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딕에서 옮김.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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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술계 ‘기대주’로 자리매김
올봄은 사진이 국내 미술계에서 당당한 적자(嫡子)로 자리잡은 한해로 기록될 것 같다. 물론 해외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유명 갤러리에서 사진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불과 1년전만 해도 사진작가의 개인전이나 그룹전이 유명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올봄에 줄을 잇고 있는 사진전은 그동안 해외 유명작가 위주의 전시에서 벗어나고 있다. 젊은 작가군에서부터 원로 작가급까지 다양한 사진작가들의 전시회가 골고루 열리며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국제갤러리는 빌 비올라, 요제프 보이스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만을 전시해온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달초까지 열었던 ‘리얼-리얼리티 전’은 국내 사진작가 4명의 그룹전이었다.
배병우씨를 제외한 이윤진·이중근·권오상씨 등은 모두 젊은 작가들이었다. 게다가 한 작품당 4개의 에디션을 제작한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60~70%가 팔리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같은 ‘호황’은 최근 불황에 시달리는 미술계에서는 극히 이례적. 컬렉터들이 사진의 상품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갤러리 김은수 수석 큐레이터는 “영상세대인 젊은 컬렉터들의 감성에 사진작품들이 잘 맞는 것 같다”면서 “이번 국제갤러리의 전시와 판매실적이 사진의 활성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담동 박영덕 화랑도 5월에 30대 초반의 김상길 작가와 임영균 중앙대 교수, 그리고 독일의 베른트 할베르 등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언플러그드 띠어터(Unpluged Theater)’ 사진전이다. 99년 ‘아줌마전’으로 주목받아 온 중견작가 오형근씨(41·계원조형예술대 교수)도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소녀연기’전으로 5년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 일본사진작가 아라키 전시회로 화제를 몰고 왔던 일민미술관이 국내 사진작가의 개인전을 대규모로 여는 것은 처음이다. 또한 6월에 ‘제4회 가나 사진영상 페스티벌’을 여는 가나아트센터는 과거 7월 비수기에 열던 전시회를 한달 앞당겼다. 출품 작가도 해외 작가 중심에서 국내작가들을 대거 포함시키기로 했다.
원로 사진작가로 쌍벽을 이루는 황규태씨(63)와 주명덕씨(64)도 수년만에 개인전을 마련했다. 삼청동 갤러리 인에서 황규태씨, 홍대앞에 새로 개관한 스타일 큐브 잔다리에서는 주명덕씨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신인작가들을 발굴하는 기획전시회도 준비되고 있다. 5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도큐멘트 전’을 기획하고 있는 이영준 교수(계원조형예술대)는 “서울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지방 출신의 작가들 중에서 작품성이 뛰어난 작가들을 직접 발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 미국에서 열린 아모리쇼에 이윤진씨의 작품 12점을 가지고 나갔던 두아트 도형태 실장은 “12점 모두 매진됐을 뿐 아니라 추가로 주문까지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신인작가들의 사진작업이 외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진작품의 가격이 회화에 비해 저평가되어왔다는 것을 든다. 최근 몇년간 세계적으로 사진작품의 값이 급격히 오름에 따라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진이라는 장르가 영상세대인 젊은 세대의 기호에 회화보다도 훨씬 어필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밖에 C-프린트나 디아섹 등 반영구적 보존이 가능한 사진처리 방식이 도입된 점도 꼽을 수 있다. 산화로 인한 작품의 변색을 막아 보존의 난점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작가들의 사진전시회도 꾸준히 열린다.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가 독일의 사진작가 토마스 루프의 사진전을, 서울시립미술관이 프랑스 사진작가 ‘피에르 & 쥘 전’을 상반기에 계획하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내년초 독일의 여성사진가 칸디다 회펠의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무경 기자
lm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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