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장소 - 갤러리 빔(02-723-8547)
전시 일정 - 2003. 3. 5 ~ 2003. 4. 6
펀치로 사진에 구멍을 뚫는 작업은 사진가 최공호가 10 년이 넘도록 계속해 온 작업이다.
심심파적이기나 한 듯이 오랫동안 발표 하지 않는 채로 혼자서 작업해 쌓아 두기만 하던
이 작업을 최광호는 2002 년 동경에서 열린 <사람-바람> 전에서 <공기, 구멍, 그리고 통일>
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 하기도 했다. <공기 ,구멍, 그리고 통일 > 이라는 작품과 관련해서
최광호는, '구멍' 이란 천지 만물의 구성원리이며 소통 원리라고 설명 한다. 따라서 우리 땅의
역사 남북간의 소통과 통일을 생각 하면서 진행안 작품이 <공기, 구멍, 그리고 통일>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전시 <동화>는 <공기, 구멍, 그리고 통일>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펀치라는
도구를 이용한다는 점 외에는 두 작품 사이에서 별다른 공통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면 이 전시 <동화> 에 걸린 사진들에서는 '구멍' 이 무엇을 의미 하는가?
이 전시를 통해 새로운 작업을 선 보이는 최광호는,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의도도 주제도 생각한 것이 없다' 고 말한다.
궁금증 많은 관람객이라면 이쯤에서 물을 법도 하다. '전시를 열면서 아무런 주제도 의도도 없다고?
그건 예술가로서 일종의 직무유기, 또는 철학의 부재에 불과한 것 아닌가?'
예술 작품이 무엇인가에 대해 '발언' 하고 '주장' 해야 한다는 생각이 상식으로서 위세를 떨친 지 오래다.
그러나 사진전 <동화> 에서 어떤 놀리적인 설명이나 발언을 찾기를 기대 한다면 그 노력은 아마도
헛수고가 될것이다. <동화> 전의 특징은 새로운 주장을 내세우거나 도의적인 설교를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전시의 특징은, 새로운 것을, 또는 언젠가 한 때 알고 이던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일상 생활에서 잊어버리고 지내는 어떤 순간을 새롭게 '경험' 하게 해 주는 데 있다.
그것은 어스름한 황혼빛에 나른하게 잠겨드는 몽상의 순간 같기도 하고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 나고 사자들이 어린 양과 어울려 뛰노는' 우리의 평화에 대한 꿈 같기도 하다.
동시에 그 어느 것도 아닐 수도 있다.
다시, 이 사진전은 '비현실적인 백일몽' 을 보여주고 있는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인정해 두자.
그러나
'논리와 머리'를 동원해서 이미지를 '읽어내려' 하는 것이 아니라 '눈' 으로 '보고' '마음' 으로
'느끼는' 관람객이라면 이 사진전에서 우리 곁에 상존 하지만 오랫동안 잊고 지내느라 보지 못했던
'현실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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