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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bel(2004-09-10 15:13:09, Hit : 1616, Vote : 2103) 
 http://gelatinemotel.byus.net
 장영혜 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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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에 전시보기를 게을리했더니 봐얄 것들이 아주 줄줄 흘러다닌다.   미치겠네.
장영혜는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괜찮을 것같긴한데...틀리는 말만으로도 많이 꼴린다.   작업의 완성도나 대단함을 넘어선 호기심 증폭이라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는.   아래 쪽에 실린 최진욱의 글은 눈여겨 볼만하다.
"장영혜는 시인이다. 아마 현대의 시인은 이처럼 자신의 매체를 개발하기 전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머...좋은 말만 실린 것은 아닌데, 궁극은 기대주란 표현같다.   아이씨...저기 돈 받는데자너. 오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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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전은경(www.edesigner.pe.kr)




영화에 오스카상이 있다면 훌륭한 웹사이트에 주는 상으로 웨비어워드(The Webbby Awards)가 있다. 웨비 어워드는 응모한 웹사이트를 여섯달 동안 웹 전문가 언론인, 예술가, 학자 등으로 구성된 350명이 넘는 심사위원들이 30개 부문에서 한 사이트씩 선정한다. 장영혜는 자신의 작업 ‘장영혜 중공업’ www.yhchang.com으로 2001년 이 상의 예술부문에서 수상했다. ‘장영혜 중공업’은 ‘단순하면서 아이러니컬하고 위악적인 기지에 넘치는 개념적 우화’라는 극찬을 받았다.


장영혜는 파리에서 미술공부를 했으며 주로 샌프랜시스코에서 활동하고 있는 넷아트 작가다. 정확히 말하면 비디오 설치작업도 한다. 장영혜는 ‘삼성의 뜻은 쾌락을 맛보는 것이다’ 등의 텍스트와 삼성이라는 기호에 얽힌 욕망과 좌절을 보여주는 일련의 삼성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DAK0TA, PA0! PA0! PA0!, L0TUS BL0SS0M, RAIN 0N THE SEA, CUNNILINGUS IN N0RTH K0REA 등을 통해 권력, 자본, 욕망, 죽음, 섹스, 여성, 사회 현실과 같은 주제를 비디오와 웹사이트 작업등을 통해 풀어나가는 작가로 유명하다. 장영혜의 작업들은 꾸밈없는 순수한 날것으로서 의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텍스트를 사용하여 은유없이 직설적으로 말을 건넨다.




장영혜의 넷아트는 주로 소리와 텍스트를 이용해 단어, 문장들이 음악과 함께 모니터에 흘러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니까 장영혜의 넷아트 작업에서는 소리와 텍스트 밖에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넷아트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상호작용성이 없다. 그 흔한 버튼하나 없다. ‘장영혜 중공업’은 우리가 넷아트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모션 그래픽과 이미지, 상호작용성에 대한 기대를 배신한다.



“… 중략…내 작품에는 상호성이 없다. 그래픽이나 그래픽 디자인, 사진, 배너, 수백만개의 색상, 장난스러운 폰트 화려함이 부재 한다. 나는 상호성을 특히 싫어한다. 내게 상호성이란 무가치한 것이며 웃음거리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면 띡 그리고 탕 그게 끝이다. 그것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 인터랙티브 아트를 클릭할 때면 내가 스키너 상자에 들어있는 쥐같이 느껴진다. 단지 다른점은 충격이 아니라 형편없는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 뿐이다. 나의 웹 아트는 인터넷의 정수를 표현하고자 한다. 상호성, 그래픽, 사진, 디자인, 배너. 색상, 폰트, 그리고 그 나머지를 벗겨봐라. 무엇이 남는가? 바로 텍스트다”



이미지 없이 계속 이어지는 텍스트들은 푸르거나 희거나 붉은 바탕에 크기나 서체가 다른 몇 가지 타이포그래피로 간결하게 제작된다. 영어와 불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또는 한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글자도 큼직큼직해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글자수도 적다. 가끔가다 번쩍번쩍 거리는 특수효과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이미지나 모션그래픽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플래시를 이용해 적당한 속도로 흘러가는 한편의 영화처럼 흘러가는 문장들은, 세련되고 훌륭한 재즈의 선율과 함께 때로는 강렬한 외침으로, 조소로, 감탄으로, 알 듯 모를듯한 한편의 시와 같이 읽힌다. 웹을 이용한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외한다면 장영혜는 시인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하다.




그런데 중공업 이라니? 중공업은 제철.기계.조선.차량 따위와 같이 용적에 비하여 무게가 큰 물건을 만드는 공업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오늘날 한국의 경제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분야인 중공업의 이름을 내걸고 있다. 늘 작품 앞에는 영화처럼 10, 9, 8, 7, 6…을 거꾸로 카운트 다운 한 뒤에 꼭 ‘장영혜 중공업이 소개하는’이란 타이틀을 붙인다.


그러나 중공업이란 이름이 현대 중공업, 한진 중공업처럼 꼭 대기업의 이름 뒤에만 붙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한 가치와 생산성이 있다면 감히 중공업이란 이름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 그녀는 중공업, 경제발전이란 이름뒤에 가려진 자본주의 지배권력을 폭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신 장영혜 중공업은 거대한 철근과 쇳덩이 대신에 음악과 텍스트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플래시 같은 가벼운 경공업스러운 도구들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남은 일은 장영혜 중공업에 접속해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고 직접 듣고 보는 것이다.




