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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78, Vote : 0, Date : 2003/09/03
  zabel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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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류시화의 책이 굴러들어오는 바람에 지구별 여행자를 읽게되었다.   문장력은 좋은 편이라 그런대로 두루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욕지기가 나왔다.
자신이, 인도에 있다가 한국에 나오면 온통 사방에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는 대목에서 난 바로, 라면을 끓여 밑받침으로 넣어버렸다.
류시화가 인도에 팔천년을 죽치고 산다고 해도, 그딴 비판은 이 나라에서 전혀 먹히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그는 이 땅과 이 나라에 미련이 없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는, "이 허접한 공간에기대어 살면서도 여기 반도의 삶에 미련조차 가지지 않는 부류"를 참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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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04]  인도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여행한 사람들도 류시화씨의 책과 이야기들을 싫어하더군요. 류시화씨가 미화하고 있는 인도가 마치 모든 깨달음을 얻을수 있는 천국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거기도 결국은 사람 사는 동네고 거지들만 우글데는 곳이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먹고살기 위해서 거지들은 스스로 수족을 짤라 내는 곳인데, 성자의 나라처럼 떠받들고 있는 류시화의 책이 맘에 안든다. 뭐 이런 내용인데 기실 제가 인도를 여행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느나라를 가든 사람 사는건 다 똑같다고 느낌니다. 어디가 천국이 있고 어디가 못살나라가 있는것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zabel  [2003/09/04]  사람사는 곳 틀림없을 겁니다. 인도에서 핵무기를 만든게, 구도자를 위한 건 아닐테니까요.  
노피곰  [2003/09/04]  모... 이 나라에 대하여 미련을 가지지 않은것이 나도 포함이 되는것 같은데.. 그래도 내 삶에 대하여 미련은 가지지만.. 여기서 살던 저기서 살던 알량한 애국심만 호소하는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답니다. x
zabel  [2003/09/06]  옷...전 애국심에는 바퀴벌레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습니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객관적 논점이 이뤄지지않은, 작가의 돈벌이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글쓰기를 나쁘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어떤 비난이든지 그 기저에는 애정이 깔려 있어야하는 거니까요. 류시화의 한국비판엔 그런 애정은 안보이더라는 거죠.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그리고 정말로 비판다운 비판을 하려면(그것도 책으로 묶어낼 정도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항생제가 아니라 백신이라는 것이지요. 비난으로만 끝나는 글질이라면, 그건 시비에 지나지 않는 거니까.  
Read : 70, Vote : 0, Date : 2003/08/25
  zabel -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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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63, Vote : 0, Date : 2003/07/18
  zabel - 이영균 사진




작년 여름인가.    프리첼 모텔의 대문에 쓰였던 사진이다.
학교 다닐때, 거의 동종의 배고픔을 동여매며 함께 살아왔던 사진친구.
나이들고 결혼하고 밥벌이하고.
살아나가는 시간풍경들이 어떨지 모르는 바가 아니라서.     왜 작업을 안하냐고 채근할 수 없지만, 그래도.    허긴 나라고 별 방법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에 무슨 닥달을 한단 말인가.
전화를 해야하는데, 정말 무서워서 못하겠다.    작업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번 작업 전화 마지막이었는데.    이번에 무슨 말을 할지가, 너무 무섭다.
재수씬 임신 이개월이라하고.



Read : 61, Vote : 0, Date : 2003/05/31
  zabel - 1991 상암동



나는 늘 사진 찍는 행위가 버릇없는 장난거리 같다는 생각을 해왔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그 일을 좋아했다.   그리고 처음 사진을 찍을 때 내 자신이 무척이나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 Diane Arbus






Read : 69, Vote : 0, Date : 2003/05/24
  zabel - 김석중


img by nobody


나는 아직도.
김석중의 사진집 '아버지'를 거론하지 않는 아타김을
인정하지 않는다.







