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찬욱 감독이 송강호를 "둔한 곰이면서 속은 여우인 배우" 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다있다.
적어도, 뇌세포의 순환 속도에 있어선 최고인 배우임엔 틀림없다. 갑작, 집사람이 배우 인터뷸 여기 왜 올리냔 이야길 하지만.
당면한 표현의 방법이 가로막힐때, 진실의 확실한 출구는 성실뿐이다. 그것을 실증해준 사람.
.'
)
+ + +
출처 : http://www.gqkorea.co.kr/feature/index.asp?menu=03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은 모두 다 챙겨 봤나?
의리 때문에 진작부터 둘 다 봤다. 류승완 감독이나 김지운 감독이나 다 친한 사이니까. 두 작품이 참 많이 다르더라. <주먹이 운다>가 류 감독처럼 열정적이라면 <달콤한 인생>은 김 감독처럼 쿨하더라. <주먹이 운다>에서는 삶의 뜨거운 숨결이 막 느껴지더라. <달콤한 인생>은 병헌이랑 스타일이 딱 맞고.
<주먹이 운다>나 <달콤한 인생>이나 어차피 다 마초 남자들의 이야기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번에 찍은 <남극일기>도 다르지 않다.
맞다. 두 작품 다 강한 척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연약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이번에 연기한 <남극일기>의 주인공 최도형도 마찬가지다. 최도형은 탐험 대원들을 이끌고 남극의 도달불능점으로 향한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목표를 위해 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최도형은 점차 괴물이 돼간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마지막 대사에서 최도형 역시 공포에 질린 연약한 마초일 뿐이라는 게 드러난다. <주먹이 운다>나 <달콤한 인생>이나 <남극일기>나 그런 면에서는 일맥 상통하는 셈이지.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을 함께 묶어 트로이카 남자 배우라고도 하지 않나. 어쩌면 세 남자 배우의 공통점이 바로 연약한 마초 연기를 한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트로이카, 뭐 이런 표현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경구나 민식이 형이나 근래 좋은 작품을 통해 아주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으니까 다 같이 묶어서 이야기하는 거지 일부러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시키는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남자 배우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마초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입체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다.
설경구나 최민식의 연기를 눈여겨는 보나?
당연하지. 외국 영화는 거의 안 봐도, 한국 영화는 거의 다 보니까. 다른 건 몰라도 민식이 형의 얼굴은 배우로서 복 받는 거다. 경구나 내 얼굴은 뭐 볼 게 있나?
그 중에서도 송강호가 연기하는 마초는 늘 거친 강인함과 소시민적인 유약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남극일기>에서 최도형이 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이유는 참으로 모호하다. 살고자 한다면 논리에 안 맞는다. 하지만 그런 게 인간 아닌가. 모호하고 이중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게 사람이다. 내 연기에도 늘 그런 이중적인 게 배어 있는 것일 테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이 그렇게 모호하면 흥행에 부담이 될 텐데?
그렇지. 탐험대원이 무슨 이유로 사지에 가는지 정말 모호하다. 하지만 실제 탐험대원들한테도 왜 산에 오르냐고 묻는 것만큼 우문이 없다지 않나. <남극일기>의 화법도 그렇게 모호한 것이다. 물론 흥행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만 셈하는 게 예술가의 입장은 아니지 않나. 스스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면, 의지를 갖고 해야지.
<남극일기>는 기획부터 6년이나 걸린 영화다. 왜 그렇게 오래 미련을 버리지 못했나? 개런티 때문이었나?
천만에! 남극이라는 극한 상황을 다룬다는 소재도 독특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연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남극일기>는 진지하다. 예전에 찍었던 <살인의 추억>이나 <효자동 이발사>가 일상적인 느낌에 더 가까운 송강호의 연기 안에 있다면 <남극일기>는 문어체적이고 극적인 대사를 해야 한다.<남극일기>는 비일상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작품이었고 나로서는 무척 신선했다.
지금까지의 소시민적인 캐릭터와는 많이 다른 게 분명하다.
