도 있다는 것.   그에 대한 일말의 단초를 이 글이 올려진 미니홈의 리플이 아주 조금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근자의 아이들에겐 최정화가 지리할 수 밖에 없다.   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혹은 자각의 변화에 따른 발화인데 이영준이 그것을 캐취하고 있을런지.   최정화스런 미디어와 이미지는 이미 작금에 배태된 객체들에게는 완전히 페부에 내장되어 있다.   자신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게 흥미가 있을 턱이 없잖아.   물론 이전의 세대들에겐 신기한 최정화일테지만.   비싼 물건 옆에 싼 것이 있다고 그게 저항이라고? 기존의 입장에서 황당스런 기획하나 때렸다고 순결? 작업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서, 내 개인의 측위로 말하자면 그건 애교스런 정치 비스무리한 투정이다, 제발 오바 좀 하지 말아라.   글쓰는 분들이 이렇게 구는 까닭에 자본의 주인들이 작가들을 우습게 알지.

저항은 그렇게 값싸게 매겨질 수 있는 수준의 몸짓이 아니었다.   정말로 당신은 오열해 보았는가.
.'
)
  + + +



착한 미술관에 못된 예술가: 최정화와 일민미술관  
이영준
2006.09.30 06:06


   우리 같은 예술가들이 회사 다니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꼭 월급을 적게 줘서만은 아니다. 요즘 어떤 회사에서 예술가들에게 파격적인 월급을 줘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회사는 무위도식하는 것이 본업인 예술가들에게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많은 월급을 주어, 예술가들이 본업을 망각하고 갑자기 근면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될까 내가 요즘 노심초사한 나머지 어느새 추석달이 만월이 됐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그래도 그 회사는 예술가들에게 꼬박꼬박 출근하라거나, 성과를 내라고 재촉하지는 않는 것 같아 다행이다.

   예술가들이 회사 다니기를 꺼리는 이유는 회사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에 있는 고깃집들을 가보면 오늘도 집이 없는 홈리스 회사원들이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어울려 주지육림을 벌이느라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런 부류의 친구 말을 들은 즉슨, 집에 가서 마누라랑 얘기하는 것보다 같은 홈리스 동료들과 얘기하는 것이 더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회사는 『엑스타시』고 꿀물이고 오르가즘이다. 예술가들은 그런 식의 회사란 존재가 싫은 거다. ‘나’의 존재를 홀랑 빨아들여 도무지 삐딱하게 숨을 쉴 여유는 주지 않고 모든 것을 공급해주고 해결해줘 버리는 그 강철문어 같고 어머니아버지 같은 조직인 회사가 싫은 거다.

   회사 얘기가 길어졌다. 미술관 얘기를 쓰려다가 회사 얘기를 한 것이다. 오늘날 미술관이 꼭 회사 꼴이다. 실제로 많은 큰 회사들이 좋은 미술관을 많이들 차려서 집 없는 예술가들이 임파선염이나 만성신부전증에 걸리지 않도록 배려해 주고 있지만, 예술가는 어째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먹은 파우스트가 된 꼴이다. 그리고 그런 미술관에만 들어가면 “~하지 마라”가 너무 많아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만지지 마세요

앉지 마세요

부수지 마세요

음탕한 눈으로 흘겨보지 마세요

침 흘리지 마세요

경멸하지 마세요

분석하지 마세요

욕하지 마세요

으아아악!



악몽에서 깸. 식은 땀 줄줄.

다시 냉정한 정서 회복.    

