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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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님께서 남기신 글 (2003-11-04 12:21:19, Hit : 627)
사방
강에  바람이  불고 낙엽들이 많던데  금년이 더워서 그랬던지  낙엽이 정말 많더라.
아침에 하늘을 보니까  오늘은 어제보다 맑았는 데 그저께도 맑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낙엽들이나 되니까 무심하지. 뒈져도 그만이잖아. 금년 이 동네는 좆으로 따지면 정말
좆나게 더웠지... 그래서 그런지 깡그리 떨어져 버렸다.멀리서 불어오는 바람도 누군가가 그러는데  추울거래.그러니까 나무를 보면 다 떨어버렸어. 그런데 낙엽을 밟으면 바석거리는 소리는 덜 나 태워죽은 놈들이라 때깔은 있고  바람에 실린 형국은 좋은 데 짓밟힐 때 메가리가 없어.

이제 모든 형들이 다 추억이라고 한다면 나는 할말이 없어. 형은 늘 믿지 못하거나 알지 못하거나 나쁜 놈들을 만나면 농담을 떠들어 대곤 했지. 그래서 나는 그 농담들에 도무지 웃기지들을 않았다니깐 중심이 불온하잖아. 쟤들도 그렇듯이

우리는 비주류도 아니고 콩나물도 아니고 조개구이도 아니야
우리는 그저 여기나 저기나 묵묵히 앉아서 기다리고 가다 기다리고 다시 가다 하는 뭐 그런거지 비주류들은 주류들만 보고 살다가 개네들처럼 되고 싶어서 결국은 개네들이 되버릴 아이들이니까 그렇다 치고 콩나물이야 원래 싼 값에 떨이니까 말하지는 말고 때 되면 스벌 다 벌려버리는 조개는, 쪽팔리잖아. 아예 적을 없애자. 우리가 적 부술려고 온 거 아니잖아
형, 우리는 비주류가 아니야 . 형, 우리가 봤던 것은 밤에 헤메다 보았던 무엇들이었거나 소주보다도  독한눈으로 갈구고 있던 저 무엇들이었지 않어?  어차피 소주먹고 뒈지는 세상의 소주를 우리까지 쳐먹을 필요는 없어, 오늘 밤은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게 그리고 여덟시간 저쪽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건 데, 들떠있지 말자, 안 취했다고 자만하지 말자. 타락이라는 어려운 말보다 바래는 색들이 소진시키는 것들이 얼마나 무서운 것들인가만을 확인하고 뒤돌아서자 아니, 우리가 외면하는 것은 그  것들이 아니라 저것들이지.

도무지 걱정이 되지가 않아. 형에 대해서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어 . 형의 글들에 대해서
자꾸 들어갈려고 하지 말고 땅 굴 파고 들어가 버리자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은 참으로 웃기게도 예술의 전당이었지만,
기억해 봐 우리는 땅굴을 파고 있다가 서로 부딪쳤어.

담장의 내부든 외부든 나는 도무지 관심이 가질 않아. 거기에 떠도는 수많은 개소리들이
나는 도무지 의미있는 새의 울음보다 가치있다고 여겨지질  않아.
내가 당신이라는 회원을, 그리고 당신이 나 라는 회원을 만난 장면에서,
나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엄청난 자연스러움을 발견해.
구호들이, 무엇인가 의식적인 의지들이, 조잡한 플랭카드들이, 난무하는 세상이지
그리고 그 세상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좌편이라는 엄청난 착각속에서, 구호를 외쳐야만 듣는다는 야만적인 세상의 인식대로, 나쁜 의지의 칼 날들이 모든 모남을 난도질하는 세상의 핸들을 붙잡고 조악한 텍스트들을 떡질한 채 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지.?

사방이 조용한 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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