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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3-10-16 21:29:19, Hit : 439)
[전시] 송유정 개인전



관훈에서의 경험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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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home, c-print, 1000 x 1000mm, 2003

▣ 전시기간 : 2003년 10월 22일(수) ~ 10월 28일(화)
▣ 전시오프닝 : 2003년 10월22일(수) PM 6:00
▣ 전시장소 : 갤러리룩스 (GALLERY LUX)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층 110-300
TEL : (02) 720-8488 www.gallerylux.net
관람시간 : Am 10:00 ~ Pm 07:00
(공휴일 : Am 11:00 ~ Pm 07:00)


| 작업노트 |

최근 들어 한국의 새로운 주택문화로서 전원주택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자연에 주택을 짓는 것은 인간이 산업화, 기계화, 도시화가 진행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자연에 대한 회귀본능,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자연에서 살고자하는 욕망은 자연과 동화되어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어지고 있는 주택들의 경우 자연에 도시생활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일 뿐 자연과 동화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주택의 형태는 우리가 어릴때부터 머릿속에서 그려보곤 했던(대중매체를 통하여 인식했던 이국적인 풍경의 집의 형태)형태와 유사해 보인다. 외국의 경우 지형적 특색, 기후 등에 맞추어진 건축양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이러한 건축물의 형태는 형태만을 외국의 것을 본뜬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주택 주변의 산은 파헤쳐져 있고 그 자리에 다시 어린묘목들을 심어놓았다. 어색한 풍경, 낯설어 보이는 풍경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들이 함께 보여지므로서 나타난다.

Sweet home, c-print, 1000 x 1000mm, 2002


| 전시서문 |

행복의 주물 그리고 범속한 시선

경기도의 촌에 사는 나는 아침마다 아이들을 차에 태워 학교 앞에 내려놓으면 근처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놀이터의 벤치에 앉아 첫 담배를 태우는 버릇이 있다. 벤치에 등을 기대고 시선을 풀어 놓으면 춘천으로 이어지는 외곽순환도로가 보이고 그 건너 잘려나간 산허리 밑에 정토작업을 마친 전원주택단지의 풍경이 두 눈을 쓸쓸하게 만들던 것이 벌써 오래 전이었다. 그러나 황토빛으로 비어있던 그 계단식 택지 위에는 언제부터인가 집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이제는 까만 아스팔트 진입로까지 완성되어 삭막하고 헐벗어 보이기만 하던 풍경은 어느사이 평화로운 이국성의 풍경으로 얼굴을 바꾸었다. 어제였던가, 벤치에 앉았을 때 그 아스팔트 경사로 위로는 자동차 한대가 느리게 기어오르는 중이었다. 모두들 중심으로 출근하는 이른 아침, 이쪽 아파트 단지를 등지며 이국성의 풍경 안으로 막 진입하는 느린 자동차의 흐름은 오래 두 눈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자동차가 단지 안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언젠가 보았던 R. 애덤스의 흑백 사진한 장을 기억했고 그 기억은 다시 포트폴리오로 보았던 송유정의 사진들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이 기억의 연상고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한편에서는 아파트로 진입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파트 천국 서울을 등지고 주변의 자연 안으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투자공간을 찾아서 도심의 아파트로 전진하는 사람들의 속보를 충분히 이해하듯이 거주공간을 찾아서 전원으로 후진하는 이들의 느린 걸음 또한 우리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그들은 아파트의 직립성이 부추기는 상승욕망과 그 규격성이 강요하는 배타적이고 타산적인 삶의 시스템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자연의 한 곳에 터를 잡고 그 위에 오래 미루어왔던 '스윗 홈'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스윗 홈’에의 동경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송유정의 사진을 보면서 우선 갖게 되는 긍정적인 느낌은 아마도 그러한 동경이 사진 이미지를 통해 환기되고 그 안으로 재투사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송유정의 사진들은 우리들의 자기투사적인 이해심 뒤에 '정말 그런가?'라는 물음표를 찍는다. 전원주택을 바라보는 송유정의 의심스러운 시선은 조금만 조심스레 사진을 들여다보면 금방 간파되는 '낯설게 하기'의 전략을 통해서 드러난다. 이국풍으로 완성된 전원주택과 파헤쳐진 채로 방치되어 있는 주변자연의 대비가 그것이다. 이 이미지의 대비는 보는 이에게 건설과 폐허의 모순적인 관계를 인식하게 만드는데 아마도 이 관계를 우리는 주물성이라는 단어로 대신해도 좋을 것이다. 19세기 타락한 부르조아지의 여인들이 영원한 젊음의 주물로 즐겨 목에 걸었던 것이 해골 액서세리였다는 사실은 자연을 상처내면서 자연으로 은유되는 ‘스윗 홈’의 꿈을 위해 지어지는 전원주택과 과연 무관한 것일까? 내용물을 폐기 당했으므로 비로소 꿈으로 기능하는 죽은 상징이 주물이라면 자연을 훼손하면서 자연 속에서의 스윗 홈을 꿈꾸는 전원주택 역시 행복의 주물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송유정의 시선은 그러나 전원주택의 외양만을 보여주는데서 만족하지 않고 관음적으로 깊어져 그 주택의 주인마저 훔쳐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는 그녀의 사진들이 단지형 전원주택의 풍경을 보여주는 걸 일부러 피하고 홀로 선 전원주택들만을 피사체로 선택하였다는 사실과 그 전원주택의 주변에 사람의 흔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엿볼 수가 있다. 이러한 사진적 구성을 통해서 송유정이 보여주고자 하는 건 다름 아닌 전원주택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의 내면풍경일 것이다. 사람의 흔적이 존재하지 않는 홀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주택이란 무엇에 대한 은유일까? 그건 혹시 자연을 무시하면서 나만의 스윗 홈을 지으려고 하듯 외부와 타자를 생략하고 나만의 행복을 꿈꾸는 이 시대의 집단적 밀폐성 자아에 대한 공간적 은유는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닿으면 창들이 많은 전원주택은 밀폐된 작은 성이 되어 또 하나의 밀폐공간인 아파트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그리고 그 이미지의 아이러니는 그것이 아파트든 전원주택이든 이 시대 자아들이 행복의 주물성으로부터 쉽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행복의 주물성을 메시지로 전달하는 송유정의 사진들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든다. 그 안타까움은 나의 경우 조경을 위해 멋대로 뿌리 뽑혀 쉽게 무성해지지 않을 것 같은 어린 수목의 애처로움과 겹쳐지는데 그 애처로움은 R. 애덤스의 사진 한 장을 보면서 느꼈던 애처로움을 닮았다. 예컨대 'Adams County, Colorado' (1973)에서 차갑고 무심하게 열려있는 빈 하늘을 등에 지고 홀로 텅 빈 거리를 건너가는 어린 여자 아이의 모습은 한없이 애처롭다. 하지만 나의 연상고리는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시선의 발견에 있다. R. 애덤스가 평화로운 소도시 풍경 속에 미만해 있는 불안의 입자들을 드러내기 위해서 방법론적으로 사용했던 '범속한시선'은 송유정의 시선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전원주택의 외양에 머물지 않고 그 내부로 들어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시대의 징표인 행복의 주물성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은 별다른 테크닉을 구사하지 않으면서 피사체를 카메라 안에 담아내는 송유정의 범속한 시선에서 비롯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송유정의 평범한 전원주택 사진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반드시 행복의 안타까운 주물성만은 아닐 것이다. 주물 속에 행복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 행복을 기억하게 하는 건 다름 아닌 그 주물이라는 오래된 변증법을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송유정의 범속한 시선이 빛으로 포착하고자 하는 것 역시 전원주택의 우울한 주물성만이 아니라 그 주물을 통해서 우리가 비로소 기억하게 되는 ‘스윗 홈’의 아연한 흔적일 것이다.
● 김진영 (예술비평)


