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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5-05-11 21:45:29, Hit : 388)
[펌]Kenneth Loach
(
'.
근자에 들은 말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말이라는.   정말 그렇지 않은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기때문에 좌파가 필요할 수 밖에.   구두님의 말씀대로 기묘하게 눈물겨운 영화들이다.   더불어 무능한 사랑은 불행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제발 부탁인데, 인간들이여.
아무리 꼴려도 함부로 사랑하지 말지니.
.'
)
   + + +
출처 : 바람구두의 문화망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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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Kenneth Loach)
오늘날 좌파로 산다는 것의 의미 - 세계영화계의 마지막 빨치산

  
   역사란 향수가 아니다. 역사는 왜 우리가 지금의 모습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왜 우리가 현재의 상황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역사가 향수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권력을 가진 부르주아들에게 적합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며 따라서 역사를 탐구하여 민중들에게 그들의 역사를 되돌려 주는 것은 감독으로서 갖는 책임 중 하나인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야말로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민중의 과거에 대한 생각을 조절할 수 있다면 당신을 그들의 현재를 재조정할 수 있고 현재를 조정하게 되면 결국 그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대한 민중의 생각을 조정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켄 로치

  가끔 주변의 지인들에게 너는 '좌파'라는 말을 듣곤 한다. 인터넷상의 심심풀이 심리 테스트에서 진보성 유무를 판별하는 테스트에서도 비교적(?) 진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보아서 어느 정도 그런 구석이 있기는 한 모양인데 나는 누군가에게 '좌파'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도 마음이 뜨끔하다. 그런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좌파란 말을 듣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자괴가 들어서이고, 우리 사회가 아직도 좌파를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직장 생활하는데 어떤 불편(좌파라는 것이 단지 불편할 정도의 수준이라니 세상 살기 참 좋아졌다.)이나 있지 않을까 가슴 죄게 되기 때문이다. 어느 직장에나 수구보수꼴통들은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한 일년쯤 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 <시네 21>을 보다가 김규항이 우리나라에는 어째서 '켄 로치' 같은 감독이 나오지 않느냐는 요지의 말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장선우, 여균동 감독 같은 이들이 그런 역할을 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뭐 요지는 그랬던 것 같다. 두 사람이 한 때 마당극 문화운동 등에 참여했던 것은 사실이고, 나름의 중요한 역할들을 했지만 현재로선 그들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기 참 어렵게 되었다. 나는 그들의 영화들을 보면서 세상에 어떤 긴장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좌파란 세상을 긴장시키는 존재이어야 한다. 진보나 변혁 혹은 대안이란 것은 기성 사회와 불화하지 않을 수 없으며 긴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장선우나 여균동 감독의 영화가 기성 사회에 어떤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는 흔적을 현재로서는 발견할 수 없다.

  칼 마르크스는 "<인간을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로 생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사랑에는 사랑으로서만, 신뢰에는 신뢰로서만 교환하게 될 것이다. 예술을 감상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예술적 훈련을 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싶다면, 당신은 실제로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사랑을 일깨우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면, 곧 당신의 사랑이 사랑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만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생명의 표현>에 의해서 당신 자신을 <사랑받는 자>로 만들지 못한다면, 당신의 사랑은 무능한 사랑이고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라고 말한다. 좌파의 기본 요소는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로 사랑에는 사랑으로만 신뢰에는 신뢰로서만 대하는 것.

  이렇게 말하면 너무 원칙적이고, 도덕적이지 않은가 하고 물을 지 모른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그렇다. 우리는 파블로 카잘스가 말한 것처럼 지금 현실 정치나 군사적 긴장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사회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좌파는 더 이상 혁명적 변혁을 주장할 수 있는 세력이 아니고 현재로서는 그럴 힘도 없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더 좌파의 필요성은 증가한다.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장선우나 여균동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이상을 아주 쉽사리 접고 흔히 말하는 연착륙이란 것을 거뜬히 해내는 알바트로스들을 본다. 함 선생이 바보새라고 말했다는 바로 그 새. 하늘에 떠 있을 때는 그렇게 우아하게 날지만 그들이 땅에 내려왔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이 얼마나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지 알 게 되었던 것이다.(뭔 말인지 모르시는 분은 저녁 9시 뉴스를 열심히 보시라. 과거 노동운동의 대부, 학생운동의 지도층, 존경받는 대학 교수들이 모여 앉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그리고 역시 자신을 돌아보시라. 이 말이 과연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이라고 해당사항이 없을까!)