Read : 57, Vote : 0, Date : 2003/05/02
  zabel - 기억술





사물은 우리 마음속에 옮겨져 감각을 통해 그곳에 새겨지는데, 우리의 감각중에서 가장 날카로운 것이 시각이다.    따라서 귀나 반성을 통해 받아들인 지각 내용은 눈을 거쳐 우리 마음속에도 전달될 때만 무사히 보존될 수 있다.  -  키케로






Read : 59, Vote : 0, Date : 2003/04/22
  렌즈인 - 마무드 사비스타리( Mahmud Shabistari)


"세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는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안다
모든 작은 물질들 안에는 백개의 태양이 타오르고 있다.
한개의 물방울의 심장을 쪼갠다면, 백개의 대양(大洋Ocean)이 만들어 진다.
모래알 하나를 자세히 관찰해보노라면, 그 안에는 아마도 수 천개의 원자들이 들어있을 것이다.
작은 모기 하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찾다보면 그것은 커다란 코끼리와도 같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가지고 있는 질적인(質-qualitie) 의미는 커다란 나일강과 같다.
조그만 씨앗의 심장안에 한 세계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보잘 것 없는 곡식 알갱이의 눈알은 수 백 낫가리의 수확과 같다.
모기 한마리의 날개안에 삶의 대양이 있다.
한 눈동자의 동공은 하나의 천국이고, 그것은 생명세계의 신이 거주하는 집이다."
-마무드 사비스타리 ( Mahmud Shabistari) 13세기, 1977년 12월 명상을 위한 노트에서


zabel  [2003/04/22]  크개와 재화만으로 계량되는 삶에....대항되는 문구군요. 어떻게하면...우리 프로세스에 대입될 수 있을까요. 제대로만 되면 북한산에 터널을 뚫는 일은 없을텐데요.  
노피곰  [2003/04/22]  먹고 똥싸는것이 "산다"는것이라면 우리는 이미 자연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것입니다.그렇게 아무리 "자연스럽게" 산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흔적이던지 남긴다는것이 "산다."는 것이라면 터널을 뚫는것도 "자연스럽게 산다."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것이나 훼손하면서 산다는것이나, 이미 그렇게 생각한다는것은 "인간이 하는 생각" 아닐련지요.. 차라리 장국영처럼 날겠다고 뛰어 내려버리는것이 좀 더 자연에 대하여 "생각" 해주는것이 아닐련지... (제가 너무 비약하는건가요?) x
렌즈인  [2003/04/23]  북한산에 터널을 뚫는 것은 자연에게 득이 될게 없지만 사람에게는 회득 되는 이득은 아주 큰만큼 인간의 이기는 극치를 보여 줍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미 낡아 버린 어쭙잖은 철학적 포장에 생포당한 사람들이 사는 자본산업사회가 장국영 같은 비극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 생각 됩니다.  
렌즈인  [2003/04/23]  동학의 2대 교주 최제우(?)는 세상 모든 풀잎 같은 하찮은 만물 모두가 하늘님 이라고 가르치더이다. 자식들이 그런 하늘님을 왜 해치고 잡아 먹느냐고 묻자 풀도 동물도 하늘님 인것처럼 사람도 하늘님이다. 하늘님들은 서로를 도와 섭생의 삶을 이어간다. 그러므로 모든 만물에 존경과 경외를 잃어서는 안된다 라고 하였습니다. 현재 우리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요? 정당화의 길은 우리 인간들만의 것이지 자연과 협의 한것은 아니지요. 마무드 사비스타리의 명상 노트는 그런 우리들에게 자연을 다시 보게 합니다.  
Read : 60, Vote : 0, Date : 2003/04/06
  zabel - 정해창 사진





뭐니뭐니해도 바람은 우리의 친구란 말이다,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가끔 그렇다는 것이다, 하고 노인은 단서를 붙였다.  그리고 이 커다란 바다에는 우리의 친구도 있고 적들도 있다.  그럼 침대는,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침대는 나의 친구란 말이다.    바로 침대 말이다,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침대는 훌륭한 물건이다.    피로할 떄는 편안한 곳이니까,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그렇게 편안한 곳인지는 미처 몰랐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지쳤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너무 멀리 바다에 나갔을뿐이다."

                                                                                      - 노인과 바다 ; 헤밍웨이





 [2003/04/08]  zabel님 정해창씨의 소개와 다른 사진들도 볼 수 있나요? ^^;;  
zabel  [2003/04/08]  조만간 노피곰에 올리겠습니다.  
 [2003/04/17]  노피곰에 올려주신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 감사합니다.  
rany  [2003/04/27]  너무 멋지다 ㅠ.ㅠ 입을 다물지못하겠어요 x
Read : 58, Vote : 0, Date : 2003/03/05
  zabel - 구로자와 아키라





퇴직금을 못 받자 결혼 벽두부터 감당할 수 없는 재정난에 부닥쳤다.    방도는 시나리오 집필로 되돌아가는 것뿐이었다.    나는 한꺼번에 세편의 시나리오를 떠맡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가 아직도 젊기 때문이었겠지만, 그때문에 나는 탈진 상태의 극한까지 도달하고 말았다.    세편의 시나리오를 모두 완성하던 밤, 사케를 마시는데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릴 뿐이었다.





