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은 1970년대 이래 미국과 일본의 하청 생산구조에 의한 노동집약적인 산업구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애니메이션이 고부가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현재 정부 중심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술계 입장에서는 이러한 호황이 부러울 따름이지만, 과연 상업적 성공을 향한 이러한 움직임들이 어떤 결과들을 낳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미술을 동질화, 내지는 한 그룹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나 국제 전시를 살펴보면,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현대미술의 일부를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미술과 애니메이션, 만화 이것이 그다지 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한국에서 이를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는 사례는 그간 거의 없었다. 최근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된 < SF >전은 이러한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 SF >전은 영상, 설치, 2D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들을 미래와 상상력을 주제로 묶어낸 전시인데, 이 전시의 기획자 이 안씨를 만나서 한국 애니메이션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유숙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SF전을 기획하셨습니다. 애니메이션 전시를 기획하시게 된 동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안 : 대학 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었어요. 그러나 전문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LA에서 생활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그쪽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LA는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중심지쟎아요. 또 제가 월간미술 통신원으로 있으면서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연계에 관심이 있었던지라 개인적으로 재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책을 번역할 기회가 생겼는데, 미국인이 쓴 일본 애니메이션의 문화에 대한 일본서였습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었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어요. 연구할만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이런 과정 중에 전시회는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죠.
2000년도에 국내에 들어오면서 우연인지 모르지만, 미술과 연관된 애니메이션 전시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해 LA에서 무라카미관련 전시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보니 당시 한국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상업적으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LA에서도 들었었는데, 와보니 거품이 많았어요. 전문가들도 없고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거품이 빠지고나서 한번 전시를 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이론쪽으로 논문 쓰는 일부터 시작했지요. 영상학회 관련 논문을 썼고, 제가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부분들을 적기 시작했어요. 국내에선 무관심했던 슈퍼플랫같은 무라카미관련 전시를 미술잡지에 소개하거나, 2002년에 <현대미술과 일본애니메이션-이불 ,모리 마리코, 무라카미 타카시의 사이보그분석> 이라는 제목의 미술평론이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2002년초에,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홍보할 계획으로 공모전을 했어요. 그때 응모해서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런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애니메이션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었죠. 지금도 어느 정도는 있는데 이미지 차용에 많이 머물렀었고, 어차피 만화 애니메이션쪽 주제니까 이쪽에서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기존에 제가 알고 있던 작가들과 그러한 작가들을 찾기 시작했지요. 작년에 하면서 나중에는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하자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작가들이 재미있어 해서 올해에도 또다시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김유숙 : SF전에서 표방한 '미래지향적 미적의식'이 결과적으로 SF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단면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안 : 어쩌면 형식주의적 접근을 두고 말씀하시는 듯 한데,,, SF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주의 장르이지만, 국내에서 SF영화의 제작은 불가능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과 대중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앞으로 생산될, sf영화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설은 좀 나은 듯 합니다만,,, 시각적으로 이미 전문가의 수준에 이른 대중의 그 기대치는 더 강력한 시각적효과와 스펙터클 그리고 내러티브의 생산을 주도하려하지만, 그것이 국내에서 일순간 등장할 것 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는 마치 거대한 서구미술계에 국내작가들의 진입이 만만치않게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볼수있습니다.
