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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에서 전시한 새로운 과거展 에 나왔던 만화. 만화가 얼마나 다양한 스팩트럼을 가진 매체인지를 모여주는 한예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어떤 매체를 내가 만지고 다루어, 발언의 도구로 삼는 일에 대한 괴념이 심한 적이 없었다는. 세상이 나아지리란 희망으로 사는 것의 역겨움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내 삶의 존위를 바로 세우는 욕망은 반드시 실현되어얄 터.
첨부로 쿨투어캄프를 덧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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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새로운 과거'전에 대한 리뷰로, 세르비아 문화 및 정치 잡지인 <<쿨투어캄프KulturKampf>>와 세르비아의 또 다른 문예지인 <<그라디나Gradina>> 에 게재된 것이다. 쿨투어캄프는 '새로운 과거' 전에 팜플렛 특별호를 전시했으며, 모든 글을 익명으로 게재한다.
세계화에 맞선 예술: 하나의 실패한 프로젝트
('새로운 과거'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 미술관, 인사미술공간, 서울, 2004/12/4 ~ 2005/2/3)
들뢰즈와 가타리에 의하면 이 세상에 단순한 용어는 없다. 각각의 용어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정의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용어는 다양성과 복수의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다. 이 세상에 하나의 요소로 구성되어있거나 정의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것은 우리가 "예술" 이라 말하는 것에도 해당된다. 목적, 원칙, 정의 그리고 예술 창작물의 가치에 관한 문제들은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통속적인 질문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예술을 이론적, 미학적, 그리고 철학적 정의로 나눠볼 수 있고 (예술을 닫힌 개념으로 풀이한 접근) 물질적 한계 (소재로부터 오는 한계) 즉 형태학상에 기본을 둔 모더니스트적 개념의 독립적 예술활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이것과 상반되게 열린 개념을 다루는 아방가르드 개념의 예술이 있다: 역사적으로 아방가르드는 역사, 동시대 예술, 문화, 그리고 사회의 끊임없는 변화와 상황에 관계하여 예술을 정의한다.
예술을 정의한다는 것이 어렵다면 현대 미술이 무엇인가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해 볼 수 있을까? 더 정확히 말해 과거 유고연방에 속해있던 현대작가들에게 예술은 어떤 것인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일주일전에 열린 "새로운 과거" 라는 제목의 전시는 이러한 질문들을 답해보려는 시도이다: 과거 유고연방에 속해있던 작가들은 (다양한 전체주의와 이데올로기 운명을 타고난 지역) 그들의 작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이에 따른 답을 일부 추측해 보면 90년도 유고슬라비아를 격어 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예술을 소재의 한계에서 오는 완성도와 일반적인 미의 가치 기준과 같은 예술의 자율성 범주 안에서 이해할 것이다. 발칸 반도의 작가들에게, 예술은 지금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상황과 상반되는 한없이 열려있고 끊임없이 변하는 개념이다. 더 나아가 발칸 작가들의 예술은 일종의 정치적 발언이다. 과거 유고연방 작가들과 같이 생각한다는 것은 참여의 방법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현대 발칸 작가는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지식인이자 타고난 사회 비평가다. 서울 전시는 사회 참여가 발칸 작가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 중 대안 비평 잡지 쿨투어캄프(KulturKampf, 문화투쟁)가 있다. 이 잡지는 이데올로기적 현 시대가 근본적인 이론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쿨투어캄프의 주 목적은 참여와 토론을 위한 노력이다. 이와 관련된 작가들은 이데올로기 정치에 자극을 가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한 특별호에서 두 가지 다른 환경(한국과 과거 유고연방)의 공통점을 찾아 (분단 현실이라던가, 공산주의의 흔적) 이데올로기 모델의 문제점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번 전시를 통해 두 문화간의 대화를 만들어 보려는 바램이다. 잡지 편집인들은 북한의 반미 포스터를 제작했으나 한국의 국가안보법과 문제되어 전시될 수 없었다. 쿨투어캄프가 일종의 검열문제에 걸린 것인데 이런 "부적합한" 소재는 여전히 "불안정한"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자극할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는 전시 기획자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쿨투어캄프의 "검열"에 관한 예는 현대미술의 정치적 연관성 아래 깔린 이데올로기 장치를 잘 설명해 준다. 