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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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7-01-03 14:50:25, Hit : 903)
[책] 캐미컬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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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몸에 관련한 부분에 관심이 많은 것도 있고, 황규태씨 말마따나 정신은 육체의 노예가 되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탓도 있다.   공간에서 물질이 차지하는 물리적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비물질의 토대는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장담하건대 이십년내로 귀신과 영적 세계는 사라진다.   비현실의 영혼들은 모조리 물질로 화해버릴테니까.
p.s : 카페나 블로그 주인들의 허락을 얻지 못하고 가져온 자료도 있는 고로 양해를 구합니다.   혹여 항의를 하신다면 게시물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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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보디빌더의 ‘몸만들기’

(::케미컬 핑크/케이티 아놀디 지음, 최필원 옮김/책세상::)
헬스 클럽에 가면 여성 보디빌더의 몸매를 훤히 드러낸 사진을흔히 보게 된다. 저 여성들은 저렇게 탄탄한 근육을 어떻게 가꿀수 있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어본 사람은 이 소설에 큰 흥미를 느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를 무대로 여성 보디빌더의 세계를 그렸다. 선수권대회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여성 보디빌더가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 치밀하게 묘사했다.

작가는 실제로 여성 프로 보디빌더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남부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케미컬 핑크’에 등장하는 인물들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작가스스로 책 뒤에 이렇게 밝힌 것처럼 소설의 주인공인 금발 여성오로라 존슨은 전미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몸매를 가꾸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사한다.

그녀의 후원자는 여성 보디빌더를 키우는 데서 삶의 보람을 찾는부유한 사업가 찰스 워딩턴. 근육을 길러 환상적인 몸매를 만든여성에게서만 성적 충족감을 느끼는 그는 예전에 심혈을 기울여키웠던 여성 보디빌더 메이가 과도한 약물 투여로 인해 몸을 망가트렸음에도 새로 만난 오로라에게 고난도의 훈련과 더불어 약물 요법을 강행한다.

책의 제목에서 암시하듯 화학물질, 즉 약물을 동원한 요법은 무시무시한 육체 변화를 야기한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여성의 피부가 붉게 변하고 수염이 나는가 하면 목소리가 굵어진다던지 하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는 듯하다. 여성 보디빌더의 클리스토리스가 남성의 음경처럼 비대해진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초문이다.

오로라 존슨 역시 몸의 심각한 부작용을 느끼게 되지만, 결국 이겨내고 선수권 우승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내 새로운 챔피언감에 관심을 돌리는 찰스의 배신으로 인해 우승의 감격은 물거품이되고 만다.

소설은 단문으로 이뤄져 있는 데다가 주요 인물들을 통한 전지적시점 변화, 빠른 장면전환 등의 특징을 갖고 있어서 쉽게 읽힌다. 몸매를 가꿔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찰스와 오로라가특이한 방식으로 성 관계를 맺는 장면들은 외설적 흥미마저 자아낸다.

얼핏 기담(奇談)으로 흐를 수 있는 이 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은 오로라의 첫 트레이너였던 스킵 드빌다와 그녀의딸 에이미가 나누는 우정이다. 두 사람은 오로라를 사랑하면서도그녀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공통 분모로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지만, 오로라의 오해로 인해 예기치 않은 결별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제, 즉 완벽한 육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결국 정신적 트라우마를 가져온다는 메시지는 두 사람의 눈물겨운 우정으로 인해 뚜렷해진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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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naver.com/erewhon/70012526831

케이티 아놀드의 <케미컬 핑크 Chemical Pink>


이탈리아제 초록색 대리석 욕조와 금색 설치물들, 옅은 초록색의 자기 변기와 비데를 떼어낸 후 모난 거울과 조잡한 천장 조명, 1.8평방미터의 포즈 플랫폼을 가져다 놓은 찰스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는 어머니의 신전을 보디빌딩의 전당으로 만들어놓았다. 메이의 약들을 넣어둘 캐비닛도 특별히 주문 제작해 들여왔다. 성장 호르몬을 보관하는 데 필요한 작은 냉장고와 두 사람이 뒹굴며 쉴 수 있는 소파 겸용의 침대도 갖춰놓았다.

찰스가 불을 켰다. 방은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었고, 거울도 모두 깨끗하게 닦여 있었다. 그가 자주 오지 않았지만 존스 부인은 여전히 정리정돈을 완벽히 해두었다. 그는 유리 캐비닛을 열었다. 메이가 예전에 복용했던 약들이 알파벳 순서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알닥톤, 아나드롤, 아나바, 클렘부테랄, 사이토멜, 데카 듀라볼린, 할로테스틴, 휴밀레인 R와 휴밀레인 N, 라식스, 놀바덱스, 파라볼란, 프리마볼란 아세테이트, 프리마볼란 디포, 테스토스테론 프로피네이트, 윈스트롤. 그중 몇몇은 유효 기간이 지났지만 찰스는 그것들을 차마 갖다버릴 수 없었다. 캐비닛 안에는 제모 크림과 메이의 무성한 털을 북북 문지를 때 사용하는 수세미, 그녀의 얼굴에 사용하는 올이 굵은 수건, 그녀의 등과 허벅지 안쪽에 난 종기에 바르는 항생제 크림, 그리고 온갖 약물들이 난무하는 그들의 모험이 남기는 딱한 결과를 원상태로 돌리고 지워놓는 데 필요한 여러 종류의 합성 갑상선제도 놓여 있었다.