본래 SF 전의 기획의도는 한국에서 불가능한 그 무엇, 저의 관심분야가 미술, 전시이다보니 전시의 형태로써, 그간 한국에서 볼수없었던 혹은 기피되왔던 새로운 전시문화의 경험을 통해 대중, 특히 볼거리문화의 다양성이 제한된 학생들의 창의적 상상력 고취에 의의를 두었었습니다. 그들이 미래에 한국을 이끌 사람들 아니겠어요...그것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지속시킬 주제이기도 합니다만.. 수용자의 입장을 생각했다고 할까요..이는 크게는 한국의 시각예술계의 문제로 집약될수있는데, 국제적인 작가부재의 문제는, 곧 한국의 교육현실이 막아놓은.. 상상력의 부재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 역시 그런교육을 받은 세대이고, 주입식교육이 낳은 직선적이고 집단적인 사고방식은 결국 타자(인간 혹은 사물, 세계)에 대한 인식, 이해의 수용의 폭을 더디게 하거나 개인 혹은 국가적 발전의 큰 걸림돌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예술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미래지향적 미적 의식’이라는 표현은 서구 자본주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넓게는 문화식민적 상징성을 내포하는 잠재된 기호 sf에 대한 우리만의 새로운 시각문화적 해석법으로서 즉, 한국에서 생경하다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표현의식을 한국 작가들이 풀어내고, 참여한 전시라는 점에서, 우리의 주어진 현재/현실속에서 미래를 주제화하는 시각예술계의 다양한 작가들이 작업하는 상상의 순간들,그리고 이 전시를 관람하는 감상자의 입장이 함께 녹아드는 ‘melting pot’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자체가 미래를 향한 자기내면적 반성이라는 점에 의의를 들수 있습니다. 미래시점을 통해 현실을 보려한 것이지요. 미래지향은 현실읽기에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
김유숙 : 그렇다면, 대중적으로 일반 매체를 통해서 충분히 소비되는 콘텐츠를 전시공간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습니까?
이 안 : 끌어들일 필요라기보다는 저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을 해요. 1910-30년대 다다이즘시기 영화매체를 끌어들인 전례가 있지만, 그것 또한 당연한 것이었죠.
김유숙 : 사람들이 그런 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인가요?
이 안 : 네. 이미 시대가 변했고 대중들이 그런 것을 보고자 하는 욕구가 우리가 파악 못하는 것뿐이지 일반대중들은 이미 그런 것에 익숙해져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한거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이것을 꼭 해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좋아하면 되는 거니까요.
김유숙 :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안 : 과거에는 80년대까지만 해도 하청 위주였고, 90년대로 넘어오면서 도약을 하고 있는 형편이죠.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거품이다 라고 말할 수 있었어요. 단적인 예를 들자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일본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그 나라들은 100년, 50년이나 된 나라인데, 우리는 김청기씨가 로버트 태권 V 만든 것, 이게 70년대 만들었지만 그 당시에 제작된 숫자로 따지자면 우리가 많이 제작한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을 역사와 연관하려는 사람들은 “역사가 일본하고 맞먹는다…….” 뭐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에 아랍계열의 애니메이션 하는 분을 만났었는데, 어릴 적에 아톰을 보고 자란 세대였어요. 그런데 그 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아톰이 자국의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그랬었잖아요. 저도 대학가서 알았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지요.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이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제 또한 독특하지요. 신도사상등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에서 만들 수 없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이 갑자기 증가한 이유는, 애니메이션이 하청업을 하다가 자체제작으로 돌아선 건 동남아나 중국같은 더 저렴한 나라로 하청업이 넘어갔기 때문에, 창작 아니면 살길이 없기 때문에 창작을 하게된 것이기도 하지요. 정부의 도움도 있지요. 일본이나 미국같은 경우는 절대 정부에서 도와주거나 하는 일이 없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 좋은 건데,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또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말하고,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데에 너무 치중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점은 애니메이션에 관심있어하는 미술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애니메이션이 일본하고 대적이 된다. 안된다 하는데, 당연히 대적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 질문을 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랄까..물론 가능성은 많습니다만, 작업하는 분들이 많이 없다보니 돈이라는 관념으로만 생각이 되는 것 같아요.