인간은 슬프면 슬프고 기쁘면 기쁜 게 아니다. 항상 한순간에 여러 가지 감정을 갖게 되는 게 인간이다. 지금까지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괴력이 필요했다. 로켓을 3개쯤 달고 연기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남극이라는 단 하나뿐인 배경 속에서 출연 배우라고는 달랑 6명밖에 없다. 게다가 그나마도 한 명씩 사라진다. 그 안에서 자연히 카메라는 배우의 내면으로 기어들어갈 수밖에 없다. 단순한 배경 속에서 인물한테 입체감을 줘야했다. 대사도 일상적이라기보다는 문어체적이고. 그게 야릇하게 난이도가 있더라.
<쉬리>에서도 비일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지 않나?
그땐 영화라는 매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지. 어릴 때, 신인 때였다.
어릴 때?
맞다. 지금보다 아주 어릴 때, 아무 것도 모를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솔직히 송강호란 배우와 <남극일기>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걸 극복해냈는지 잘 모르겠다.
<남극일기> 현장에서 불화가 있었다던데?
인터뷰라서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정말 와전된 거다. 어느 영화 촬영 현장에서나 스탭들끼리의 불화는 있기 마련 아닌가?
뉴질랜드 촬영 현장에서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을 주연배우 유지태가 때렸다는 얘기였다.
약간의 언쟁은 있었다. 게다가 스탭들 앞에서 그랬던 탓에 소문이 났던 것 뿐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감정적인 마찰이라기보다 영화에 대한 이견이었다. 그런데 보는 눈들이 많아서 소문이 났던 거다.
그걸 보고도 못 본 체 했다던데?
현장에 없었던 건 사실이다. 좀 떨어진 차에서 자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비 온 뒤 땅이 더 굳듯 모두 잘 촬영했다. 충무로는 참 좁다. 소문이 살을 붙여서 참 빨리도 돈다. 주먹다짐이라니? 지태나 임 감독이나 생각 없는 어린애들도 아니고….
임필성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그런 말 나오는 이유를 알겠다. 임감독은 5년 동안 <남극일기>만 준비했다. 게다가 큰 프로젝트인 만큼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다른 거였겠지. 그래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겠고 목소리가 좀 커졌겠지. 하지만 감독은 현장에서 욕심을 부리고 악역을 맡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같은 요즘 주목 받는 감독들과 모두 다 작업해봤다. 현장에서는 다들 어떻게 다른가?
다르다. 경력에서 오게되는 여유로움은 아무래도 박찬욱 감독이나 김지운 감독한테서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워낙 조용조용하다.
<괴물>에서는 <남극일기>와는 또 다른 어리숙한 서민으로 등장한다.
<남극일기>의 최도형과는 정반대의 인물이겠지. 최도형이 광기를 지닌 듯하다면 봉준호 감독과 찍을 <괴물>에서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박한 서민이다. 어쩌면 조금은 더 익숙한 송강호의 연기가 될거다. 박해일, 배두나도 같이 나온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으려 하는 것 같더라.
거기다 대단히 오락적인 상업 영화다. <살인의 추억>처럼 메시지도 있고 말이지.
왜 자꾸 흥행을 강조하나? 흥행 때문에 원수 진 영화라도 있나?
<복수는 나의 것>. 처참했다. 놀랐다. 정말 바보가 아닌 이상 아주 잘 들 영화는 아니라는 걸 찍으면서 우리도 안다. 그런데 당시에 반응은 너무 심했다. 욕설에 비방까지 난무했다. 아마 박찬욱 감독도 당황스러웠을걸? 그 뒤로 인터넷을 안 본다지 아마?
<공동경비구역 JSA>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으니까.
<공동경비구역 JSA>는 흥행 뿐만 아니라 박 감독이나 나한테 많은 인연을 남겼다. 그때 병헌이와 친해졌지. 잘생긴 배우들 중에서는 병헌이가 가장 친한 것 같다.
잘생긴 배우와 안 생긴 배우를 너무 자연스럽게 구분하는 것 아닌가.
배우한테는 마스크가 중요한 요소 아닌가. 장동건이하고도 좀 알고, 용준이하고도 알음알음 안다. 거 참, 그 친구들도 피곤하긴 하겠더라. <공동경비구역 JSA> 때 간단한 기자 회견을 하는데 갑자기 병헌이가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화장을 고치고 나왔다더군. 안 생긴 우리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잘생겼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 않나?
