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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bel(2003-02-14 23:43:37, Hit : 884, Vote :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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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진 사진

부끄러운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상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난 이정진의 한국 풍경을 보면서 한국에서 사진을 하는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유를 대라면 절대...못 대지만.     예측이지만....아마도 이정진씨가 미국에서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을 이렇게 보지는 못했을 꺼라는 확신은 있다.    그외에는...모르겠다.    새롭지도 않고 숨이 막히지도 않는데, 뭘까.    이 나라를 진정으로 바라보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동류항인가.
사진 아래의 글은 국제에서 퍼온 소개글입니다.





   Ocean   photo emulsion on rice paper200143×75cm


   On Road   photo emulsion on rice paper200×140cm


   On Road   photo emulsion on rice paper200×140cm


   On Road   photo emulsion on rice paper200×140cm


   On Road   photo emulsion on rice paper200×140cm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대상을 편집하고 규정하는 틀, 하나의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의 프레임은 이정진의 사진 작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편집한 사진이나 우연히 찍은 스냅사진 모두 카메라 프레임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고 이미지 기호로서 적용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된 작업 과정에서 이정진은 카메라 프레임을 다양하게 적용하며, 그것을 독특하게 사진 이미지 생산에 개입시켜 작업하였다. 가장 최근 연작인 사진을 논하는데 있어서도 작가가 대상을 프레임하는 방식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정진은 1997년 연작을 마무리 하면서 작업을 발표하면서 카메라 프레임에 대한 제어와 통제를 포기하고자 했다고 기록한다. "작가 의식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구도 잡기를 포기함으로써 그 자가 의식 이전에 있는 대상자체의 '자연스러움'과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정진은 사진가의 특권을 포기하면서 사진 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의지의 결과는 현장의 생생함이 더 거칠게 표현된 마지막 사막 사진들이었다.

그 이후에 발표햔 연작은 이전 작업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이정진은 이 작업을 통해 그의 가장 추상적이면서 회화적인 사진을 제작하였다. 바다를 소재로 선택한 것은 작가의 새로운 이미지의 구현이었다. 바다 수면의 잔잔한 물결, 바다와 모래가 만나는 해안선 등을 전면에 편쳐 보이는 연작은 프레임의 장치가 담아낼 수 없는 광대한 바다를 소재로 그 풍경의 단편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들은 추상 모노크롬 회화와도 흡사한 사진들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풍경이 아닌 바다 그 자체를 선택함으로써 작가는 매우 일반적인 물의 성질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고, 바다라는 풍경을 물이라는 하나의 물상으로 프레임하였다. 이정진의 연작은 도큐멘트로서 사진 기능을 부정하는 반면 사진의 대상은 추상 이미지로서, 초현실적인 대상으로서 제시되었다.

가장 최근 작업인 연작은 이정진의 이전 작업과는 현저히 다르면서도 유사한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90년대 초에 제작한 연작과 비교해 볼 때, 역시 하나의 기행사진이다. 연작들이 광활하고 원초적인 자연 풍경 속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반해, 연작은 주로 인간의 삶이 배어 있는 '한국 풍경'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 지나가본 듯한 시골길 모퉁이, 농촌의 황량한 들판, 해안가 마을, 버려진 건물이나 창고의 외장, 버스 정류장 등 대부분 그의 풍경들은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고, 그에 대한 기록은 지역성으로 인하여 한국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보는 이 풍경들은 자가 내면의 은유와 결합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초현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 걸린 시계는 우리에게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하고 텅 빈 해안의 작은 의자는 이정진 자화상의 또다른 은유이다. 늘 거기 있었던 시골 마을의 소나무는 오히려 합성된 사진처럼 부자연스럽다. 이 모든 상황들은 연출되지 않은 채 이정진의 카메라에 의해 각색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진들은 내용 면에서는 시적이고, 보여주는 사진의 표현 형식 면에서는 오히려 스크린에 비춰진 영화의 한장면에 가깝다.

연작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것은 사진의 형식이다. 모든 사진들은 두터운 짙은 검정색 띠가 사진 테두리를 에워싸고 있고, 이는 개념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 테두리는 사진을 하나의 회화적인 그림으로서 편집하고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시각적으로 이 테두리는 영화 필름을 확대하여 영화 장면의 스틸을 보는 듯한 형식이다. 테두리는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면서 사진적인 기호이다. 현존하는 시간과 공간이 프레임에 의해 사진 화면에 고정되고 그 현장성은 프레임의 특수성에 의해 회화적인 도큐멘트가 아닌 회화적인 영역으로 전이된다. 그 프레임 안에 담겨진 장면에서는 시간적인, 공간적인 의미가 불투명해진다. 사진들은 빛 바랜 과거 시간을 재현하는 듯한 서정적인 이미지들이다. 개념적이기 보다는 시적이다. 작가가 사막과 바다 연작에서 편집의 기능을 부인하였던것과는 역으로 에서는 사진의 프레임 기능을 두드러지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아름답게 편집된 그림들이고, 그의 여정속에서 담아온 개별적인 순간들의 재현이라는 것을 프레임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정진의 사진은 회화를 닮았다. 기술적으로 그의 사진은 기계적인 복제품이 아니고 작가가 직접 붓으로 리퀴드 라이트라는 감광유제를 한지에 발라 코팅을 하고, 그위에 인화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래서 프린트마다 그 화면에 담겨진 붓자국들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고 동일한 두 장의 프린트가 제작된다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한지의 습성에 의해 사진 이미지는 스며드는 듯, 화면에서 배어나오는 듯하며 세부적인 디테일이 생략되면서 명암의 대비도 현저히 부두러워진다. 이러한 제작 방식이나 한지 등 특수 종이의 사용과 회화적인 화면 연출은 특히 19세기 말 회화주의(Pictorialist) 사진 작가들에 의해 한때 성행하였다. 초기 사진 작가들도 그러했듯이 이정진도 사진의 위상을 예술적이고 회화적인 작품으로서 인식하고, 본인의 작업을 사진이라는 고정된 장르로 규정하는 것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기존 사진의 기법을 이용하면서 사진의 독특한 이미지 기호를 언어로 구사하되 그의 작업은 회화적인 것이다. 결국 19세기 사진의 선례에 대한 메타 작업이기도 하면서, 풍경을 읽어내는 이정진의 시각과 그 표현 방법은 사진 예술에서의 '사진적'이라는 의미를 폭넓게 확장시켰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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