일본 애니메이터들의 장인정신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이 한국만큼도 수입이 없고, 생활이 안 되는데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은 열정 때문에 하는 거거든요. 일전에 너무도 유명한 <빨강머리앤>감독이자 미야쟈키 하야오와 제작일을 하는 다카하타 이사오감독이 강연을 했었는데, 현재 일본의 애니메이션산업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의외의 발언이었는데 애니메이터들의 노고를 일본 정부가 빼앗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아이러니지요. 일본 애니메이터들의 노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제가 일본에 갔을 때에 실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프러덕션 IG 라는 스튜디오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오시이 마모루의 작업실 책상은 너무도 초라했습니다. 덩그러니 책상하나에 한켠의 책꽂이, 그것도 독립된 공간이 아닌 팀원들과 함께 쓰는 공간이었습니다. 놀랐었죠. <메트로폴리스>를 제작한 매드하우스라는 유명한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 그러한 수고로움 보다는 현실적인 성과만 알려져 있죠. 지금은 유명작가가 된, 애니메이터가 꿈이었던 무라카미가 매드하우스에서 일하던 피터정감독을 직접 찾아온 적이 있다는군요. 그는 애니메이션의 어려움을 눈치챈 것이지요...
요즘 또 느끼는 것은 영화라는 대중문화가 이미 100년 전에 나왔는데, 지금은 왜 사람들이 또다른 대중문화쟝르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열광을 할까 하는 것입니다. 100년후에 말입니다. 시대가 예술을 대변한다는 것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거든요. 예전에 공부할 때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점점 더 이런 생각이 절실한 것 같아요. 이런 것을 느끼면서 대중의 개념과 범위가 변화함을 실감합니다. 대중문화가 아마도 고급문화의 영역을 주도해가지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가 고급이라 부르던 것이 저급의 수준이 되지않을까...정치적인 것이나 경제적인 것이 평준화 되고, 사람들이 그 계층의 무리들이 더 완화가 되면서 다수인 대중, 소수와 다수를 따진다면 이제는 고급예술, 즉 예전에는 소수가 향유하는 문화였지만 지금은 대중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었기 때문에, 대중문화가 빨리 전파되가는 것 같고, 그렇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유숙 : 지금 말씀 하신 것처럼 역사는 짧고, 비교할 수 없는 양의 차이가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접근하는 방법이 상업적인 목적과 의도에 의해서 투자를 지불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어느 정도의 실용성이 있습니까? 말씀하신 창작욕구 라는 것은 개개인의 결정이고, 이를 통한 발전이라는 것이 많은 시간을 소요하기 마련 아닌가요?
이 안 : 영화진흥정책연구서에 따르면 현재 2003년 기획프로젝트만 무려 60여개나 됩니다. 어불성설이죠.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중장편애니메이션인데,,이미 2-3여년전부터 정부지원을 받은 작품들을 극장에서 전혀 볼수없습니다. 이는 곧 다들 데모필름만 만든다는 얘기입니다. 지원금만 받고 보자는 식이죠... 그래서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학과 학생들에게 작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장편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작품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바로 그 창작욕구가 없으면 절대 발전하지 못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장편제작의 경우 2-3년은 기본입니다. 영화는 대개 6개월이면 끝나죠. 장시간이 소요되는 원칙을 갖고 있기에 창작욕(또한 투자)이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그게 단편이든, 장편이든요. TV물은 중편으로 속하는데, 미국이나 일본은 거의 TV용 제작물이예요. 장편은 디즈니가 잡고 있고, 그 애니메이션이 지속이 되려면 TV에서 계속 보여주면서 지속이 되어야 해요. 그리고 능력있는 감독을 중심으로 팀별로 지원을 해야합니다. 일례로 프로젝트가 끝나면 사람들은 다른 일을 찾아 떠납니다. 경제적이유가 크죠. 실력있는 이들을 모아주고 지원해줄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0여편의 프로젝트에 얼마안되는 인력들이 산재해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질좋은 작품을 고대할 수 없습니다...완성작은 더욱 불가능합니다. 데모, 단편만 쌓일뿐이죠..