물론이지. 민식이 형처럼 다면체적인 얼굴이 좋다. 하지만 내 얼굴은, 멜로하고는 거리가 있지 않나? 몹시 아쉽다. 베드신도 <살인의 추억>에서 아주 잠깐밖에 안 나오고 말이지. 아쉬워, 정말 아쉬워….
안 생긴 것치고는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에서는 유난히 얼굴 클로즈업이 많지 않나? 그래서 <살인의 추억>을 송강호의 얼굴에서 시작해서 송강호의 얼굴로 끝나는 클로즈업의 영화라고도 했다.
부담스러운 얼굴이지. 게다가 큰 스크린으로 보면 말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마지막 표정 연기는 어땠나? 과거를 회상하면서 인생의 회한 같은 걸 느끼는 마지막 장면 말이다. 그런 표정 연기를 할 때는 무슨 생각을 하나?
정말 불가해한 느낌으로 찍는다. 단순히 한 감정이 아니라 분노와 자책과 회한과 집념 같은 여러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사는 게 무엇인지 표현하려는 표정이지.
<살인의 추억> 같은 표정을 실제로 살면서도 많이 짓게 되나?
가끔씩 그런 회한 같은 걸 느낀다. 예를 들어 부부싸움 했을 때? 지금까지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 달려왔나 싶어지면서 회한이 느껴진다. 40년 가까이 살다 보니까 드문드문 이런 저런 삶의 고통이 느껴지기도 하더라. 그럴 때 묘한 표정을 짓거나 하지 않을까?
<남극일기>에도 얼굴 클로즈업이 많나?
아무래도 많은 편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남극이라는 단순한 배경으로 일관하는 영화니까.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내려면 인물에 카메라가 좀 더 다가서지 않으면 안된다.
요즘 송강호나 최민식, 설경구 같은 남자배우들의 연기가 늘 똑같다, 혹은 지루하다는 말들이 있다.
얼마 전에 <친절한 금자씨> 카메오 출연을 위해 박찬욱 감독을 만났는데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더라. 요즘 <주먹이 운다>에서 민식이 형의 연기가 <올드보이>와 유사하다는 얘기들을 한다면서 그런 얘기까지 들어야 한다니 정말 배우라는 직업이 할 게 못 되는 것 같다고 말이다.
동의하나?
그런 말들이 일리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럼 최민식은 어디 가나? 최민식이면 최민식이지 배용준이 될 수는 없지 않나. 선배의 연기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연기만 놓고 말하자면 <남극일기>는 좀 다를지 몰라도 <괴물>에서는 또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할 텐데 송강호면 송강호지 또 뭐가 있겠나?
그런 얘기에 민감한 편인가?
별로. 배우는 작품에 기둥을 세운다. 그리고 벽지를 바르고 집을 짓는다. 그런데 벽지와 인테리어가 비슷하다고 해서 그 기둥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 하지만 대중은 배우의 이미지를 먼저 보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배우를 가장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배우 뿐이겠지.
좋은 후배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긴장도 되고 기분도 좋겠다.
승우 그놈이 참…. 지태나 승우 같은 그런 놈들 참 변함 없고 한결 같고 대단하다. 승범이나 병헌이도 마찬가지고. 하여튼 요즘 다들 거의 뭐 자기 대표작들을 만들고 있는 거 같다. 세상에… 지태나 승우, 승범이, 병헌이 다들 미쳤나 보다.
연기를 왜 하나?
아주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대답은 좋아서 한다는 거다. 싫으면 이 짓 하겠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산다는 건 어떤 정확한 목적을 갖고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떤 행위나 일을 할 때 자기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하는 거지. 연기라는 것이 송강호라는 사람에게 그 가치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한다. 하지만 그 가치는 영구불변의 가치가 아니라 유효기간이 있는 가치다.
인간은 평생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목표가 갖고 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송강호 같은 배우는 오직 연기만을 위해 살 것이라는 대중의 판타지가 있다. 연기의 장인일 거라는 믿음 같은 것?