메이는 스타였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신선했으며 거대했다. 심사위원들은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는 거의 모든 잡지 표지에 실렸다. 만약 그들이 그냥 손을 뗐더라면 지금쯤 그녀는 챔피언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메이를 건들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음성이 쉬어졌다가 갑자기 심하게 거칠어졌을 때도 두 사람 모두 크게 놀라지 않았다. 프로들은 모두 그런 거친 음성을 가지고 있었고, 찰스는 그런 음성이 무척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밤마다 메이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녀에게 자신의 재무 보고서를 읽어달라고 주문할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눈을 감은 채 그녀의 성공을 그려볼 생각이었다.

그녀의 피부는 털이 많이 나 있었고, 눈에 띄게 거칠어져 있었다. 넓어진 모공도 눈에 쉽게 들어왔다. 그녀에게 예전의 부드러움을 조금이나마 되찾아주기 위해 찰스는 많은 돈을 들여 외제 크림을 구입하기도 했다. 메이는 쉽게 그을리는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속도를 줄이거나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비대해지자 찰스는 전문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메이는 끊임없이 커지는 자신의 클리토리스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비대해진 클리토리스 때문에 찰스가 자신에게 예전과 같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될까 봐. 의사들은 입을 모아 남성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동화 스테로이드와 안드로겐의 부작용을 역행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찰스는 그런 메이에게 더욱 큰 흥미를 느꼈다. 싹트기 시작한 그녀의 단단한 음경도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음경이 자라나는 만큼 그의 헌신도 커져갔고, 메이도 점점 자극에 민감해져갔다.

메이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싹쓸이했다. 세계 각지에서 게스트 포즈 요청이 쇄도했다. 촬영을 위해 모델 제의도 끊이지 않았고, <플렉스 매거진>의 문답식 칼럼도 맡게 되었다. 그 칼럼은 찰스가 대필해주었다. 그녀는 나날이 커져갔고, 단단해져갔으며 나아져갔다.

한동안 그녀의 다모증은 그럭저럭 손봐줄 만했다. 등과 어깨 위로 옅은 블론드색 털이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찰스는 서너 개의 일회용 면도기를 들고 메이와 욕조에 들어가곤 했다. 그녀의 등과 어깨에 가볍게 비누칠을 한 후 면도기로 조심스럽게 털을 밀어주었다. 그녀의 몸은 매끈매끈해졌고, 목욕이 끝난 후 그는 오일을 발라주며 그녀가 뿜어내는 광채에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밀린 털은 더욱 두껍게 다시 자라났고, 털들이 살로 파고들면서 여포는 감염되기 일쑤였다. 여기저기에 커다란 종기가 생겨났다. 찰스는 그녀의 몸에 제모 크림을 바란 후 수세미로 박박 밀어주었다. 그들은 메이의 얼굴에 잘 맞는 순한 제모 크림도 찾아낼 수 있었다.

메이는 유명인이었다. 일 년 내내 한결같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시즌 오프 때도 항상 체지방률을 구퍼센트 아래로 유지해야 했다.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지방 없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사이토멜에 의존했고, 수분 저류를 막기 위해 이뇨제를 복용했다. 이 년간은 효과를 보았지만 그 후로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찰스는 어떤 방법으로도 메이의 갑상선을 자극할 수 없게 되었다. 신진대사가 멎어버리자 그녀는 해마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는 걷잡을 수 없이 뚱뚱해져버린 그녀를 그저 측은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턱수염은 무성해졌고, 얼굴 생김새도 더욱 거칠어져갔다. 그는 그녀에게 걱정할 것 없다고 위로했다.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고도 했다. 그녀가 두 번 다시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고도 했다. 그것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메이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견딜 수가 없었고, 자신에게 대한 찰스의 관심마저 부담스러워 했다. 그녀는 그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플로리다로 돌아가 버렸다. 찰스는 여전히 그녀에게 적지 않은 액수의 수표를 편지와 함께 매달 보냈다. 메이는 수표를 받는 즉시 현금으로 교환해 사용했지만 그의 편지에는 아무런 답장도 보내지 않았다.


)) 책세상의 메피스토 문고는 문학적 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지배와 통제를 벗어난 무정부주의적 편력을 담은 소설들로 꽉 채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문고를 염탐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척 팔라닉 덕분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곧잘 읽을 만한 소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케이티 아놀드가 쓴 <케미컬 핑크>도 그 중에 한 권입니다.

이 소설은 전직 여성 보디빌더였던 케이티가 자신이 체험한 여성 보디빌더의 세계 안쪽을 열어보이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각종 약물로 집요하고 정교하게 전체 호르몬 체계를 공격하여 단시간 내에 여성을 거대한 괴물로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육이 찢어질 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만, '노하우 전문가'라는 이름의 약물 처방가들이 그 자극받은 근육에 보다 강도높은 남성성을 주입합니다. 스타가 되고 싶은 아름다운 여인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고, 보디빌더의 세계에도 예외는 없습니다. 자신의 몸이 모든 인간적 경계 너머로 유영하는 것을 불안하게 지켜보면서 짧은 시간 정상을 맛봅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고갯마루를 넘었을 때, 그(그녀)는 특이한 성향의 몇몇 성도착자들에 의해 이미 소모된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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