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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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나 작가의 글 중에서 읽기 쉬우면서도 내용이 깊은 글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분의 글은 전문적인 용어가 약간 섞여있긴 하지만 읽고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에 좋은 글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은 글 앞부분에 대중이라는 말이 나와서 드는 생각입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저는 대중의 일부인데, 저는 김월식이라는 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약 3년 전에 사진학과에 갓 입학한 후배동생이랑 얘기 나눴던게 생각이 납니다. 그 때 당시 동생의 생각은 '예술은 예술하는 사람들끼리만 보고 공감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었고, 제 입장은 '빵 만들어 파는 사람이 다른 빵 파는 사람한테 인정받으려고 빵 굽는 것이냐? 대중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빵 파는 것이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 그 후배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제가 스스로 뿌듯했던 사진을, 제가 보여드린게 아니라 부모님이 우연히 보셨을 때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저는 소위 공돌이 출신, 듣기 좋은 말로 엔지니어가 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선배 엔지니어들의 삶에서 느낀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연구실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연구 자체가 삶인 사람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마누라랑 밥을 먹으면서도 머릿속 한구석엔 연구과제가 자리잡혀 있고 주된 얘기 또한 관련된 쪽으로 흘러갑니다. 하긴 마누라도 비슷한 계통에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많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글을 쓰면서 저절로 정리가 되네요. 예술가도 하나의 직업이라는 것입니다. 연구실의 엔지니어가 버리가 벗겨지도록 온갖 창의력과 영감을 동원해서 70인치 LCD TV를 개발했다고 해봤자 노벨상을 받지 않는 이상 흔히 말하는 대중은 그 가치를 알기가 힘듭니다. 고작해야 '이야 요즘 세상 좋아졌네..'하는 정도랄까요? 그리고는 곧바로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기 시작하겠지요.
김월식님의 글은 참 잘 쓰셨고 솔직하신 글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과거부터 이어지는 맥락과 같은 '대중'에 대한 작자의 인식이 아쉬웠습니다. 과거에도 '대중'은 계몽의 대상이었고.. 작가의 글에서 대중은 그저 소통의 대상으로 보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세분화/전문화되었고 따라서 예술가 또한 인류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는 힘들고 하나의 직업인데도 말입니다. 인류에 기여하는 몫이 크다는 점에서 구멍가게 사장님과는 다르겠지만, 그렇더라도 그가 행하는 몫은 인간을 모두 커버하지는 못할 텐데 말입니다. 포토샵은 누가 개발했는지 그 이름이나 아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도 모릅니다.
원래 세상이 그런 것을, 한참 고민하고 방황한 후에야 깨달았다는 듯이 말하는 태도. 그게 제 마음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김작가님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겠지요. 불현듯 예술도 주식이랑 비슷한 일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을 흔히 미인대회에 비유를 합니다. 내가 혼자 아무리 예쁘다 생각해도 남들이 모두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내가 가진 주가는 떨어집니다).. 반대로 남들이 모두 예쁘다고 해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남들 주가만 올라갑니다).. 흐미~ 처음으로 되게 길게 적은 것 같습니다. 저는 술을 참 좋아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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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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