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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bel(2004-08-06 16:14:14, Hit : 1319, Vote : 376) 
 http://gelatinemotel.byus.net
 호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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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학교 다닐때 굉장히 악담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리...^^
대외적인 진정성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   머 내 눈으로 확인은 못했으니 못을 박진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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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4.08.05
[나의 삶, 나의 놀이]윤호섭교수와 ‘아트 퍼포먼스’



윤호섭 교수(61·국민대 시각디자인과)의 놀이는 ‘아트 퍼포먼스’(art performance)이다.

그는 3년째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 인사동에서 판을 벌인다. 가나아트센터 앞 대리석을 받침대 삼아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페인트와 붓을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티셔츠에 그림을 그려준다. 그가 주로 쓰는 색깔은 녹색. 별, 꽃, 새 등이 밝고 따뜻한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림과 함께 ‘love earth(지구사랑)·love stork(황새사랑)’ 등을 적어 주는데, 그는 퍼포먼스를 통해 환경사랑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오전만 해도 무섭게 퍼붓던 소나기가 거짓말 같이 개인 여름날 오후. 일요일이라 차 없는 인사동 거리. 보도(步道) 양쪽으로 짙푸른 나무가 서 있는 곳이 윤교수의 명당 자리다.

그는 흰티셔츠 또는 흰바지 입은 사람을 퍼포먼스 대상으로 삼는다. 등판과 소매 혹은 바지 한쪽에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30~50명의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든다. 구경하면서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어낸다.

요즘 윤교수가 그리는 그림은 황새다. 황새복원운동을 하고 있는 서울교원대 박시룡 교수를 돕는 차원이다. 녹색 페인트를 묻힌 붓으로 황새 머리부분 윤곽을 그리고 주변을 녹색으로 칠한다. 빨간 페인트로 눈을 그리는 것이 포인트. 마지막으로 검은색 매직으로 ‘love stork’이라고 쓰고 사인을 한다.

누군가는 단순한 재미로, 누군가는 호기심으로 윤교수의 퍼포먼스를 구경한다. 그 중 누군가는 윤교수의 눈썰미에 걸려든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 둘이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윤교수는 흰색 면티를 입은 한 청년의 등판을 확인하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해” 하고 말을 건다. 청년이 수줍게 웃으며 “아직 망설이고 있어요” 하자 “해달라고 해도 할까 말까인데…” 하고 말을 받는다. 몇 마디 주고 받지 않았는데도 청년은 어느새 등을 갖다 대고, 윤교수는 쓱쓱 황새그림을 그린다.

“지적(知的)으로는 수질오염, 공기오염이 심하다는 거 다 알잖아. 다들 느끼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본질에 못 가. 지식으로는 감동시킬 수 없어. 종합적·추상적인 걸로는 감동되지 않아. 한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특정한 계기가 필요한 거지. 별거 아니지만 내 얘기가 전달되는 사람이 있어. 사람들 많이 모였을 때 자근자근 얘기하면 내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씨앗이 보이지. 인사동은 이태원이나 남대문과 달라. 물건을 싸게 사러 오는 곳은 아니잖아. 보고 느끼려고 오는 장소지. 약간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고. 아트 퍼포먼스를 통해 환경으로 귀결되게 하고 싶어.”

티셔츠에 그림을 그릴 때 윤교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다만 그림을 그릴 뿐이다. 혹은 눈빛을 마주치고 주머니에서 환경 배지를 꺼내 말 없이 건네주는 게 전부다.

수십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씨앗을 발견한 것일까. 지나가던 사람도 배지를 받고 나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번쯤 뒤돌아본다. 꼬마들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페인트통 주변에 모여 티셔츠에 그려지는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교육의 재료가 된다는 걸 아는 엄마·아빠는 셔츠에 그림을 받으라고 아이들 등을 떼밀기도 한다.

“환경이 이렇게 망가진 것은 지적으로만 이해시키는 교육 전체의 문제야. 윤리는 인간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생태계 전반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시켜야 해. 교육이 가장 중요해. 대학에서는 강의에 생태계 윤리에 관한 내용을 반영하려고 하고, 인사동에서는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지. 정확히 말하면 어린 아이가 있는 어머니가 타깃이야. 아이한테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니까. 여기서 그림 그린 티셔츠 하나가 집에 들어가면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쳐.”

교수가 되기 전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그는 그때만해도 환경에 대해 죽은 지식만 갖고 있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회사 다닐 땐 지금과 같은 생활은 생각지도 못했지. 남들처럼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차 타고 싶었으니까”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1991년 세계 잼버리대회 엠블렘과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알게 된 일본 청년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영감을 줬다. 환경운동을 하는 일본 청년의 가치관에 감명받고 ‘이렇게 사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다른 힘이 없으니 내 전공분야에서라도 생태계 보호를 위한 실천을 하자고 생각, 1995년 단과대 학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교과과정에 친환경적 강의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도 변했다. 음식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려고 매끼 신경써서 식사를 하고 옷도 새로 사지 않는다. 옷장에 있는 옷을 꺼내 입는다. 폐품으로 작품활동을 한다.

이같은 경험 때문에 그는 환경운동의 가능성과 어려움 모두를 이해하고 있는지 모른다. “환경문제는 복합적인 거야. 그래서 어려워. 어느 한쪽에서 해답이 안나와. 하나의 생명체로서 윤리적인 절감이 나와야 해. 자기 자리에서 윤리적 미션이 생기는 거야. 생태윤리적 성찰은 교회에서 깨우칠 수도 있고, 지렁이를 보거나 해뜨는 것을 보고도 깨우칠 수 있어. 현대 문명이 이런 것들을 다 가리고 있어서 그렇지. 아무리 경쟁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도 지구 수호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

체험에서 얻은 지식으로 그는 인사동에서 꾸준히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는 힘을 얻는다. 대학교수가 오래 된 면바지·면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길거리에서 티셔츠에 그림 그리는 것을 물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다.

“좋은 일 한다고 말은 해주지만 이상한 눈초리로도 봐.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거지. 내가 이러는 건 특별한 신념이나 의지의 소산이 아니야. 매주 등산 가는 기분으로 나와 하는 거지. 한 사람으로서 자연에 대한 대응, 그뿐이야.”

글 임영주·사진 정지윤기자 minerv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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