   1936년 영국 워윅셔주 뉴니튼에서 출생한 켄 로치 감독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5~60년대 영국 프리시네마로 출발하여 BBC방송의 TV 연출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때 연출했던 경찰드라마 시리즈물이 국내에도 방영되었던 이다. 사실 켄 로치가 우리에게 처음 다가온 작품은 영화가 아니었다. 62년에서 78년까지 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방영되었던 영국 BBC의 TV시리즈물 "제트카"를 만든 사람이 바로 켄 로치이다. 경찰 액션물인 이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친숙하게 된 그는 당시 명망있던 사회주의자, 프로듀서 토니 가렛을 만나면서 "The Big Flame"같은 TV물을 만들고 자신의 사회주의적인 관심사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켄 로치 감독은 1964년 BBC에서 경찰 드라마 Z카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지만 부두 노동자와 영국노동운동의 몰락을 그렸던 노조에 관한 다큐멘터리들은 모두 방영이 금지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공사장 노동자를 다룬 영화하층민들은 배급사를 찾지 못하고 깐느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은 후에야 공식적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노동자 계급의 삶, 복지정책의 허상 등을 다룬 드라마를 만들었고, 67년 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였다.

   그의 모든 작품이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켄 로치 감독의 유럽에서의 위상은 놀랄만하다. 스타 시스템이나 스팩터 클한 장면에 의지함 없이 탄탄한 드라마와 사실적인 연출을 바탕으로한 작품성만으로 그는 유럽 최고의 감독으로 각인되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영국 노동자 계급의 문제를 살피는 사회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받음은 물론 상업적인 성공도 동시에 거두고 있다.

  켄 로치는 일명 <블루칼라의 시인>이라고 불린다. 그는 보수적인 영국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한번도 양보한 적이 없는 정의파 감독이다. 켄 로치는 우리나라 관객에게 낯설지 않은 감독이다. 96년에 스페인 내전을 다룬 영화 <랜드 앤 프리덤>, 98년에 <칼라송>이 개봉되었으며,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와 <명멸하는 불꽃>이 이미 비디오로 출시되어 있다.

   "모든 우파에게 그의 영화는 최악의 영화"라는 평가를 들을만큼, 초지일관 사회주의에 대한 희망과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켄 로치 감독은 젊은 시절부터 노동자들과 그들의 소외된 모습을 작품에 담아왔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한번쯤 사회 모순을 돌아보게 하고, 변화를 생각하게 하는 이 시대의 양심적인 지식인이자 깐깐한 예술가이다.(켄 로치 감독의 <랜드 앤 프리덤>을 본 날 저녁 나와 친구들은 태평로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공원에서 오랜만에 야외 음주와 운동가를 부르며 통음에 젖은 적이 있다. 가슴이 아팠다.)

   영화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영화의 힘을 믿고 있는 유일한 감독 켄 로치. 그에 대한 영화인들의 찬사는 대단하다. 키에슬로프스키는 기꺼이 그의 조감독을 하고 싶다고 고백했고, 대니 보일은 그를 유일한 영국 영화 감독이라고 칭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그룹 오아시스가 그들의 노래로 그에게 오마쥬를 바쳤다. 세계 영화제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열광적이다.

  <하층민들>은 91년 '올해의 유럽영화'로 선정되었고,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수상작인 <케스>는 깐느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선정되었다. <랜드 앤 프리덤>으로 95년 깐느 비평가상과 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켄 로치 감독의 필모그라피>

2000년 Bread and Roses(빵과 장미)
1998년 My Name Is Joe (내 이름은 조)
1997년 The Flickering Flame (명멸하는 불빛)
1996년 Carla's Song (칼라송)
1995년 Land and Freedom (랜드 앤 프리덤)
1994년 Ladybird Ladybird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
1993년 Raining Stones (레이닝 스톤)
1990년 Hidden Agenda (숨겨진 의제)
1990년 Riff-Raff (하층민)
1986년 Fatherland (조국)
1984년 Which Side Are You On? (당신은 어느편입니까?)
1981년 Looks and Smiles (외모와 미소)
1980년 The Gamekeeper (사냥감지기)
1979년 Black Jack (블랙잭)
1972년 Family Life (가족생활)
1969년 Kes (케스)
1967년 Poor Cow (불쌍한 암소)

수상 경력

제46회 깐느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베를린 영화제 비평가상



참고사이트 & 참고
도서 -
『시네21 영화감독사전』 / 한겨레신문사/1999년

뿔
  - 영화평론가 이효인이란 사람을
혹시 아시는지. 인터넷으로 현실에 뿌리내린 대안 공간을 꿈꾸던 이들이 모여 만들었던 <자객>사이트와 흡사한 이미지의 홈이다. 사실상 같은 이들이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반드시 알아두시라. 피가 되고 살이 되리니.(한글)

필름
스카웃
 
  - 켄 로치 감독의 실제 음성을 들어보고 싶다면 이곳에 가면 된다. (영문)

  


* <랜드 앤 프리덤> 등을 제외한 몇 편의 영화평은 인용입니다.