장영혜 중공업 홈 -> http://www.yh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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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_A]장영혜의 전시를 보고

글 : 최진욱


오늘 학생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날씨는 비상하게 맑았고, 아직은 더웠지만 건물 유리창마다 가을빛을 환하게 반사하고 있었다. 로댕갤러리에 도착했다. 로댕의 ‘지옥의 문’이 밝고 넓은 전시장을 가로 질러 저 멀리 붙박이로 서있는 이 대단한 삼성의 공간에 장영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오른편에 3층으로 쌓아 올려진 9개의 (모니터가 달린 그야말로 인텔리전트한)‘지펠’ 냉장고에는 익히 알고 있던 장영혜의 ‘글씨아트’가 빨간 색 버전으로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그 다음 방은 엄청 긴 방인데, 일곱 개 정도의 화면이 세로로 연결되어 글씨가 연속적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번 전시는 모두 똑같은 내용의 글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반복된다. 첫 번 방은 높게, 두 번째 방은 옆으로 길게 세 번째 방은 커다란 정사각형으로. 나는 긴 방에서 장영혜와 어떤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나와 같다고 생각했다. 난 이미지로 장난을 해 본적이 없다. 꾸며 본적이 결코 없다. 나와 장영혜 외에 모든 작가들이 이미지를 갖고 노는 것이라는 생각이 이 작품 앞에서 드는 것이었다.(혀를 내미는 표정의 이모티콘)
이번 작품 ‘문을 부숴’는 화자가 침대에서 잠을 자다 한밤중에 경찰로부터 끌려 나오게 되는데, 길에서 주민들로부터도 멸시를 받으며, 이제 곧 머리에 총알이 박힐 처지인데, 전에 연인과 부드럽게 침대에서 듣던 보사노바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장영혜는 시인이다. 아마 현대의 시인은 이처럼 자신의 매체를 개발하기 전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잘생긴 삼성맨이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걸 보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 번 전시는 좋았을까? 좋았다. 그러나 장영혜의 전시로 보아, 좋았을까? 그렇지 않았다. 이 전시의 의미는 장영혜에게, 단지 삼성이라는 공간에 들어가 한 번 놀아보았다는, 이력 한줄 정도의 의미만을 가질 것이다. 첫째로 지펠냉장고의 쌓아올림과 지옥문과의 대비는 좀 껄적지근한 것이다. 지옥의 문과 냉장고의 문, 이 둘의 상관관계는 안내문에 친절하게 나온 대로 현대의 주부들에게, 인텔리전트 냉장고라는 것도 결국 지옥문과 다름없다는 은유라는 것인데, 아마도 그보다는 삼성에 대한 장영혜의 ‘감상문’-공장 시찰 후의 감상문- 정도로 읽어야할 것이다. 왜 비평문이 아니고, 감상문이 되어야 했는지 느낄 사람은 대개 느낄 것이다. 둘째 방의 길게 연결된 화면은 실패한 작품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장영혜의 ‘촌철살인’의 말 한마디는 우리를 웃게 하고, 소름 돋게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디스플레이는 영 맥빠지는 것이다. 글자가 커졌다 작아졌다,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면서 마치 박람회장 입구의 안내판처럼, 환영하는 커다란 웃음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건, 정말 장영혜 답지 않다. 백남준이 간혹, 넘쳐흐르는 모국의 전시예산을 낭비해가면서 깜찍하게 이용해 먹었던 이런 식의 불어터진 디스플레이는 그녀의 상상력이 틈입하는 디스토피아에서도 유토피아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역설의 이름 ‘장영혜 중공업’이 중공업 규모의 작품을 최초로 하는 순간, 부도를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었다. 가장 성공적인 작품은 세 번째 정사각형의 거대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도 성공은 제한적이다. 그 건 형식상의 성공일 뿐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화면의 거대한 글자들이 줄지어 관객 들 눈앞에 거친 비트의 소리와 함께 쏘여지는데, 조그맣게 앉아있는 관객들에게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어떤 압도적인 상황의 느낌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의 내용이란 것이 무엇이더냐? 내용이 안타깝기 짝이 없는 건, 맨 끝을 장식하는 ‘보사노바’라는 단어 하나로 축약된다. 우리는 이 것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모기 소리를 대포소리로 증폭해 들어야만 한다. “그 것이 삼성의 본질이란 말이지?” 잘 안 들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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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 (2004-09-12 01:06:24)
흥미로웠음. 텍스트와 오브제.. 그리고 리듬. 시인들이 이 전시를 많이 봤음 좋겠더군. 문학이란 게 다른 장르와 비교할 때 컨템포러리하지 않은, 참 보수적인 장르란 마랴.. (덧) 쓸 때마다 댓글 창이 좀 답답해. 움.. 울 홈피 만들 때 참고해야쥐.
sia (2004-09-12 01:14:28)
아니다. 걍 웹상으로 봐도 충분하겠다.
zabel (2004-09-12 11:47:37)  
나도 답답해. 댓글창을 고칠 능력이 없을 뿐이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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