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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yvenus(2005-11-04 10:03:16, Hit : 702, Vote : 142
 [essay] Praise of Distance




요즘엔 많이 걷는다 아뜰리에를 보러 다니고 집을 구하러 보고 다니며 일자리를 알아 보러 다닌다 집 주인이 요구하는 재정보증서를 작성하고 없는 그의 이름과 직업을 기입하고 사인을 하고 건네며 나는 한 벌 있는 마의를 걸치고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매월 지불할 수 있다고 그리고 얼굴앞에선 사라지고 날을 가리키는 숫자와 약정된 액수는 그와 내 커뮤니케이션을 잇는 주요한 매개가 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가끔 멈춘다 독일은 가을이다 도저히 그 돈을 지불할 수 없지만 아뜰리에를 구경하는 동안 나는 내게 없는 그 공간의 공기를 잠시나마 상상해 본다 내 가 거 기 앉 아 서 작 업 하 는 거 내가 그 집에서 사는 것과 거기 앉아서 글을 쓰는 것과 내 작업을 붙여놓는 것 나는 그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저 싱크대위에서 커피를 끓이고 저기 벽 쯤에서 기대 펴놓은 책을 읽는 상상을 한다 요즘엔  Erdgeschoss일층집에서 살고 싶다 지나가는 사람들 머리도 보고 계단 없이 내 방에 들어가는 땅 바로 위에 살고 싶다

뉴욕은 팔일동안 비가 미친듯이 내렸고 마지막 이틀동안 해가 비쳤다 JFK에 내리자마자 바다바람과 빗줄기가 뿌렸다 나는 미친듯이 걸어다녔다 잠시 사랑에 빠진 건 우리가 고향을 떠나 다시 또 그곳을 떠나온 이유도 있었을거야 우리는 모국어를 잃고 어리둥절하는 독일동료들을 비웃었지 엘리, 난 이제 다 에갈이 되버렸어 한 번 너무 멀리 떠나와버리니까 재원, 난 독일떠나고 싶어 엘리, 또 어디로 모르겠어.. 코리아 타운에서 스무명쯤이나 되는 독일 미국동료들과 산 소주를 마시면서 갈비에 감탄하고 된장을 설명해주고 한국음식의 정갈함에 감탄하는 그들에 흐뭇해하고 첫 잔에 소주가 물 같다던 페터에게 나는 오늘은 너도 죽고 나도 죽는 날이라며 갔다 비틀거리며 일행과 서 있던 코리아타운 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나는 취했다 좀 부끄럽다 사흘째인가 처음 그룹에서 빠져나와 혼자 와 본 코리아타운 한국간판에 반갑고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밥에 굶주렸는데도 돌다 돌다 돌아나온 코리아 타운


돌아가는 택시엔 엘리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뉴욕 좋지 않니 여기서야 너 이렇게 깊이 알게 되서 mich sehr freunen나 되게 좋은 거 알어?  온 몸이 비에 젖은 채 첼시 갤러리들을 헤멜때도 브룩클린 다리 위에서 팔미리 카메라를 돌릴때도 엘리는 엄마가 뉴욕에 한 번 와보고 싶어했는데 라는 말을  자주 내던졌다 나.그냥 너희들하고 같이 돌아갈려구 왜 너 방도 구해놨다면서 글쎄 한국에서 독일로 떠나왔을 때는 한국생각이 나더라 독일에서 다시 미국으로 오니까 독일생각이 많이 나 독일이 나한테 벌써 고향이 됐나봐

일행> 웃음  너 고향이 어떻게 독일이야 코리아지 ..너희들은 태어나고 자란 곳을 고향이라고 하니  그럼 너한텐 고향이 뭔데 ..나한테는 , 나한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고향이야