Read : 61, Vote : 0, Date : 2003/02/15
  렌즈인 - 진실은 고통이다.


종묘에 가면 제가 사랑하는 나무 하나를 만나고 옵니다.
180 정도의 높이에 온통 망가진 몸뚱이를 하고
썩어 들어간 반이상의 몸을 시멘트로 감싸고 있는 나무 입니다.
썩은 몸을 보호 해 줘야 할 시멘트 위로 독버섯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지 의심스러운 나무지요.
우리의 삶은 이렇게 진실로부터 공격 당하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게 만드는 자본의 형태가 있습니다......

이 사진은 사실 실패한 사진 입니다.
제목과 연관한 의미를 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몇번을 찾아가 이 나무를 촬영해 봤지만
나무에 대한 측은한 마음만 쌓여 갈 뿐 여전히 제대로
표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성공 하겠지요.^^


zabel  [2003/02/16]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만으로도.....스스로에게 대단한 의미가 있을 것같은데요. 강박적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는게.... 잘 못하면 억지가 되는 수도 있더라구요. 물론 미련한 제 경우 입니다만....^^ 계속 관찰해 나가시면....사진도 그렇고 나무를 의미로서 받아들이는 측면에서도 좋을 것같습니다.  
Read : 72, Vote : 0, Date : 2003/01/18
  zabel - 죽음은 생식의 동기이다.


입을 벌리고, 나는 자고 있다.   열네 번 자위를 했다.   창밖이 밝아 왔다.   언니가 보내 준 연어알을 전부 먹었다.   토할 것같았지만 참았다.   나는 알이 부화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나를 묶은 남자의 아버지처럼 연어알이 몸 속 어딘가에서 부화해서 작은 연어가 입에서 튀어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연어를 키울 생각이다.   연어는 태어난 강으로 돌아온다.   내 뱃속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또 산란한다.   신주쿠 서부의 호텔에서 기다리는, 나를 사는 남자들에게 몇천 마리의 연어를 토해서 보여줘야지.   그렇게 하면 이젠 아무도 나를 벌레라고는 부르지 않을 것이다.



                                                                                               -   무라카미 류 ; 단편 '알'中






Read : 56, Vote : 0, Date : 2003/01/07 수정 지우기
  렌즈인 - 수취인불명.


수취인불명.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열한 연작 입니다.


zabel  [2003/01/08]  보통 연작은 순서에 따른 서술구조가 생명인데, 이상하게 이 사진들은 순서를 바꾸어 읽을 수록 굉장히 다양한 각도의 서술이 가능하군요. 단순하지만, 순환하는 구조로 읽을 수도 있겠단 생각입니다.  
Read : 68, Vote : 0, Date : 2002/12/21
  zabel - 아쥐르 군단의 노래






우리는 선량한 카톨릭 교도
우리는 모범적인 살인자
스페인 이야기는 질색이야.
차라리 몽둥이 이야기나 하고
아주까리 꽃이나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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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틸라에 눈이 내린다.
겨울 바람이 울부짖을 때.
우리는 철심자 훈장을 받으리.
모든 아가씨의 입술과 함께.
카스틸라에 눈이 내린다.






Read : 50, Vote : 0, Date : 2002/12/17
  zabel - 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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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61, Vote : 0, Date : 2002/12/12
  zabel - tears clearing agent




그 순간은 경이로왔다.   나는 꼼짝 않고, 얼어붙은 채, 무시무시한 황홀에 잠겨,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황홀 한복판에서 새로운 어떤 것이 막 나타났었다.   나는 '구토'를 알아차렸고, 그것을 소유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나의 발견을 말로 옮겨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것을 말로 옮겨 놓기가 쉽다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것, 그것은 우연성이다.   원래, 존재는 필연이 아니란 말이다.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거기 있다'는 것이다.     -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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