많은 분들이 연기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라 생각하고 그게 부럽기도 하지만 난 아니다. 그 가치의 효능이랄까. 그 가치가 무뎌졌을 때는 얼마든지 연기를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배우로서 활동할지 모르겠지만 가치나 보람을 못 느끼면 다른 일 할 수 있다. 인생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런 얘기는 몇 년 만에 해보는 것 같다. 이럴 게 아니라 언제 술이나 한 잔 하자.
안 그래도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지 않나? 몇 년 전 프랑스 도빌 영화제에서 <공동경비구역JSA>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상 받은 것만큼이나 부상으로 받은 술 때문에 더 좋아하지 않았나?
그 때 100만원이나 세금 내고 들고 들어온 술이 ‘루이14세’라는 꼬냑이다. 야, 정말 맛있더라. 박찬욱 감독하고 이무영 감독하고 신하균하고 같이 마셨다. 그런데 나중에 영화제에서 관세를 내게 한 게 미안하다며 100만 원짜리 꼬냑을 또 보내줬다. 사실 <인정사정 볼것없다>로 먼저 상을 탄 박중훈 선배는 국위선양하고 왔는데 관세가 웬 말이냐며 으름장을 놓아서 안 내고 나왔다더라. 그런데 나한테는 그런 말발이 없으니까. 그래도 술 한 병 더 받아서 손해는 안 봤다. 그 술도 넘어가는 게 그냥 아이스크림 같아서 아주 좋습니다.
그런 말도 잘 못하고, 너무 수줍은 거 아닌가?
박중훈 선배라면야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하니 달변이지만, 나야 성격마저 소심해서 못한다.
술도 좋아하니, 룸살롱도 다니나?
그런 자리가 가장 고역이다. 포장마차에서 소주나 마시면 좋겠는데, 처음 보는 아가씨들하고 술 마시는 거 체질적으로 안 맞는다.
낯을 가리는 모양이다.
뻔뻔하질 못하다. 경구를 보면 낯을 좀 가리지만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많지. 멋진 놈이다. 한석규 선배는 나보다도 더 낯을 가린다.
한석규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배우마다 그의 연기가 대중이나 시대와 어울리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렇더라. 세상은 늘 바뀌니까. 배우는 늘 시대와 호흡을 하게 된다. 한석규 선배한테는 90년대와 비교하면 지금은 잘 안 맞는 시기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고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코미디에 도전하기도 하고 말이지.
송강호한테도 잘 안 맞는 시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얼마 전에 민식이 형이 어느 인터뷰에서 실패가 두렵냐는 질문을 받고는, 상관 없다고 답하는 걸 들었다. 민식이 형처럼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서운한 건 있겠지만 무척이나 자유로워졌다고나 할까. 아마 한석규 선배도 마찬가지일거다. 한 선배가 예전 같으면 <그때 그 사람들> 같은 영화를 했겠나? 코미디 했겠나? 자유로워진 거지. 그만큼 발목을 잡고 있는 게 풀렸다는 말이다. 민식이 형도 이제 쓴맛 단맛 다 봤는데 뭐에 연연해하겠나. 나도 그렇다. 배우라는 게 언제든지 버림 받을 수 있는 거고. 그럴 때 깨끗하고 투명한 게 멋진 거다.
그런데 한 집안의 가장이니 먹고 사는 걱정은 해야 하지 않나?
연연한다 해서 자기 뜻대로 일이 풀려나가는 게 아니니까.
뜻대로 안 되는 적이 자주 있나?
이젠 아예 뜻대로 안 되는 게 원래 인생이려거니 한다. 좋은 일 있으면 실망스런 일이 있으니까.
TV광고에서처럼 빨래 좀 개줘라고 하면 정말 개한테 던져주나?
비슷하다. 별로 가정적이지가 않다. 경상도 사람이라서 그런지 집에 가면 말수도 없고 다정다감한 아빠의 모습은 아니다. 마음속에는 있는데 표현이 안 되는 거지. 최악의 남자다. 게을러진다. 특히 집에서는. 애들과 아내가 행복해 하는 아빠의 모습은 확실히 아니다. 집안에서 좋은 아빠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하고 산다.
어쩌면 그게 여느 아빠의 삶 아닌가?
뜻대로 안 되는 게 사는 것이려거니 하지만 그것만은 참 아쉽다. 지금은 연기 보다도 그게 아쉽다.
에디터 | 신기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