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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첸코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몇가지 정보가 있는 글입니다. 사회와 작가와의 관계에 대한 설정은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끝없이 이어저야 한다고. 이연사......주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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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데이빗 월쉬(WSWS) http://www.wsws.org
작성일 : 2004/01/29 00:11 (2004/01/30 14:00)
조회수 : 524
이 글은 1998∼99년 뉴욕(미국), 뒤셀도르프(독일), 스톡홀름(스웨덴)에서 열린 로드첸코 회고전에 대한 리뷰를 번역한 것이다. 회고전을 볼 순 없었던 우리로서는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러시아 아방가르드에 대해 무한한 매혹을 느끼게 될 첫 걸음을 충분히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첸코의 미술과 운명 :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
구 소련의 뛰어난 화가였던 알렉산드르 로드첸코(1891-1956)에 대한 대대적인 회고전이 뉴욕 시에서 최초로 열리고 있다. 본 회고전은 독일과 스웨덴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하나인 로드첸코는 회화, 조각, 꼴라쥬, 사진, (책과 잡지 표지, 광고, 포스터의) 디자인 분야에서 혁신적인 작업을 벌였다. 그는 1920년대의 초반에는 국제적 명성을 누리다가 후반에는 스탈린 관료제와 그 일당과 갈등을 빚었으며, 죽기 전 20년간 사람들에게 잊혀져 외롭게 살아야했다. 총살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묵살되고 배제됐을 뿐이다.
이번 회고전은 다음과 같이 여러 모로 유익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러시아 예술사에서 큰 활약을 보인 한 세대를 폭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스탈린주의에 희생된 예술과 예술가들의 비극적 운명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미학적 그리고 형식적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일단의 진지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상당수의 관객들이 확인할 수 있다
로드첸코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농노의 자식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극장의 무대공이였고, 그의 어머니는 세탁부였다. 1900년대 초 가족이 카잔으로 이사하자, 이후 로드첸코는 그 곳에서 미술 수업을 받는다. 그는 1914년 카잔 미술학교에서 평생의 동반자이자 그 자신 역시 훌륭한 화가였던 스테파노바(Varvara Stepanova, 1894-1958)를 만난다. 1914년 다비드 부를류크(David Burliuk), 바실리 카멘스키(Vasilii Kamenskii),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Vladimir Mayakovsky) 등 미래주의자들의 강의를 듣게 된 로드첸코는 미래주의 운동의 지지자가 된다. 1915년 모스코바로 간 그는 1916년 3월 블라디미르 타틀린(Vladimir Tatlin)이 조직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다. 이 전시회에는 말레비치(Kasimir Malevich), 포포바(Lyubov Popova) 등도 함께 했다.
로드첸코는 러시아의 예술가들 중 1917년의 10월 혁명 정부에 동조한 소수의 예술가 중 하나였다. 그는 1918년 인민계몽위원회 산하 미술과의 모스크바 사무국에서 일하였고, 결국에는 박물관 국장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미술문화원장에 임명된다. 박물관국은 400여 명의 화가로부터 2,000점에 달하는 현대미술작품들을 취득한다.
선, 색, 구성 등 순전히 형식적인 탐색에 오랜 시간을 전념하던 로드첸코는 1921년 돌연 방향을 바꿔서 이후부터는 거의 전적으로 응용미술과 사회변화에 기여하는 미술에 힘쓴다. 이렇게 해서 구성주의(Constructivism)라고 불리는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 이 운동을 떠받든 사상과 정서를 논하는 것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구성주의는 "예술가의 영감"을 부정하고 재현의 죽음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오직 제작하고, 가공하고, 구성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구성주의의 이러한 극단적 측면을 맑스주의자들은 반대했다. 트로츠키는 "지난 몇십 년 동안의 관념적이고 인상주의적인 부르주아 미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그림과 이미지를 통한 앎의 수단으로서의 미술을 거부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있는 계급으로부터 가장 중요한 무기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성주의에 동의를 하든 안 하든지 간에, 나는 로드첸코의 급작스런 변신을 저능함, 심지어 기회주의의 증거라고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그가 근본적인 미학적 용맹성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양식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비범한 문화적 재능을 자유자재로 발휘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다.
