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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항목 정리중.
요즘 들어 피부깊이 저미는 것이, 갈 수록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느낀다. 지식은 그야말로 "알아야 하는 것"임을 통감하는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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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스트 아카데미 뮌스터의 마이스터 슐러 들이 펼지는 베스트팔렌의 성(城)들전
백기영
독일어 "Umpfluegen"은 " "밭 따위를 쟁기로 갈아 엎다" 라는 동사로 문화적, 사회적 변혁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루어지역 도시들의 새로운 정체성 찾기와 연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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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14일에 오픈해서 9월1일 까지 한달 반 가량 열리는 "Umpfluegen"전시가 루어지역의 한 작은 도시인 베어캄멘( Bergkamen)에서 열렸다.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 찾기와 연관 되어 있는 이 전시에는 총 11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여기에 설치된 작품들은 다텔른 함 운하(Datteln-Hamm-Kanal)건너편에 들어서 있는 베어카멘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들과 숲속과 산등성이 그리고 다리에 설치되어 지금것 산업시설로 간주되어 오던 건축구조물들과 조화를 이루거나 한가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휴식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천대광의 나무구조물 2002
이 전시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인 작가는 천대광이다. 그는 화력발전소 우편으로 나 있는 숲속의 산책길을 따라 나뭇길과 산책로, 그리고 물위에 떠 있는 테라세를 만들었다. 물이 흐르고 한가로운 숲속의 나무 그늘이 늘어지는 숲안에서 나무로 지어진 인공물을 만나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 진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구조물들은 자연스럽게 나무위에 혹은 개울의 어귀에 비스듬히 흘러내리고 있다. 마치 작은 흔적이라도 상처를 남기지 않으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 같은 그의 배려가 나무구조물의 형태와 믿음직스럽게 힘을 받치고 있는 받침목에서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천대광의 나무다리 2002
어느날 산길을 걷다보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나무길을 걷게 되었던 기억들을 상기시키는 이 다리는 독일의 산책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다리는 아닌것이 분명하다. 제멎대로 자란 나무의 형태를 되는대로 엉기성기 주워 맞추었으나 아주 견고한 느낌을 주는 천대광의 다리는 누가 이것을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킨다. 이 다리를 건너면 같은 형태로 나뭇가지들이 깔려 있는 나뭇가지길을 지나게 된다.

천대광의 물위에 있는 테라쎄 2002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으 모양을 흉내 내기라도 한 듯한 나무 테라쎼가 떠 있는 개울 어귀는 나뭇길을 걸어 나오자 마자 만나게 된다. 사람들의 발자욱이 나무판에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둥근 반원이 있는 곳까지 걸어 들어 갔을 거라는 추측을 해보곤 살금 살금 발을 테라쎄위에 오려 놓아 본다. 나무구조물은 살짝 물로 가라앉아 마치 물에 빠져 들것 같은 공포감을 주는데 이 테라쎄의 끝까지 걸어 들어가도 이 구조물은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이렇게 한 발자욱 한 발자욱을 유혹하는 이 구조물을 따라 들어가는 관람자들은 마치 어린시절 개구장이가 된 것처럼 천진한 세계로 돌아가고 있다.

이은영의 접었다가 펼칠 수 있는 집, 2002
베어카멘 화력발전소의 웅대함은 이은영의 작업이 펼쳐져 있는 화력발전소 바로 아래서 가장 극대화된다. 하얀 연기를 마구 내 뿜어 대는 이 발전소의 시멘트 벽면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아찔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산업시설물이 주는 시각적 메세지는 기계적이고 구조화 되어 있으며 자연을 굴복시키고 정복하는 인간의 무궁한 개발 의지를 보여준다. 이 화력발전소 앞에 목가적으로 펼쳐진 어린아이의 놀이방에서 나온듯한 이은영의 집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화력발전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다 카메라의 각도를 바꾸어 반대편의 들판을 배경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극단적인 대조가 보여주는 불일치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작은 종이접기에서 시작된 그녀의 작업은 지금것 보여준 어떤 모델보다 확대된 형태였지만, 그 어떤 모델 보다 가장 작게 느껴졌다.

카이 회르스텐 마이어, 종탑, 소리설치, 2002
카이 회르스텐 마이어의 작업은 유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뒷편에 있는 목초더미들을 겨우내 보관하는 창고로 보이는 탑안에 설치가 되었다. 이 공간에 서는 종탑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안으로 페허가 되고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 넝쿨로 둘러 쌓인 이 탑은 예술가 의 상상력에 의해서 완전하게 미디어화되었다. 엉성하고 남루한 주변을 주워 모으는 힘은 시각적인 힘이 아니라 청각적인 힘이었다.

로자 폴크만, 발전소 안에서(im Kraftwerk), 2002

토르스텐 골드베어크, 수위 (Concierge), 2002
문 앞에 붙어 있는 초인종을 연상하게 하는 토르스텐 골드베어크의 작업은 이름대신 이 전시에 출품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제목이 써 있었다. 그래서 하나씩 벨을 누를때 마다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주고 있었다.

카트린 슈레겔, 무승부 만들기 "Patt", 모레스프레이로 네거티브 처리한 벽면의 그래피티, 2002
다텔른-함-운하를 건너면 곧바로 카트린 슈레겔의 모레스프레이 작업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저기 되는 대로 낙서가 되어 있는 그래피티들은 카트린에 의해서 다시 벽면으로 사라져 버렸다. 벽돌 질감을 다시 회복시고 있는 카트린의 작업은 그래피티의 색깔들만을 덮고 있을 뿐 흔적을 완벽하게 삭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벽면은 또 다른 형태의 그래피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마리아 함프레히트, 조화(祚花)로 쓴 숲길의 단어 " Verflixt" 2002
" 저주받은 " " 지겨운" 이란 뜻으로 번역되는 "Verflixt"란 단어가 씌여진 이 숲길은 100미터 정도 곧장 뻗은 길로 나무들로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 나는 녀의 작업을 자연만이 지배하고 있는 숲속에 향기조차 풍기지 않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조화들이 지루하고 진부하다라는 의미로 받아 들였다.

비안카 그르차노브스키, 새로운 땅 "Neuland", 금색으로 칠한 나무판 설치, 2002

게르트루드 노이하우스, 목초지, 2002
요거트통에 시멘트를 가득채운 오브제들이 나뭇판에 끼워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엣 로엡(Yat Roeb), 닭모양의 흔들이 놀이기구, 2002
차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를 향해 위치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기구는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장소에 설치된 구조물을 통해 관람자를 낯설게 하고 있다.
한 시간 반 이상을 걸어도 모든 작품을 다 볼 수 없을 만큼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설치된 작업들을 돌아 보면서 한가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한것 기쁨을 선사해 주는 시간들이 되었을 것임에 확신한다. 때로는 깊은 숲을 거닐어야 하고 다리를 건너 강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언덕을 올라 땀을 딱으며 아래로 펼쳐진 발전소 공단부지를 내려다 보기도 했다. 이러한 전시가 기획되어지고 이 작품들 속에 숨겨져 있는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역사를 조합하려는 시도들이 루어지역의 새로운 정체성 찾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기영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