한국은 5년쯤 지나면 거품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띄워주는 것을 봐서는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데, 언젠가는 거품이 반드시 빠질 거예요. 아니면 2-3년안에 사라질수도 있을 수있고...지원에 있어서 한가지 문제를 더 지적하자면, 단편에 많이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전체적으로는 좋긴 한데, 애니메이션은 장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소한 20억, 30억은 기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다 단편으로 자금을 몰아준다는 거예요. 결국 본체는 발전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은 보기 좋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정책적으로 아주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유숙 : 네, 그런 문제점이 있군요. 저는 정부의 지원이 막연하게나마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그러한 지원이 결국에는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최근 단편작업들을 보면 애니메이션 센터 졸업생들의 창작 작업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애니메이터들은 대체로 어떤 분들인가요?
이 안 : 우리나라에서 학교나 센터나 그런 것이 올해는 조금 발전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서울시에서도 그런 지원사업을 단편으로 집중하는 것은 결국엔 상업적인 목적에서입니다. 하나의 아이템이 나왔을 때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지요. 그래서 하는 것인데,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겠어요. 행정적으로는 센터 같은 경우는 성공을 하고 있는 편이죠. 대중적 관심의 측면에서의 성공이랄까...
우리나라의 애니메이터들은 기존의 하청업에 있던 이들이 주를 이루고 최근 몇 년전부터 애니메이션관련학과 출신으로 대별되는 것 같습니다. 대별이라 말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70년대부터 하청업을 했단 말이에요. 원더플데이즈같은 경우도 하청업에서 10년 이상 된 사람들이 거의 다였어요. 그런데 그것은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노하우의 집약체지요. 학교의 문제가 왜 나오냐면 학교에서도 애니메이션 만화관련학과가 100여개 쯤 된데요. 기존의 디자인 계열의 학교들이 바꾼 것이 많다는데...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영상관련학과의 등장도 문제가 있지요. 몇십년전의 미술교육을 떠올리면 될까요..문제가...전문가 내지는 선생님이 없고 또 하청업에 있던 사람들은 학교에 관심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일부는 미술쪽에서 끌어오는데,, 그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해본적도 없고 애니메이터라는 경력이나 직함을 달기엔 창피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이렇게 되니 말하자면 미술쪽에서 서양화를 전공안한 사람이 서양화를 가르치는 것과 똑같은 거잖아요. 그러면 결과물이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서 또 문제가 뭐냐면 학생들도 취직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그쪽으로 연결을 시켜줘야 하는데 교수들이 산업현장을 모르다보니, 연결고리가 없으니까 취직도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단편감독들이 증가하는 겁니다. 정부는 단편지원을 장려하죠, 왜? 학계의 요구가 있었겠지요... 교수들이 산업현장에서 배워야할 경험과 노하우들을 자신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피하는 것이지요. 대학은 돈벌겠지만, 학생들은...경제적 사회적 큰 손실일수밖에요..이것이 거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내외부적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기존의 산업현장에 대한 인식이나 노하우의 습득없이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단편 열심히 해도 장편을 꿈꾸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그러려면 혼자서 하는 것은 일시적 도움은 되겠지만, 또 필요한 단계이지만,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 몇배의 협업이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아마도 기술적 문제의 개선으로 조금 나아지겠지만,, 저는 학생들, 단편작가들에게 현장경험에 충실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국내든 포트폴리오만 가져가면, 실력만 좋으면 바로 큰일도 할 수 있는 곳이 애니메이션현장입니다.