로드첸코는 1920년 중반부터 사진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를 엄격한 태도로 접근하면서도 지나간 문화에 맹종하는 태도를 적대시하던 작가가, 피터 갈라시가 전시회의 도록에 실린 흥미로운 논문을 통해 말한 것처럼, "예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 아닌" 행위를 취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로드첸코가 설령 "객관적"이고 "사실주의적"인 요소를 갖춘 사진이라는 영역에 들어섬으로써 점점 더 관료주의 경향을 보여가던 정권과 맞설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할지라도, 그는 그 바람을 접어야만 했다. 갈라시는 앞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로드첸코와 [그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영화감독 지가] 베르토프(Dziga Vertov)는 혁명 그리고 자유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혁명의 약속을 진정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몸을 아끼지 않는 천진난만함으로 혁명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이것이 그들 작품의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 이러한 혁명적 이데올로기 해석은 권좌에 오른 이들이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 것이 돼있었다."
1928년 4월 로드첸코는, 특히 피사체를 찍는 그의 독특한 각도 때문에 "부르주아 형식주의"라는 비판을 처음으로 받게 된다. 기가 찰 일이다. 스탈린 관료주의의 특징은 무뇌충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집권에 위협을 가하거나 어색한 것에는 굉장히 민감했다. 낯설게 하기 즉, 사물을 "보통 때와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포함한 로드첸코의 스타일은 완강한 반대에 부딪힌다. 한 번 시작된 비판은 멈추질 않았다. "실수"를 인정한 로드첸코는 의심할 바 없는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노선을 수정하는 작업을 수행했지만, 혁신적인 태도로 돌아왔다. 혁명의 고양기에 팽배했던 미학적·사상적 원칙이 그의 골수 깊이 뿌리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몇몇 비판은 미학적 비평치고는 너무 황당해서 진지하게 따져볼 계제가 전혀 없는 것들이다. 갈라시는 "너도나도 전체주의 정권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바람에 보신주의적인 힐난이 논쟁을 버려놨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9세나 10세에서 14세에 이르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피오니르(Pioneer; 구 소련 소년·소녀단) 단원들의 사진 연작이 그러하다. 비평가 보카노프(Ivan Bokhanov)는 한 소녀
의 결연한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찍은 그 유명한 사진(1930년)을 다음과 같이 비난했다. "피오니르 소녀는 위쪽을 쳐다볼 권리가 없다. 거기에는 이데올로기적 내용이 없다. 피오니르 소녀들과 공산청년동맹(Komsomol) 소녀들은 정면을 향해야 한다."
로드첸코는 "인생의 마지막 20년간 다른 사람들과 단절된 가난한 생활을 비통함과 혼란스러움 속에 보내며 기력이 소진되어야만 했다."(갈라시)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쓰여진 일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나는 완전히 불필요한 존재가 됐다. 작업을 하든 안 하든, 삶이 붙어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죽은 시체와 다를 바 없어진 지 오래다. 오직 나만이 내가 살아있음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나는 투명인간이다."
미학과 사상의 높은 경지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로드첸코가 매우 다양한 작업을 통해 보여준 실로 놀라우리만큼 높은 수준의 미학과 지성이다. (이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사전에 그의 예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것은 별개의 문제이고, 아래에서 짧게 논할 것이다.) 캔버스에 기하학적 도형을 그린 유화든지, 국영 항공사명에 대한 디자인이든지, 혹은 모스크바의 거리 장면을 담은 사진이든지, 그의 깊은 지성과 뛰어난 감성이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의 결정이 아무렇게나 내려진 것이 아니고, 매우 진지한 종류의 미학적, 철학적, 궁극적으로 사회적 사유를 통해 얻어졌음을 감지하게 된다.
로드첸코의 손자인 라프렌테프는 도록에서 과학의 발전과 그 함의에 매력을 느낀 로드첸코에 대해 적고 있다. 로드첸코는 1920년 그의 전시회에서 선보인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내 작품 하나 하나에 나는 이전의 실험과 다른 원자가를 가진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실험이다"가 그 글의 제목이다.
라프렌테프에 따르면 이 시기의 로드첸코는 "물질 세계를 지배하는 구성의 법칙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철학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천문학적, 기하학적, 심리학적 모델들의 속성으로서의 공간과 시간 범주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그는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물질인 물리적, 생물적, 그리고 관념의 구축 단위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주어진 선분 위에 있는 점들의 [무한한] 개수가 우주 전체를 이루는 점의 개수와 똑같다는 것에 착안한 로드첸코의 가슴은 "자신의 [선(線; linear)] 구성으로 저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부풀었던 게 분명하다.
신비주의에 가까운 이러한 모습이 길을 제대로 들어선 것인지 아닌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그 목표의 담대함과 스케일이 감동적이고 놀라울 따름이다. 1920년 그는 "나는 미래에 관심이 아주 많은데, 몇 년 앞을 당장이라도 알고 싶을 정도다."