| 전시작품중 일부 |

Sweet home, c-print, 500 x 500mm, 2002

Sweet home, c-print, 500 x 500mm, 2003

Sweet home, c-print, 500 x 500mm, 2002

Sweet home, c-print, 500 x 500mm, 2002

Sweet home, c-print, 500 x 500mm, 2003


| 작가약력 |

송유정 (YU-JUNG, SONG)
1975년생
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 Exhibition |
2001년 3월 ‘하루’ 개관기념 그룹전, 갤러리오투
2001년 5월 ‘비행기를 타다’ 개인전, 갤러리오투
2001년 11월 ‘post photo 2001’ 그룹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03년 10월 ‘Home, Sweet home...' 개인전, 갤러리룩스

E-mail : flora@photoabyz.com

intuition ▒

아띠 나두 맨 밑에
'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
만 아니었음 돗자리 깔러 갈 수 있었는데^^

 X  2003/10/16   
▒

요즘 이런 스타일이 홍대에서 만들고 있는 유행인가요? ^^
여하튼 찍는 스타일이나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 어째 관훈에서
봤던 사진에서 많이 차이 안날것 같다는...
그리고 또 한가지 역시나 작업량이 모자랄것 같다는...
홍대 사진들을 보면 왠지 다양한 시도들도 없고 작업량도
매우 한정되어 보인다는..
이러다가 아예 홍대 하면 그럴려니 하고 선입견으로
굳어지는게 아닐까 두렵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이런
선입견 생기기전에 깨줘야하는데.

근데 한가지는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군요.
홍대 사진들이 접근하는 관점은 상당히 재미있다는겁니다.
현실적인 이슈거리들을 들고 나온다는겁니다.
어찌보면 마치 과제하듯이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고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닐까 생각도 되지만...

  2003/10/17   
intuition ▒

어쩌면 전공자로서 이제 막 졸업을 하는(아니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사진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짧았던) 이들에게서
뭔가 대단한게 나올거라고 바래보는 것 자체가 무리일
거라고도 생각됩니다. 짧은 순간에 졸업을 위한 작업을 스스로
기획하고 작업과 전시까지 해야하는 것은 그만큼 부담이고
그만큼 주제적이지 못한 소재주의적 경향(어필하기 쉬우나 역시
주변에서 찾기 어렵지 않은 것들)을 띠게 될 가능성이
많은 걸거구요. 그들의 짧은 시간 자그마한 공간에서의 몸부림을
우리는 나람대로 격려와 질책으로 함께해 줘야하지 않는가라는
책임감도 느껴봅니다.

