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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bel(2004-04-22 15:48:25, Hit : 1184, Vote :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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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의 보존 혹은 사진의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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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자체를 아름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의식이 없는 살거죽을 빳빳이 말려서 붙들고 늘어진다는 것도 역하긴 하다.   마음이 떠난 연인에게 엽총을 겨누는 것과 뭐가 다를 것인가.
나는 사진이 시간을 따라 점점 죽어가는 것이 -적어도 내가 만든 사진에겐-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절이 바뀌는 것에 따라 이미지가 죽을 수 있다는 것.
아날로그가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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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포토넷 2월호_ 사진의 보존관리와 수복
글 : 파리 고문서보존과학센터 베르트랑 라베드린느 관장




-전략-

사진보존에 있어 화학처리의 단점은 예상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환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화학처리는 사진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사진의 역사성을 배반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사진은 단순한 자료적 가치뿐아니라 미학적 가치, 역사적 가치, 그리고 사용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화학적 처리 공정을 거치느냐 마느냐라는 선택의 문제이다.   20년 전만해도 이런 고려없이 바로 화학적 처리를 감행하였지만 오늘날은 훨씬 더 신중하게 고려한다.   이미지가 안정된 상태에 있고 색채가 사진의 일부라고 여긴다면, 그것이 사진역사의 일부라면, 그리고 바로 작가가 당시 사진에 했던 처리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굳이 화학처리를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드가의 사진을 예로 들겠다.   드가는 소묘나 파스텔화로 발레리나를 많이 그렸고 사진도 찍었다.   그는 촬영할 당시의 노출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사진에 화학처리를 했는데, 붉은색과 노란색이 사진에 나타나는 현상이 생겼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것이 결과적으로 보기에 아름답게 되었다.   우리는 이것이 드가 사진의 일부라고 여기고 네거티브에 화학처리를 하여 복원하려 하지 않았고 드가 사진전에 이 네거티브 상태 그대로 필름을 전시했었다.   모두 아다시피 네거티브는 전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드가의 훼손된 네거티브를 보고 재미있게 생각했다.   20년전만 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다.   프랑스의 작가 나다르의 사진중에 하나는 완전히 파손되었는데 다시 복원되었다.   여기에는 미학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의 복원과정을 거쳐 작품의 자료적인 가치를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니엡스가 1826년에 촬영한 그의 창문에서 본 조망 사진은 오리지널과는 다른 형태이다.   오리지널을 발견할 당시에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의 상태였는데 코닥 필름 연구소의 복원과정을 거쳐 이만큼 복원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복원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두고 질문을 던진다.   어떤 것이 이 사진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처리방식인지.   복원과정이 이 사진의 정체성을 보호하는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복원이라는 작업은 어렵다.   복원가는 계속해서 작품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과 최소한의 처리만을 해야한다는 문제앞에 늘 놓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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