로드첸코가 두드러지긴 했지만, 그와 다를 바 없는 진지함으로 활기를 띤 러시아 예술가들은 당대에 매우 많았다. 맑스주의의 반대자들은 다소 어설프게도, 혁명이 예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증거로서 말레비치나 타틀린과 같은 미술가들의 경우 1917년 10월 이전에 중요한 작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1920년대 초반의 모든 성과물들이 볼세비키의 권력 획득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설령 그 사건의 파급력이 엄청나긴 했지만, 실로 극단적인 환원주의일 것이다.
로드첸코와 같은 개인들이 혁명기의 산물이자 동시에 생산자라고 이해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혁명기는 10월 혁명을 통해 최상으로 발현됐고, 그 혁명은 다시 실험과 혁신이 더 진척될 수 있는 엄청난 동력을 제공했던 것이다. 스탈린주의는 그러한 역사의 발전에 대한 반혁명적 반응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로드첸코의 시기별 작품과 매체에 대해 각기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 더없이 정교하게 처리된, 기하학 도형들이 그려진 그림들은 대체로 차가운 느낌이다. 그의 초기 회화들은 상당수가 너무 엄격해서 일체의 감응을 허락지 않아 보인다. 분명 의도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제발, 좀 더 인간적이기를!"이라고 외치기 앞서, 로드첸코를 비롯한 그 동료들이 처했던 극심히 어려웠던 조건을 고려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는 논의의 목적 상 해결되지 못한 이데올로기적 문제들을 제쳐두기 위함이다.)
"우리 시대는 도끼를 휘두르고 있다." 트로츠키의 말이다. 같은 글에는 "예술이 나오려면 안락해야 한다. 심지어 유복해야 한다."는 말이 적혀 있다. 1차 대전이 발발했을 때, 로드첸코는 22세였다. 10월 혁명에 이어 내전(1918∼1921)이 뒤따랐다. 유명한 "흑색 위의 흑색"을 그리고 있을 1918년 무렵, 로드첸코는 거의 아사 수준으로 삶을 연명하고 있었다고 한다. 혁명과 빈곤은 분명 영감을 불어넣어 줬겠지만, 과학자나 정치지도자보다 예술가의 작업에 더 핵심적인 정서적 안정과 육체적 건강에 심각한 짐을 안겼을 것이다.
1924년에는 스탈린주의로 알려진 퇴행적 질병이 소비에트의 몸 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요약하자면, 위대한 소련의 예술가 중 그 누구에게도 유기적 그리고 자연적으로 성장한 예술가적 삶의 풍부함이 허락되지 않았다. 우리는 오직 그들의 장엄한 가능성만을 엿볼 수 있을 따름이다.
로드첸코의 초기작들은 형식적으로는 뛰어나지만 가까이하기는 다소 어렵다. 내 생각으로는, 그가 몽타주 사진을 통해서 보다 전방위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얻게 됐던 것 같다. 마야코프스키의 『이것에 대하여』(Pro eto, 1923)를 위한 삽화들은 억누를 수 없는 힘이 있다. 로드첸코는 마야코프스키, 그의 연인(릴리 브릭), 잡지에서 오려낸 잡다한 조각을 합성하여 고뇌에 찬 희비극 시구와 동일한 시각적 등가물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나는 귀를 세게 긁어보지만 / 소용없다! / 나는 듣는다 / 나의 / 바로 나의 목소리를 / 칼날 같은 목소리는 내 발톱으로 나를 할퀸다."는 구절에 맞춰 로드첸코는 50피트의 마야코프스키가 다리, 오물, 북극곰을 우울히 지켜보고 서있도록 한다. 사진 한 장이 더 있는데, 평소 체격의 시인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고 있고 보트 한 척은 얼음물을 빠르게 헤쳐나가고 있다.
두 예술가는 신경제정책(NEP : 내전에 따른 파탄을 수습하기 위해 자본주의 요소를 대폭 도입한 1921∼1928년간의 경제정책) 기간에 다양한 국영기업의 재화 및 용역을 홍보하는 일에 참여한다. 이번 전시회는 이와 관련한 작품들을 선별 전시하고 있는데 매우 유쾌하다. 로드첸코가 봉지를 디자인하면, 마야코프스키가 문구를 써넣었다. 예를 들어, "적군(赤軍) 비행사(Krasnyi Aviator)" 과자 상자는 소련 공군의 막강함을 적군에게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비행기 높이 높이 날아오르네. / 우리가 전파하는 사상 안 가는 곳이 없네 / 과자에도 간단다 / 하늘이 우리 것이라면 / 적들은 게처럼 기어서 도망가겠지." 1925년 "삼봉(三峰)" 맥주 광고에는 "삼봉 맥주는 위선과 망상을 몰아낸다."고 적혀 있다.
