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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월 전국 고교생 사진작품 및 나의 의견 월례 콘테스트...........라는, 숨도 못 쉴만큼 기이이인 제목의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학생의 사진이다. 대단하다라고 까진 생각이 들지 않은 사진들이지만, 내가 너무나 놀란 것은 적어도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가 지금의 사회에서, 나 스스로가 어떤 좌표로 매겨 들어갈 것인지를, 단 한번도 생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잘못되고 아니고가 아니라, 지금의 아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이 나라가 몰아치는 지가 보이는 것같아서-물론 착각일 수도 있지만- 씁쓸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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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김승곤 (국립순천대 석좌교수)
첫 번째인 탓인지 응모작 수는 예상보다 적었다. 그러나 이들 작품 가운데에서 뛰어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다.
구송이의 「My self」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라는 자아 정체성의 문제를 행복한 신부나 화가, 목수, 발레리나 등의 모습을 스스로 연기해서 찍은 일종의 역할극을 통해서 풀어보려 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다른 사진가들에 의해서 빈번하게 시도되어온 만큼, 그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독창적?방법론을 전개시켜나갈 것인지가 자못 궁금하다.
송자웅은 사진가로서의 자신의 세계를 펼쳐나갈 수 있는 탁월한 기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항 속의 물고기와 유리창에서 줄기를 지며 흘러내리는 물방울들, 유리에 반사되거나 유리 저편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나무와 숲, 얼굴 등을 하나의 화면에 오버랩시켜서 현실적인 속박과 자유에 대한 갈구, 상상력 같은 작가의 내면 세계에서 일어나는 정서를 마치 어둡고 깊은 물 속과도 같은 멜랑코릭한 세계로 그려내고 있다.
임규하의 「외로움」에서는 제목 그대로 작가의 고독한 심리상태가 잘 표현되어 있다. 색채가 거의 묻혀버린 어두운 모노톤의 세계, 지극히 절제된 빛과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둠이 만들어내는 심리적인 효과를 잘 이용한 작품이다. 다만, 작품을 가볍게 만들어버리는 「외로움」이라고 하는 타이틀이 마음에 걸린다.
「우리는 어떤 빛을 보고 사는가?」를 출품한 황세용의 작품은 빌딩의 스카이라인을 실루엣으로 처리해서 구름과 태양이 연출해내는 드라마틱한 빛의 오케스트라를 촬영한 정점관측 사진이다. 좋은 솜씨여서 마지막까지 망서리게 만든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입상작 수를 정해놓은 것이 잘못이었다.
흑백 프린트를 제출한 설인철의 「숨겨진 질서」도 좋은 작품이었다. 다만, 빛과 그림자, 그리고 건축물이 형성하는 조형미를 화면에서 정리하는 시각과 광선이 빚어내는 시각적 심리적 효과를 표현하는 프린트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여러 장의 사진으로 통일된 하나의 세계를 보여주려 할 때 작품의 타이틀은 얼굴 이상의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타이틀이 아예 없거나 적당하지 않은 제목을 부친 작품이 많았던 점이 아쉽다. 포테이토의 첫 번째 공모전의 입상자로 뽑힌 세 사람에게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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