앙겔리카 극장에서 헤어조그의 더 그리즐리맨을 보았고 14년 동안 북미의 자연보호지대를 찾아 아무런 보호장비없이 곰을 찍고 (애처롭게)대화(못)하고 카메라를 돌려놓고 정치인 기업인 교황 그리고 그들을 죽이려 하는 밀렵업자들에게 욕을 퍼붓던 그는 마침내 여자친구랑 곰한테 죽었다 그가 직접 찍은 필름과 헤어조그가 그의 주변사람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에서 그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알코올 중독자 미친놈 낭만주의자 정신병자 예술가 시인 곰연구가 등-을 만나게 되는 데 당황스런 앵글로 곰을 찍고 있는 그의 필름들을 보고 있으면 동물을 다뤄온 대부분의 다큐멘터리들이 그것이 해석하는 계측이요 공격하는 감상이었다는 것을 또 우리들이 문명의 시선으로 해석(낙인)적 문맥속에 그들을 포획해온 방식에 관성화 되어왔음을 당황속에서 자각하게 된다. 미치광이 기형아 정신박약아 등의 인물군을 작업의 주 테마로 삼는 헤어조그를 존경으로 기억하면서 곰이 좋아서 그 곳 거기에 취한 채 선글라스를 걸치고 미치광이 같은 종교적 낭송들을 ㅇㅡㄻ던 그러다 마침내 죽음을 예감하고 이미 갈망하고 있다는 듯이 말하던 그는 마지막 몇 시간전의 폭풍우치는 그 곳에서 필름을 돌리고 죽었다 밤 뉴욕 소호 첼시 차이나타운 결국 그는 자기 필름을 편집하지도 못했으며 헐리우드 스타일로 헤어조그가 변했다며 그가 미쳤다며 비판하던 동료들의 논거에 반박하다가 빗소리 뛰는 가슴이 진정될까봐 멈췄다 우리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 보다 많이 안다 또 우리가 말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서 말하여진 것이 아닌 다만 반복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사르트르한텐 타자가 악몽이고 레비나스에겐 내가 곧 타자의 인질이다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왜 우리가 다만 그저 주어진 우리였었음은 기억하지 못하는가 다양한 수사의 세계속을 임대하다 자기율법의 신체적 현시속에서 걸어가는 죽음의 군대 . 나는 혼자 밤에 걸어나와 비오는 타임스퀘어에서 그가 임대했던 행군의 종점에 최종으로 처한 육체의 곤궁을 보았다


엘리, 엄마는 아빠가 미국에 있다고 했었는데 나 아빠 만나고 왔다 그런데 왜 미국이었을까 엄마 부처님이 말하는 천국으로 가세요 우리 아빠있는 데 천국아니예요 엄마 천국은 왜 분열해요 엄마 나는 찢어진 가족의 아들이예요 멍든 족보의 떠돌이예요 내가 들여다보는 연못은 검은 연못이예요 내 얼굴이 비췰때 나는 세상에 눈 떠요 나는 연못에 떠다니는 시커먼 기름덩어리들을 봐요 하릴없이 성냥개비를 긁어대면서 나는 시간을 보내요 보르헤스가 그러는데 시간은 불이래요 그런데 나도 불이래요 나는 소설이 아니예요 우리는 허구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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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rker (2005-11-05 08:32:58)  
글 잘 읽었다 내일이면 다시 쾰른으로 돌아간다 우회한다 숨는다 겨울잠
깊은 보이지 않는 예행연습
zabel (2005-11-05 16:32:11)  
새벽을 사진찍으면서, 살아있는 것들의 지속이란 것이 얼마나 가망없음을 다시 깨닫는다.
잠이 늘면서는 점점 더 자신에게서 껍질이 이격됨을 알게되고. 결국 마지막 잠이 드는 순간까지 어떤 자세로 기다리는냐가 관건이겠지. 고향은 어쩌면 다른 말로서, 오래된 향기일 뿐일지도.
그저께 버스막차를 기다리는데 파키스탄人으로 보이는 사람이 취한 몸으로 휘적휘적 걸어오더라. 빌려달라는 담배불을 붙여주면서 한국이 어디고 독일이 어디일까를 생각했다.
세계는 하나가 아니지만, 상황은 하나일 수도 있다는 느낌.
홍수령 (2005-11-06 02:18:09)  
곧 입동이다.그리고 이 새벽 빗소리가 들린다.
지난 여름 부암동에서의 만남
독일 그리고 뉴욕.
한달 여 런던과 파리에서 보낸 나의 9월과 10월.
이런 공간의 이동과 삶의 지속.
멀리 있는 것을 그리워하면서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스스로를 본다.
결국 내가 꿈꾸는 것은 먼 곳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공간임을 알게 된다. 많이 아프면서 조금씩 그곳에 가깝게 가고 있는 것 같다.
psyvenus (2005-11-06 03:34:31)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공간임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공간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공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는
내가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있

내가 정말로 살아 있
내가 정말로 살아
내가 정말로 살
내가 정말로
내가 정말
내가 정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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