   어느 대기업의 모토는 “관리의 OO"인데, 거기서 기르는 미술관은 정말로 관리가 참 잘 되어 있다. 그런 미술관은 예술가들에게는 시골서 올라온 삼촌에게 조카가 인생 낙오자가 아니라 그래도 서울에 번듯한 데서 뭔가 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기 위한 뱅어포 같은 뼈대 노릇은 잘 하고 있을지 몰라도 예술의 정신에는 정면으로 위배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그런 미술관이 뭘 잘못 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예술가의 임무는 자기한테 잘 해주는 사람이 내밀은 밥사발 내던져 버리는 것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예술의 개념과 회사원의 개념을 혼동한 예술가들은 전시 때면 미술관에 꼬박꼬박 출근한다. 물론 여느 회사원들처럼 그들도 퇴근 후에는 근처 대포집에 모여 그 미술관의 겉만 뻔지르르한 건물에 대해, 바보 같은 큐레이터에 대해, 건방지고 무식한 관장 아줌마에 대해, 어설픈 운영체제에 대해 뒷담화를 까대지만, 참으로 착하게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출근해서 벽에다 대고 동동동 귀엽게 망치질을 하여 작품을 얌전히 예쁘게 걸어 놓는다. 물론 그들은 그날 저녁 또 뒷담화를 깐다. 그들의 노고에 의해 미술관은 회사가 되 버린다. 다들 열심이고 착하고 아름다운.

   예술가라면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미술관을 싹 뒤엎어 버리자. 원칙이고 체면이고 법이고 인륜이고 안전이고 싹 무시하고 말이다. 미술관에 적용되는 모든 규칙들을 그냥 무시해 버리고 종주먹을 들이대는 태도야 말로 오늘날의 가장 심약한 예술가들이 키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미술관이 점점 회사가 되어 예술가들의 땀구멍을 다 막아버리고 있는 시대에 말이다. 사실 최정화가 일민에 오기 전까지 많은 회사들을 전전했지만 다행히도 그 회사들은 최정화를 고용하지 않았다. 지금 보면 회사들로서나 최정화로서나 행복한 일이다. 서로가 서로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정화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이라고 해 놓고 함부로 미술관을 어지르는 꼴을 보고 일민미술관이 속으로 걱정은 되면서도 결국은 전시를 성사시킨 것은 오늘날 미술관이 가질 수 있는 덕의 크기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일민미술관이 이번 일로 영원히 훌륭한 미술관의 반열에 들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한번 안타 친 선수는 계속 쳐야 선수생명이 이어지듯이, 일민미술관이 선수로 남으려면 계속 안타를 쳐야 한다. 최정화는 사실은 일민미술관에게 아주 무거운 숙제를 내준 것이다. “이렇게 순결을 빼앗겼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래?”가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는 어떤 것에 대한 해결이 아니라, 진짜 골치 아픈 숙제인 것이다. 일민미술관은 이래 놓고서는 근엄한 모노크롬이나 격조 있는 동양화는 걸기 어렵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최정화 같은 작가를 하는 것도 해결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벌여 놓은 <믿거나 말거나>보다 더 쎄고 황당무계한 <믿거나 말거나>를 벌여야 하는데, 감각의 극단으로 치닫다 보면 아무 내용도 이유도 없이 그저 점점 더 흉악하게 사람을 죽이는 13일의 금요일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에는 <적당히 믿을 만 한>이 나오게 되면 망하는 킴? 그런데 그건 일민미술관이 고민할 문제지 최정화나 관객이나 평론가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최정화를 포함하여 32명의 잡가들이 모여 만든 이번 사건은 마치 미술관이란 박스를 번쩍 들어다가 거꾸로 뒤집어서 그 안에 들었던 것을 모두 쏟아내 버린 듯 모든 질서들이 엉망으로 혼몽하게 뒤섞여 있어서 보기가 마음 편하다. 그러나 매우 혼란스러워 보이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는 아주 일관된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대중과 미술관을 서로 삼투시키는 것이다. 최정화 자신이나 미술관 자체에서 말 하는, 미술이 쉬워질 수 있다는 말에는 나는 동의하지 않으므로, 대중과 미술관이 서로 삼투한다는 것이 막연히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본다거나, 어린 아이들도 작품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중과 미술관의 상호삼투는 양자를 해체하는 고통스럽고 희귀한 일이다. 즉 미술관에 하루에 관객이 3만 명이 들어 왔다고 해도 그런 삼투현상은 그저 한두 명에게만 일어나는 것이다. 최정화 자신이 기존의 한국미술에 대해 겪은 역겨움과 밸 꼴림 끝에 새로운 미술의 현장을 체험하고 난 후에 분절화해낸 싸구려 키치에 나타난 형상들은 당신이 그것일 거라고 상상하는 그 형상이 아니다. 그것은 최정화가 겪은 멀고 먼 시각예술의 순례와 고통스러운 환멸 이후에 얻은 것이지, 결코 즉자적으로, 물건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핵심에는 오늘날 회사가 되가고 있는 미술관에 대한 저항이 깔려 있다. 프레임으로서의 미술관, 질서의 덩어리로서의 미술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미리 말해주는 아버지 같은 미술관, 작가들을 방목하지 않고 가두어 기르는 미술관에 대한 저항이다. 그 저항들은 전시된 모든 잡다한 물건들에 속속들이 스며 있다. 말하자면 회사미술관에 대한 전투에 모두들 징집당한 것이다. 흔쾌히 말이다.