로드첸코는, 1920년대 어느 미국인 관광객의 말의 빌리면, "오만가지 것을 다 만들었다." 책이나 잡지의 표지, 서표(書標), 국영 항공사의 보석 세공, 영화 포스터 등... 전시회에는 로드첸코가 1925년 파리에서 열린 현대디자인과산업국제박람회를 위해 디자인한 소비에트노동자클럽이 다시 만들어져 있다. (그는 박람회의 소련 도록 표지도 디자인했다.) 전시회 기획자 중 한 명의 말에 따르면, 그 클럽은 "혁명 이후의 새로운 자주 공동체였다. 일이 모두 끝났을 때, 정치 교육도 받고 쉬면서 기운을 다시 충전할 수도 있도록 만든 공동 장소였다."고 한다.
전시회의 거의 반은 로드첸코의 사진들이다. 사진이야말로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인지도 모른다. 사진에는 어느 비평가가 부른 "대위법의 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로드첸코는 더 차갑고 기술적인 매체를 통해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이 될 수 있었다. 1924년 마야코프스키를 찍은 사진들은, 쏘아붙이는 시선의 매우 상처 입기 쉬운 한 인간을 보여주고 있는데, 실로 대단한 작품이다. 역시 1924년에 찍은 늙으신 어머니에 대한 사진도 마찬가지다.
당대의 정치 문제에 로드첸코가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적어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위임을 받고 1925-26년에 제작한 25장의 석판 포스터 "전(全)러시아 공산당의 역사" 중 최소 2장에 트로츠키의 사진들을 포함했던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27년에 찍은 사진들 중 하나에는 책상에 엄청나게 많은 양이 서류들이 쌓여 있는데, 그 제목이 "관료주의 타도!"다.
전시회에는 "미아스니츠카이아 가(街)의 건설"이라는 연작 사진, 피오니르 단원들(1928-30), AMO 자동차공장(1929), 바크탄 제재소(1930)에 대한 사진들, 그리고 많은 인명피해가 나는 가운데 징역 노동자들이 건설한, 백해와 발틱해를 잇는 운하 건설에 관한 취재 사진들(1933)이 포함돼 있다.
나는 바바라 스테파노바의 사진 두 장을 매우 인상 깊게 보았다. 1924년에 찍은 사진에서는, 갈색 머릿결에 동그란 얼굴의 발랄한 여자가 한 손으로는 담배를 쥐고 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덜미를 만지고 있다. 그녀는 회의주의자와 같은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 있는데, 마치 "그래, 뭘 해 보이려는데?"라는 말하는 것만 같아 보인다.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조명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얼굴은 약간 지저분해 보인다. 어쨌든, 작업 중에 잠시 짬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진은 1936년 것이다.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같은 여자가 맞다. 밖에 나갈 차림인지 코트를 입고, 모자를 눈 한 쪽을 가리게 눌러썼다.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무엇을 표현하는 것일까? 당혹, 패배, 체념이 그려진다. 빛이 사진사의 뒤쪽 창으로부터 들어와서 그녀의 얼굴 위로는 수평 그림자가, 몸의 왼편으로는 수직 그림자가 지는 격자 무늬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그녀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사진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공포스런 것 중 하나다.
(* 참고 : http://www.artgallery.nsw.gov.au/collection/curatorial_browsing?cid=44&pid=25540 에
들어가 "I accept"를 누르면 두 번째 사진을 볼 수 있다.)
1924년부터 1936년까지 12년은 10년을 조금 넘긴 기간에 불과했지만, 20세기의 토대가 붕괴하기에 충분히 오랜 시간이었다.
놀라운 전시회가 아닐 수 없다. 가까운 곳이면 어디라도 가서 꼭 봐라.
▷ 원문 : http://www.wsws.org/arts/1998/aug1998/rod-a29.shtml
▷ 더 많은 자료를 원한다면 :
다음 두 곳을 필히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1. Howard Schickler Gallery(http://www.schicklerart.com)
2. Museum of Modern Art(http://moma.org/exhibitions/1998/rodchenko/index.html)
이외에도, 로드첸코의 작품들은
1. Masters of Photography(http://www.masters-of-photography.com/R/rodchenko/rodchenko.html)
2. http://orbita.starmedia.com/~circulopolar/alexander_rodchenko2.htm 등 많은 사이트에서 풍부하게 널려 있다.
마야코프스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사이트를 추천한다.
1. Mayakovsky(http://www.namdar.dircon.co.uk/aaRussian/Maya/maya2b.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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