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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의 행복과 희망을 일궈나가기 위해선 이정도의 포스는 있어얀다고 생각한다.
암생각 없이 도락만을 추구하는 당신이라면,
반성하라. 너 스스로 댓가없이 뭘 바라려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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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타르 마이(33)는 문맹이다. 단칸방에서 가족들과 사는 파키스탄의 가난한 이혼녀다. 그가 파키스탄 여성운동, 인권운동의 상징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적어도 2002년 6월 그가 사는 파키스탄 펀자브 주 남부의 미르왈라에서 부족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부족회의 안건은 소몰이꾼 마을 구자르스 출신인 그의 남동생이 지체 높은 마스토이 부족의 소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건의 처리문제였다.
부족회의는 그 죄를 가족인 무크타르에게 물었다. 평결은 윤간. 그의 나이 서른살 때였다.
21세기의 이 문명한 세상에 수 세기 전에나 있을 법한 이런 낡은 관습이, 여성을 동물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이런 반문화가 이슬람세계의
수많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피묻고 찢긴 옷으로 군중의 차가운 모멸 속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런 평결을 받은 여성들이 그렇듯이
자살을 생각했다. 아마 그가 자살했다면, 이렇게 죽은 수많은 여성의 숫자에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그의 인생은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강간범들을 고소한 것이다. 그 문화 속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그의 앞에는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 그의 도전은
뉴스를 탔고, 파키스탄을 뒤흔들었다. 13명의 강간연루자 중 6명은 2002년 8월 파키스탄 반테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8일, 그중 한 명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나머지 5명이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마스토이 부족은 경사났다며 잔치를 벌였고,
마이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슬라마바드로 피신해야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를 보호하기는커녕 경찰이 하루 24시간 경호인지 감시인지 모를 모호한
목적으로 집안에 상주했다. 친척들마저 ‘그러게 왜 일을 벌였느냐’는 식으로 반응했다.
그래도 그는 견뎠다. 재판은 3년을 끌었다. 드디어 지난 6월, 대법원이 강간범 및 연루자 13명을 모두 수감하는 판결을 내렸다. 마이의
승리였다.
21세기에 봉건사회 잔재를 안고 있는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서 무크타르 마이는 자신을 변화시키고 그럼으로써 파키스탄을 변화시키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는 곧 국경을 넘어 전세계 억압받는 여성에게 용기의 이름이 됐다. 미 여성전문 글래머지(誌)는 지난 11월 그를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5일 그를 직접 전화로 인터뷰했다. 한국말과 우르두어(語)를 할 줄 아는 파키스탄사람을 통해서였다. 상명대 한국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파키스탄 출신 모슬렘인 아티프 파라즈가 통역을 해줬다. 어렵사리 그의 전화번호를 입수했던 지난 11월 말 첫 통화 때 그는
“영어 못해요. 미안해요”라고 짤막한 영어로 미안한 듯 말했었다. 전화 너머에서는 밀밭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그가 세운 첫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마이는 요즘 남녀학생 300여명이 있는 초등학교를 운영한다. 그는 자기 학교의 3학년 학생이기도 하다. 아직 글을 깨치는 중이다. 파키스탄
여러 지역에서 모여드는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도 만난다. 하루 해가 바쁘게 간다.
“2002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삶의 변화입니다. 요즘에는 단칸방인 저희 집을 ‘여성위기센터’로 삼고 있어요. 가정폭력·가문문제로
고통받는 여자들과 목숨을 위협받는 여자들이 찾아와요. 장소는 비좁고 볼품없어요. 그래도 그들을 도우려 최선을 다해요.”
