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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3-07-06 11:24:51, Hit : 408)
[기사] 인테리어로서의 미술
노피곰 님이 알려주신 기사 사이트에서 펐습니다...감사함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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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과학의 접목을 시도해 주목받은 호주 국가관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작품 ‘살가죽 풍경’의 일부



비엔날레 100년의 명암 <中>  


올 베니스 비엔날레에 큐레이터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후 한루는 "전시 기획이 매우 모순된 실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주제에 맞는 작가들을 골라 전시장을 꾸미는 과정은 즐겁지만 "최악의 경우 작가를 단순히 큐레이터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주는 일러스트레이터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경계한 그 자신도 그런 잘못을 범했다.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아르세날레'전의 한 부분을 맡아 '위기의 지대'라는 주제전을 꾸민 그는 한국에서 초대한 김소라.김홍석씨에게 떠들썩한 장터의 중앙에 세울 하나의 기념탑을 요구했다. 작가들 자신이 후 한루의 의도를 좇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할 만큼 이제 비엔날레에서 만나는 큐레이터와 작가의 관계는 일종의 상하 구도를 그리게 됐다.

큐레이터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큐레이터로 이름난 하랄트 제만이 "우리는 얄팍한 정치인.기부자.후원자들과 대면해 그들과 담판을 지어야 하는 외로운 사람들"이라고 한탄할 지경이니 일반 큐레이터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더할 것이다. 큐레이터들을 교육하는 대학 과정의 반 이상이 경영학으로 채워지는 현실은 여기서 온다. 전시를 만들기 위해 각종 기금을 받고 협찬을 얻어내는 자금 끌어모으기(펀딩)가 유능한 큐레이터의 첫째 조건이 되고 있다. 미술계에 스며든 후기 자본주의의 모습은 '역시 돈이 최고'라는 세계화 수순을 밟는다.

인간이 더 이상 꿈꾸지 않을 때, 인류는 망한다는 걸 보여주는 작가들이 올 베네치아에서도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다. 생체공학이 인간 창조까지를 넘보는 21세기의 현실을 증언하는 호주 국가관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독특한 작품세계가 인상적이었다. 남루한 재료인 각목으로 지은 허술한 사각틀 건물군으로 세계화 대열에 못끼어 안달하는 비엔날레의 비극을 비판한 한국관 작가 박이소씨 작품 앞에도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흑백 인종문제를 들고 나온 미국관 프레드 윌슨은 억압받는 자와 억압하는 자를 흑백 타일로 극명하게 대비해 21세기 세계화의 환상을 깨버렸다. 비엔날레는 세계화돼도 예술가의 꿈은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곁에 남는다는 걸 베니스 비엔날레는 여전히 입증하고 있었다.

베네치아=정재숙 기자

2003.06.25 09:30 입력 / 2003.06.25 09: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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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오프닝에만 3만 몰린 ‘장터’
日모리미술관 홍보 이벤트 눈길

5월 중순부터 이미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미술인들로 붐비던 베네치아 자르디니 공원 언저리는 개막일인 6월 14일을 전후해 인구 밀도가 최고조에 달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작품 설치를 위해 미리 온 작가들끼리 어울려 미술 얘기를 나눈 데 이어 큐레이터와 평론가, 미술 행정가들과 언론인들이 합세해 난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벌어지는 각종 행사와 회의, 협상과 거래는 일종의 '권력으로서의 지식' 모양새를 띠게 마련이다.

50회 생일을 축하하는 올 베니스 비엔날레는 12~14일 프레 오프닝에만 3만명을 헤아리는 미술 지식인들이 명함을 내밀고 파티를 즐겼다. "작품 구경보다 (각종 전시 조직과 준비를 위한) 사람 만나는 일"이 더 중요했다는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말처럼 베네치아는 기획과 작가와 정보를 나누는 미술 장터로서의 구실이 더 커지는 듯했다.

올해 가장 큰 이벤트를 벌인 곳은 일본의 모리미술관이었다. 오는 10월 18일 문을 여는 모리미술관은 부관장인 난조 후미오(南條 史生)를 비롯한 큐레이터와 행정팀이 홍보사절단을 조직해 개막 알림 행사를 열었다.

내년 제5회 행사를 앞두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조직위도 박광태 광주시장과 이용우 예술총감독이 중심이 돼 세계 미술인들에게 10년의 역사를 일군 2004 광주비엔날레를 알렸다.

개막 보름을 넘긴 1백년 역사의 베니스 비엔날레는 지금 한창 명분과 실리의 주판알, 아니 컴퓨터를 두드리는 중이다. 세계의 미술 언론이 비판의 화살을 날리는 중에 "그래도 비엔날레는 계속된다"는 긍정론이 스펙터클한 이 문화산업체의 손을 들어준다. 비엔날레는'낡았으되 유효한' 현대미술의 실험실로서 한 세기를 넘기게 됐다.

독일 작가 고트하르트 그라우브너는 "회화의 순수성에 비하면 1백년의 현대미술사는 유행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작가 파올라 피비가 그려냈듯 현대미술과 그를 담아온 비엔날레는 지금 모터 보트에 올라탄 당나귀인지도 모른다.<끝>

베네치아=정재숙 기자

2003.07.02 10:24 입력 / 2003.07.02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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