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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3-03-01 01:53:41, Hit : 624)
[전시]김재경사진전

0211261 장덕리 120*150cm c-print


▣ 전시기간 : 2003년 3월 8일 ~ 4월 19일

▣ 전시장소 : 한미갤러리(Tel. 02-418-1315)


▣ 초대일시 : 2003년 3월 8일(토) 오후 5시


▣ 작가와의 만남 : 2003년 4월 12일(토) 오후 3시


<개펄에서 사막으로>

화성시 궁평리와 매향리 사이의 바다를 9.8km의 방조제로 가로막아, 4,482ha의 농지와 1,730ha의 농업용 담수호를 만드는 ‘화옹지구’ 간척사업은 1991년에 시작되었다. ‘화옹지구’의 개발모델은 1987년에 착수한 12.6km의 방조제 공사로 조성되는 ‘시화지구’였다. 그러나 1996년 6월, ‘시화호’의 오폐수를 바다로 방류하게 되면서, ‘시화지구’를 모방하던 ‘화옹지구’는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축산오수와 생활하수, 산업폐수로 죽어버린 시화지구의 담수호는 ‘화옹호’의 죽음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행정부처들간의 갈등이 시작되었고, 시민환경단체들의 항의가 잇달았지만, 2002년 3월, 농림부 산하단체인 농업기반공사는 ‘화옹호’의 끝 물막이 공사를 강행했다. 김재경은 2000년부터 궁평리와 매향리를 잇는 방조제가 야기하는 풍경의 변화를 8×10 인치 대형 컬러 필름에 담기 시작했다.

방조제 건설 이후 작가가 만난 남양만은 바다의 개펄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고갈되고, 죽어가는 사막이었다. 개펄에서 서식하던 굴조개, 맛조개, 바지락 등은 방조제를 따라 하얀 ‘조개 무덤’의 띠를 이뤘고, 바닷물을 머금은 개흙은 소금에 절은 사석과 모래땅으로 굳어버렸다. 그 위에 피부병처럼 붉게 피어오른 염생(鹽生) 식물들은 띄엄띄엄 혹은 무리를 지어 번져나갔다. 밀물과 썰물이 끊임없이 오가며 만든 생명의 흔적들은 사라졌다. 오직 썩은 나무갑판, 줄지어 서있는 양식용 지주들, 이것들에 걸려있는 그물들, 내버려진 어구들만이 이곳에도 삶이 있었음을 말해줄 뿐이었다. 개펄은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땅, 생명이 살 수 없는 폐허의 땅으로 변해만 가고 있었다.


0211263 장덕리 120*150cm c-print
  김재경은 변모하는 ‘화옹지구’의 풍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대립을, 국토개발의 모순을 절감했다. 쌀의 재고량은 늘어도 저서(底棲) 동물의 번식지를 희생시켜 값싼 농지는 계속 확보되어야 했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급증하는 땅에 대한 수요를 철새 도래지로 만족시켜야 했다. 따라서 작가가 엄정한 구도와 빈틈없는 사진적 수행으로 기록한 ‘화옹지구’는 인간의 사막을 위해, 자연의 개펄을 죽여 버린 살벌한 공간이었다.

개펄에서 사막으로 변해 가는 ‘화옹지구’에서 작가는 온갖 땅의 형상들을 관찰하였다. 마르고, 뒤틀리고, 갈라지고, 부어오르고, 진물이 흐르는 그 땅은 죽음을 맞이한 생명체의 부패과정을 연출하고 있었다. 작가는 그 역겨운 장면을 의학적 초연함으로 바라보았다. 그리하여 ‘화옹지구’는 사진이라는 직사각형 프레임 속에서, 엄격한 직선과 사선만으로 구획되었다.
흔들리지 않는 작가의 냉정함은 어떠한 이념, 입장의 표현도 배제한다. 그의 정밀한 사진에는 녹색주의도, 사라지는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도 없다. 죽어 가는 공간을 차갑게 인지하고, 엄격하게 기록하는 시선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작가의 이 객관적 초연함은 변덕스런 감정, 고집스런 이데올로기에 호소하는 주관적 다큐멘터리 사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인간만을 위한 개발논리의 자가당착과 모순을 엄정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냉정하게 반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과 더불어, 우리의 반성은 변치 않는 결론에 도달한다.

수평선이 지평선으로 바뀐 ‘화옹지구’에는 인간을 먹여 살릴 벼들이 자랄 것이다. 규격화된 공장건물도 들어설 것이다. 그러나 이 인간을 위한 사막은 머지 않아, 사라진 개펄에 대한 환영을 안겨주는 시련의 땅이 될 것이다.

글: 최봉림(사진비평가)


▣ 작가소개

약력
1958 충남 광천 産
1981-89 현상소(수동기사)
1983 동국대 전산원 수학
1990-92 플러스 문화사(사진기자)

개인전
2001 하우아트 갤러리 “말해질 수 없는 것들”
2000 인데코 화랑 “mute"
1998 인데코 화랑 “자연과 건축”
1994 파인힐 갤러리 “건축사진”

그룹전
2001 룩스 갤러리 “앗제가 본 서울”
2001 하우아트 갤러리 “하우아트 사진컬렉션 2000전”
1999 중구 문화원 “도시와 건축”
1998 히어오드 아트 갤러리 “자연과 건축”
(photo-fest 1998, 영국)
1998 동아 갤러리 “땅. 집. 공간”
1995 삼성 포토 갤러리 “건축사진”

사진집
2000 김재경 사진 “mute", 출판기획 그림
1998 김재경 사진 “자연과 건축", 출판기획 그림

출판협력
2002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 3,4 전시도록
1999 “김영섭 건축작품집”, 나남 출판사
1996 “이남규 유리화집”, 분도 출판사

▒

요즘들어 느끼는거지만, 한국의 풍경을 찍는 사람들중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적인 시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지 않나 느낌니다. 특히 위와 같은 스타일의 사진은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을 느끼게 합니다. 작가에 대해서 아는건 없지만, 이런 분위기 형성이 아무래도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들어오는 작가들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사진전을 보기 전에 하는 이야기라서 좀 섯부를수도 있지만 여하튼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003/03/03   
zabel ▒

angra님 말씀도 굉장히 주의깊게 논의되어야만할!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는 전체 작품에 작가의 글이나 인터뷰등을 종합해 보아야 정확히 드러나는 문제라서 상당히 미묘하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똑같이 성적 이미지를 재료로 사용하더라도 메이플도프와 아놀드 뉴먼이 완전히 다르게 툴을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요.

  200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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