참여 미술이 정말로 참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이와 관련된 포럼에서 나온 결과 중에 하나로 "표준화" 가 질문을 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발칸 미술에 관한 글에서 작가 하나가 말하기를 발칸 미술은 탈 동양화, 탈 발칸화, "표준화"와 같은 그 밖의 카테고리로만 지금의 세계미술 시장에서 흥미롭다. 발칸 미술은 "그 밖의" 생산품으로 정치적이고 기회주의적일 것이라 기대 된다. 그러나 유럽 문화 환경 안에서의 문화 활동은 문화 차이를 연구하는 하나의 예가 될 뿐이다. 문화 정체성의 상징으로서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결국 도움을 준다. 이것과 비슷한 일이 쿨투어캄프 일어난 듯 하다: 발칸 미술은 먼 곳으로부터 온 문화 정체성을 띄고 있는 이상 흥미롭다. 발칸을 떠나 미술 시장 범위 밖의 실제 정치 공간으로 들어가는 순간 앞서 말한 미술 활동들은 더이상 인정받지 못한다. 이건 "정치가 문화화" 되었을 때 생기는 흔한 예다: 쿨투어캄프 (그리고 그 외의 발칸 미술이라 불리는 작품들)는 문화적 범주의 파편으로서만 흥미롭다. 실제 정치 영역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좋게는 무시당하고 나쁘게는 제재 당한다.
바로 이곳에 "참여" 미술의 무의미함이 있다. 지역 환경에 속해있는 거의 대부분의 현대 작가들에게 그의 지역 상황에 맞는 토론, 현 정치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사회 비판, 논쟁 등은 이룰 수 없는 목표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쿨투어캄프에게는). 지역의 제도적 구조는 여전히 영향 받지 않았고 지역토론도 이루어 지지 못했다. 처음에는 예술이 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탈출구로 보였겠지만 예술의 자유도 예술 구조 안에 속해있는 명백한 망각일 뿐이다. 현대 미술인들은 동시대 지식인들과 운명을 같이 한다: "참여"사회 비평가들은 실제 정치로부터 거부 당한지 오래다. 최근에 우리가 받은 이메일 편지 하나를 바꾸어 말해 보면 제도는 지식인들로부터 도덕적 정치적 충고를 더 이상 찾고 있지 않다. 그들은 다만 새로운 폭탄 제조 전문가나 선전활동가로 일하거나 아무도 관심 같지 않는 그들의 학과나 대학, 과학연구소, 국제회의 같은 곳에서 그들의 견해를 마음 것 낙서해 본다. 다시 말해서 작가들 (거의 대부분 모르고 있지만)은 편의주의적 정치를 버리고 부여 받은 안전한 문화를 선택했다. 현대 미술가들은 자신을 활발한 사회비평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세계화 되어가는 억압된 미술 시스템이다. "참여" 미술을 위하여 미술 시장 요구에 응답함으로써 현대 예술가는 "허락된 자유" 공간에 만족한다. 그곳에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자유를 포기해 버리는 대중의 "무지"를 비웃는다. 사회에서의 엘리트 신분을 위하여 미술 시장 원리에 지속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작은 대가로 여겨진다.
물론, 작가들이 노력하고 있는 이데올로기 위치가 잘못되었거나 의도적으로 미술시장에 순종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미술시장의 시스템을 벗어날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더 정확히 말해 구조 안의 세계화마저도 "대안"의 범주 안에 있고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예술가는 끝없이 커다란 내러티브의 영역을 버리고 대신 작은 유토피아에 정착한다. 그렇지만 작은 유토피아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정치적 혼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미술 시스템이 부정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술 시스템을 벗어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미술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것은 개념주의 작가들이다. 지식인들 사이의 "네트워킹"이 유일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미술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심사하고 좌파의 근본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스템 안에서 개인의 위치를 "혁명화"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마르크스는 생산력보다 소유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지식인들이 그들만의 도구, 마음이 없다면 그들은 프롤레타리아가 아닌 노예다. 이것은 소망되어야 하는 자유다. 그가 예술 시스템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같은 예술가/지식인들은 "참여"의 엘리트주의의 작은 유토피아의 밖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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