좌파영화의 십자군 - 켄 로치 감독의 영화들

   <하층민>
   1991년 로버트 칼라일, 에머 맥커트, 지미 콜먼 주연.  영국의 건설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씁슬한 코미디가 가미된 드라마. 철의 여인이라는 마가렛 대처의 장기집권이 끝난뒤에도 영국의 경제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것이 없었다. 예를 들어 노동의 공간이던 빌딩을 부수고 레저용 건물을 만드는 상황과 영화의 주인공이 허름한 폐가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상황의 대비는 그러한 사회상을 암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켄 로치가 구사하는 영화의 작법은 그가 지금까지 고수해온 방식으로 그는 다큐멘터리적인 접근법을 선호한다. 그는 먼저 소재가 되는 대상을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그 대상이 처한 상황과 문제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성은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각본을 쓴 빌 제시의 역할도 컸다 하겠다.

   <레이닝 스톤>
   1993년 부르스 존스, 줄리 브라운, 젬마 피닉스 주연.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실업자인 주인공 밥이 그의 딸 콜린에게 드레스를 마련해주기 위해 돈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온갖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런 이야기는 채플린의 영화들이 보여준 이야기와 닮았고, 채플린의 이야기처럼 동정심을 유발시킨다. 이는 켄 로치가 채플린에게 많은 것을 가져왔다기보다는 채플린 자신이 사회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형식은 독특한 형식이 아니라 가만히 관찰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연출법을 구사한다. 이는 섬세한 촬영화 더불어 이작품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만든다. 그럼에도 작품의 구조는 그런 단순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섬세하고 세련되게 정리되어 있다.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
   1993년 코리시 록, 블라디미르 베가, 샌디 라벨, 모리쇼 베네거스, 래이 윈스턴 주연. 마음이 착하고 남자들에게 잘하지만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많은 여인에 대한 이야기. 노동계급이라고 통칭되는 영국의 하층민들에게도 성차에 따른 사회적 분업은 물론 성적 차별이 존재한다. 미혼모와 아이의 입양을 처리하는 영국의 복지정책이 도움을 필요로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 오랜 가부장적인 전통을 유지해온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당해야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독은 영화라는 틀에 담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영화들이 선과 악, 혹은 권력집단과 개인을 다룰 때 흔히 빠지기 쉬운 이분법, 강한자는 악하고 약한자는 선하다는 상투적 접근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는 더욱 빛난다.

<랜드 앤 프리덤>
   1995년. 이안 하트, 로자나 파스토르, 이시아르 볼레인, 마르크 마르티네즈 주연. 파시즘에 대항하는 최초의 투쟁인 동시에 실패한 혁명이었던 스페인 내전을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영화. 감독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혼합하여 재구성해내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입장에 치우침이 없이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해내었다는 평가를 받음.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은 내란 막바지에 이르러 당시 소비에트의 지시를 받던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 스탈린주의는 그 당시 유럽의 거의 모든 공산당이 채택하고 있던 강령이었다. 중국공산당이나 조선공산당 역시 코민테른의 말 한 마디로 좌우되던 시절) 무장해제를 당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좌파의 기치 아래 함께 투쟁한 그들은 동일한 사회주의자들에게 무장해제를 당한다. 현실적으로 존재했던 스페인에서의 혁명투쟁이 바깥에서 뿐만 아니라 내부의 갈등과 배신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명멸하는 불꽃>
   1997년. 500명의 노동자가 해고되었다는 자막으로 시작된는 다큐멘터리로 현재 리버풀에서 진행중인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항만은 가장 열악한 작업장이고, 리버풀이란 곳은 이러한 항만중에서도 노동자들의 힘이 가장 강력한 곳이다. 감독의 극영화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적인 접근방식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작품으로 작품에서 관객들은 리버풀의 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계속하며,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리고 문제의 발단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를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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