무엇이 보통사람인 그를 강하게 변화시켰을까. 마이는 “알라(이슬람에서 신을 칭하는 이름)께서 주신 용기”라고 단언했다. “이슬람의
근본정신은 여성을 보호합니다. 만약 누군가 그 정신을 어기며 여성을 구타하고 해코지한다면 그것은 종교의 가르침 문제가 아니라 한 개개인의 됨됨이
문제죠. 서방에서는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문제는 권력자들이 절대적인 이슬람의 이름을 빙자하고, 법이 약자를 보호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현재 파키스탄의 상황이 그렇다. 파키스탄에는
당연히 현대적 법체계가 있다. 그러나 지방에서 강력한 봉건적 부족회의는 ‘그들만의 법’을 행사한다. 네 명의 남자에 의해 강간당할 위기에서
마이는 코란(이슬람 경전)을 손에 쥔 채 “나를 지켜줄 모슬렘은 없나”고 물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파키스탄에서 약자인 여성에 대한 처우는 혹독하다. 성폭행을 신고하려면 네 명의 목격자 또는 그에 준하는 신체적 부상이 있어야 하고 경찰
조사는 형식적이기 일쑤다. 집안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에 의해 명예살인을 당하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가문간 분쟁의 보상약속에 따라 강제
혼인할 처지에 놓인 세 딸을 둔 아버지의 눈물 젖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여성 문제가 또다시 국제사회의 화두가 됐다.
“여성만이 피해자는 아닙니다. 여성이 짓밟히면 그의 가족인 아이들, 남자들, 노인들 모두가 피해자가 돼요. 그러니까 부족회의는 힘없는 자들
위에 앉은 강한 자들의 것이에요. 하지만 제가 부족회의의 부당한 판결을 고소한 이후 우리 지역에서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힘없는 나 하나라도 사건을 짊어지고 법원으로 가는 길을 만들면, 다른 여성들도 부족회의라는 위압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었어요.”
파키스탄 정부에 마이는 부끄러워서 감추고 싶은 이름이다. 그의 성폭행 반대운동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신이 실추된다고 판단한 정부는 그의
국제전화를 차단하고 여권을 빼앗고 출국을 금지시켰다. 인권회의 참석차 미국행을 앞둔 그를 납치했다가 미 행정부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자
석방하기도 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지난 9월 방미 때 “돈을 벌기 위해 성폭행을 자진하는 여자들이 파키스탄에 줄을
섰다”며 마이와 여성 전체를 모독했다.
“한 국가의 대표로 외국에 나간 분께서 어떻게 자국의 여성에 대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이의 반박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런 비하로 파키스탄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행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10살짜리 여자아이도 강간당합니다. 그 아이도 돈을
노렸겠습니까. 성폭행 뒤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가족, 아이들과 함께 동반자살하는 여자는 어떻습니까. 그들도 돈을 노렸겠습니까.”
파키스탄 정부는 자국 내 인권문제가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인권개선에도 별 관심이 없다. 파키스탄은 9·11 이래 미국 주도
‘대테러 전쟁’의 동반자가 되었고, 아프간 산악지대에 은신 중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 등 강경 이슬람 테러조직 소탕작전을 미군과 공동 진행
중이다. 이같이 반테러 동맹이 된 무샤라프정권을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인권문제로 압박하거나, 무샤라프가 인권에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이란 후원자를 가진 무샤라프 정권하에서 여성들의 위기는 일상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마이가 있기 때문에 조금씩의 진전은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의 카밀라 하야트는 “마이 이후 강간사건을 신고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는 장기적 해법이 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스토이 부족 사람들이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은 교육받지 못해서였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피해보상금으로 얻은 돈으로 마을에 첫 초등학교를 지은 것이다. 그리고 강간범
중 한명의 딸까지 받아들였다. “아이들을 교육시키지 않는 한 남녀가 모두 계속 고통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당함에 맞서 나를 도와준 교육받은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이같은 일이 없으려면 마을에 학교가 필요하다고 절감했지요.”
나시르 아슬람 자히드 전 파키스탄 대법원 판사는 “마이는 핍박받는 파키스탄 여성의 상징이지만, 아직까지도 그에 대한 파키스탄 시민사회의
지지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마이는 낙관적이다. “부족의 권력자들은 여전히 저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세상이 저와 함께하고 있으니
문제 없어요. 한때 저에 대해 냉소했던 마을 사람들도 저를 도와주고 있거든요.”
앞으로 그는 마을에 고등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번듯한 여성위기센터를 만들어 힘없는 여성들을 도울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말한다. “내가
희망을 갖고 있으니, 다른 여성들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돼요.”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