전공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해서 좀더 구체적인 느낌은 당연히
생길 수 없는 거겠지만 어쨌든 대학 사진 교육이 가진 복합적
문제점들이 아무리 개인적인 역량으로 카바가 된다손 치더라도
고스란히 도출되는 것이 졸업전인 만큼 우리(?)의 자세는 뭔가
재미있는 시도들이 보인다면 마음과 텍스트로나마 응원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X  2003/10/17   
zabel ▒

음...방금 상구님 마크를 넣어 드렸었는데....생각보다 웬지.
"있어"보이시는 군요. 예상보다 꽤 럭셔리 하심돠. 제껀...무슨 압수딱지같이 보이는 군요.

사실 따지면 대학원 나온 사람들이라는 상황이...생각보단 별로 인센티브가 없더라구요....업계에서도 그닥 별로고,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선 학교쪽에도 별로고, 인맥 생긴단 것하난데...따지면 입맛이 쓴 경우가 많더라구요. 들인 등록금만 얼만데.

저도 솔직히 격려성 표를 주고 싶습니다만, 제가 싫은 것은 너무 한가지로만 간다는 것이거든요. 꼭 외국의 설을 끌어다 붙이는 것도 그렇고, 무슨 파,마늘 넣고 국끓이는 것처럼 적당량의 정치/사회성 가져오는 것도 쫌.
물론 이런 작업들이 울 나라에서 메인으로 유행되는 것은 아니니까, 가치가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어쩐지 천편일률 처럼 보인다는 것은 좋진 않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
꼭 저런거 아니면 대학원 졸업 못하나요...?

  2003/10/17   
intuition ▒

네!! 졸업 못해요. 보스주의가 판치는 구조에서는...

 X  2003/10/17   
lurker ▒

정말 여기야 말로 갈수록 천편일률의 적당의 중앙과 변방의
취미들이 압박을 하는군요.
배칠수인지 배철수 인지...

 X  2003/10/19   
intuition ▒

요 위엣 분 무슨 말인지 해석 좀 부탁드려요!! 숨어있지 마시고.

 X  2003/10/20   
zabel ▒

음.....진짜로 위에위에분 리플을 다섯번도 넘게 읽었습니다만....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배칠수씨 되시나요....?

  2003/10/20   
▒

윗분의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짝뚱이 마치 오리지널을
몰아내는 형국이라는 말씀처럼 들리는데...
뭐 나야 짝둥이 확실하니 할말없지만...

짝둥들이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lurker님의 의견을
개진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들이야 변방에서 나팔이나 불면서
사는 인생들이니 중앙에서 일어나고 있는 따끈따끈한 소식을 알리
없지 않겠습니까.. ^^

  2003/10/20   
Rimbaud ▒

나두 뭔가 대답을을 하고 싶은데, 도저히 독해가 안되서
대꾸를 못하겠구먼요. 엔간하면 알아듣고, 그리고 상황에 맞는 말이면
제발 저리면서 바로 고해성사에 들어가는 스타일인데,
참내....
lurker, 살금살금 냄새를 맡고 다니는 사람.
오우~ 기막힌 은유입니다요..

  2003/10/20   
▒

lurker를 우리말로 하면 隱者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
옛날 임금들의 눈을 피해서 세상을 등지고 유유히 세월을낚던 은자

  2003/10/21   
lurker ▒

{
lurker야 가끔씩 대문의 사진을 감상하러 오는 넷에선 read-only-memory라
글타래에 메달리기가 어지럽군요.
lurker는 병을 앓기전에 병의 이름과 증상을 배우고 그리고 나서 그 병의
증후를 실제로 생산하는 텍스트의 프로그래밍을 무서워 합니다.
그러면서도 lurker는 등어리가 가려워도 단지 몇개의 방향지시 단어들만을
조합해야하는 난처함에 당황하지요.
{
중앙과 변방의 취미의 압박이란 마치 가끔씩 서울 지도를 피고 매번
다른 큰 얘기거리를 해대던 우리 삼촌의 큰 얘기 놀이의 식상함이고
그건 마치 거리 영화 포스터 앞에서의 장치가 감추어진 대화들이지요.
배 칠수, 배 철수는 선가르기 놀이를 할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구분
모호한 지시체들의, 구역들의 엉킴 속에서 경직된 깃발 꼿기 놀이 보단
오히려 그것으로 부터 미끄러짐의 유희를 혼잣말 한겁니다..
}
/*lurker는 해독기를 위한 메타 글쓰기를 하는 자라 synesis의 글쓰기를
합니다.
lurker는 괄호를 닫고 언제 소주 한잔 할날을 기대하며 */
}

 X  2003/10/21   
zabel ▒

쓰신 글을 보니 더 알기가 힘들어 집니다...
ToT

  200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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