   이번 사건에서 물건들을 싸게 파는 것도 그런 저항의 소치이다. 더군다나 싸구려 물건들을 비싸구려 물건들 옆에 놓은 것도 저항의 소치이다. 7억원 짜리 도날드 저드의 미니멀 작품 옆에 가짜 루이 비통이 놓여 있고, 3억원 짜리 댄 플래빈의 형광등 옆에 3천원 짜리 진짜 형광등이 놓여 있는 스펙타클은 미술관의 질서를 대놓고 무시하는 행위다. 그건 양심 있는 회사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양심이고 뭐고 저버린 비열한 예술가만이 용기 있게 회사에 반항할 수 있다. 반항이 제스처가 아니고 근육이고 내장이 될 때 예술이라는 말을 붙일 수가 있을 것이다.

..........................





---------------------------------------------

원고를 청탁한 잡지사에서 이번 달에 안 싣기로 했다고 하여 완성하지 않고 내팽개쳐 버림.




최완석 : 선생님 가져갈께요~ (09.30 07:41)
홍주현 : 잡지사 미쳤군! (10.02 17:42)
오혜주 : 에이. 일민전시 얌전하기만 하던걸요, 뭘...-.- (10.02 21:43)
오혜주 : 너무 낡은 저항아니어요? 저항의 대상이 낡았으니 방법도 별루...그냥 전시같은거 안하면 될것을... (10.02 21:44)
오혜주 : 난 티 하나 샀는데 별루 손이 가는게 없더라구요. 엄청 폐부를 찌르는 것두 아니구, 이쁜 것두 아니구...사실 티에 그 문구들 낯간지러웠다는... (10.02 21:46)
이영준 : 마음에 안 드는데 티는 왜 샀는지? (10.02 23:01)
오혜주 : 글쎄요..마지막 예의라고나 할까.. (10.03 00:19)
임수진 : 맞아요, 요즘은 최정화식 방식이 좀 식상하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취향이 변하는거 같아요. (10.03 00:20)
이재헌 : 그 티 안입으면 저 주삼. 나 구식이고 식상한 거 무지 좋아하는뎀. 글쎄 옷도 몇년씩 묵혀두고 입는다는... (10.03 18:30)
이영준 : 새로운 저항 좀 알려주라. 나도 이미 쉰세대라. (10.03 21:20)
김계형 : 퍼가요~♡ (10.19 04:24)
성지윤 : 저도 퍼가요 (12.10 20:23)






638   PHILIP KWAME APAGYA   2007/05/03 971 219
637   Zeke Berman   2007/04/28 910 208
636   Helen Levitt   2007/04/20 986 231
635   Zwelethu Mthethwa   2007/04/16 821 206
634   hellen van meene   2007/04/09 965 199
633   어상선 사진 [2]   2007/03/19 1158 240
632   Edward Hopper   2007/03/16 930 213
631   [기사] 장지아의 오메르타_ 노랑의 발라드   2007/03/15 1374 468
630   Idris Khan [3]   2007/03/12 913 177
  [변화] 최정화論   2007/03/06 941 217
628   Ryan Mcginley   2007/03/02 919 183
627   오석근 사진   2007/02/26 970 222
626   Francis Bacon   2007/02/23 6318 283
625   [칭찬] 빌비올라   2007/02/22 1199 385
624   Marcello Moscara   2007/02/22 1160 407
623   Nick Brandt   2007/02/22 1113 459
622   [인터뷰] 손동현   2007/02/15 1186 430

[1][2] 3 [4][5][6][7][8][9][10]..[40]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