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카버식 제목 붙이기가 될까요?
월요일이예요. 오늘도 새벽(6시)에 일어나 실내
놀이터로 놀러 간다는 유치원 아이 김밥 도시락을
싸고 늘어진 아이를 깨워 밥을 먹이다 김밥 하나를
10분이상 씹어대며 도통 삼키려하지 않는 아이에게
꼭지가 돌아 한바탕 살림살이를 때려부수는 쑈를 하
고야 말았답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최선을 다하여 마
련한 음식에 대해 부정한 짓을 하는 사람들은 그가 누
구건 용서가 되지 않는 고약한 심보가 있거든요. 게다가
엊저녁 잠깐 외출을 했는데(영화 <올드보이>를 보고 왔
습지요.)저녁은 반드시 밥을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갔건만, 결국 아부지와 아들을 라면을 먹고야 말았다는
아이의 고백을 듣는 순간은 부들부들 떨려서 전화기 앞에서
들까말까 한참을 갈등하다 간신히 참았기도 했구요. 아침
부터 많은 일을 치러서 그런지, 벌써 오후 4시쯤의 피로가
몰려옵니다. 아아, 나는 기품있게 살고 싶건만,
지난 토요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를 다녀왔는데
맜있는 샌드위치를 준비해 주신 자벨님 아내에게
'잘 먹었습니다' 라고만 하고 끊을려고 했는데 도입
부가 난장이 돼 버렸네요. 이런게 사실은 삶입니다.
그리고 요기 신촌에만 나가도 멀미를 하는 내가 천안
이라는 아득한 거리를 멀미없이 쾌적하게 다녀왔다는
것 또한 엽님의 여차저차한 능력덕이니 고맙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었고...끊임없이 당하는 갈굼에도 끄덕없는
자벨 또한 유쾌한 기억이었다는 말도 남겨야 겠고...
집안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내릴때마다 어제 오늘
불쾌한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는 알아' 참내, 그 다른 사람의 부류가 된 나는 참으로
불쾌했지요. 내인생 최대의 모욕이라고 당한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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