김유숙 : 이번에는 미술계로 눈을 돌려서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와 그들의 작업에 대한 견해를 간단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안 : 먼저, 말씀하신 애니메이션작업이란 의미에 대한 구분이 필요할 듯 하군요. 애니메이션작업은 크게 매체적 접근과 소재주의로 나눌수있겠는데. 매체적 접근이란 일종의 기술적 방법론이라 볼수있습니다만, 즉 애니메이션기법 쉽게 말하면, 움직임,동영상작업을 2d, 3d등을 이용해 차용하는 작업일테고, 소재주의는 팝아트의 형식주의처럼 기존의 애니메이션이미지, 캐릭터를 차용하거나, 작가스스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작업일 수 있습니다. 국내 작가로 소재주의적 접근에서 이불을 들수있죠. 아시다시피, 사이보그라는 아니메와 망가의 소재를 차용한 점이 이례적이죠. 이례적이라함은 국내의 애니메이션의 상업주의에 대한 관심이 가시화되는 즈음에(97년) 등장했다는 점과 국내에서 별로 환영받지못하는 대중문화영역에서의 소재주의를 극복한 예이지요. 물론, 해외에서 더 인정을 받았기때문이지요. 매체적 접근의 방식을 이용한 작가중 제가 관심있게 보는 장영혜씨의 경우, 웹을 이용해 문자로써 애니메이션적 기법을 잘 활용하는 예라 볼수있습니다. 즉 애니메이션의 직접적 도상을 넘어 문자로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된 재밌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김유숙 :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연구하시고 전시, 기획을 하실텐데, 어떤 식으로 영화와 미술 쪽으로 방향성을 가지실지 궁금합니다.
이 안 : 단기간의 계획은 있어요. 제가 볼 때 애니메이션은 전시 아이템으로 정말 좋아요. 비디오하고 애니메이션이 현재 많이 진행되고 있고 당분간 애니메이션이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거기에 차용되는 것이 상당히 많을 거고요. 그래서 그쪽 관련 전시들을 하나정도는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사실은 SF전은 매년 하는 전시로 키울 욕심이에요. 그것도 지원이 되면 하는 것이지만. 이제는 미술쪽 경계를 두지 말고, 전시회 형태이긴 하지만, 초.중고생들 대상의 어떤 새로운 전시문화, 놀이 꺼리, 이런 것으로 정착을 시키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국내작가로 한정되어있고, 작가들도 많은 편도 아닌데... 내년에는 국외 작가들이나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의 영상작업이나 그런 작업을 공모전 형식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원이 되면 이벤트나 전시로 정착이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애니메이션관련 전시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추세가 지금 그렇고요.
김유숙 : 네, 앞으로 다양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덕분에 한국 애니메이션 현황에 대해 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 정리: 김유숙 (오픈아트 디렉터)
◆ 이미지 설명(위에서부터)
SF 전시장에서의 이 안
무라카미, < Magic Mushroom >
SF 전 포스터
< Wonderful Days >의 한장면
<공각기동대> 포스터
아트서울 전시 전경
안중률, <사탕>
이 불, <아마릴리스>
◆ 약 력
경력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영화영상이론 전공), 월간미술 LA통신원
논문,역서
Antonia Levi,이혜정역, 『외계에서 온 사무라이-Understanding Japanese Animation』, 2000
<영상이미지읽기, 애니메이션과 미술: 비조넨/쿠로스를 통해 본 남성(미소년)이미지>, 한국영상학회, 2001
Art in Culture 미술평론 공모당선- <현대미술과일본애니메이션-이불,모리 마리코, 무라카미 타카시의 사이보그분석>, 2002
<2000년대 현대미술과 대중문화; 애니메이션, 만화문화를 통한 현대미술읽기>,이동기개인전 서문, 일민미술관, 2003
<한국팝은 가능한가? 1997-2003년 국내외 현대미술의 새로운 팝아트의 징후들>
<한국 팝아트의 잠재성>, 일민미술관 포럼, 2003
전시기획
2002“SF(Soul of the Future)전”,“2002 제 1회 서울 만화애니메이션 우수기획전시공모” 당선작, 서울애니메이션센터(2002.10.8-.10.18)
2003 “김문생,피터정 애니메이션”전, 제 1회 <아트 서울전> 전시기획 공모부문 당선전시, 예술의 전당(2003.2월)
2003 “SF(Soul of the Future)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2003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지원사업(2003.10.3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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