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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여성지는, 미래의 살롱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 정말로 그리 되고 있는 면도 없잖아 있고, 볼수록 현 문화상황을 도해/분류하여 나름의 의식을(조금이지만) 개진하는 면도 없잖아 있는 것같다는.
실제의 지형이 구축되는 프로세스는 아무도 예측치 못한 쪽으로 흐르기도 한다. 그래서 잼난 것도 있을테고.
근데... 오마주 당한 본인들이 이 사실을 알면 좀 얼척없어 할 것같단 생각도 든다.
"너...내가 하는 말은 다 알아 듣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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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경의의 의식, 오마주(hommage). 때로는 오리지널의 경지를
뛰어넘기도 하는 창의적인 시각과 행위. 창간 9주년을 맞아 ‘당대 9명의 포토그래퍼 오마주’란 포토 갤러리를 준비한, <보그
코리아>의 오마주를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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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파리의 2005년 가을, 겨울 이브 생 로랑 컬렉션. 20여 분 동안 관객들은 ‘커튼 콜’을 보낼 만한 멋진 생 로랑의
오마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헬무트 뉴튼이 사랑했던 생 로랑의 시그니처 턱시도 수트, 80년대 생 로랑만의 실루엣 혁명이란 찬사를 받았던 각진
수트, 아주 여성적인 벌룬 실루엣 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파노 필라티는 진정한 스승이자 대가로서 생 로랑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의 손등에
정중하게 키스하고 있었다. 그리고 캣워크를 무대로 펼쳐진 위대한 대가들을 향한 오마주의 행진은 계속됐다. 다시 본연의 디올로 돌아와 전설적인
‘바 재킷’에 대한 예의 바른 오마주를 보여주었던 존 갈리아노, 앙드레 쿠레주와 파코 라반에 대한 재치 있는 오마주를 펼쳤던 프로엔자 슐러 등.
최근 파리 꾸뛰르에선 존 갈리아노가 전통 깊은 디올 하우스를 위해 ‘1백년 디올 꾸뛰르를 향한 오마주’란 아름다운 패션 서사극을 펼쳤다. 하나의
혁명이었던 50년대 뉴 룩, 그리고 어빙 펜, 세실 비통 등의 작업 속에 표현된 디올의 창작품 등에 대한 눈부신 오마주!
그런가 하면, 일본 감독 야수지로 오주의 작품들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었던 이세이 미야케의 나오키 타키자와처럼 천재적인 상업 예술가들에대한
오마주도 있었다. 알렉산더 맥퀸은 티피 헤드렌과 서스펜스가 느껴지는 비밀의 방 장치를 통해 히치콕을 오마주했고, 겐조의 안토니오 마라스는
18세기 영국이 배경인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Barry Lyndon>에 대한 오마주로 그 영화에 출연했던 마리사 베넨슨에게 자수가
들어간 드라마틱한 드레스를 입혀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리고 돌체 앤 가바나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위대한 패션 사진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처음 그들의 사진작가 오마주는 헬무트 뉴튼으로 시작됐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로 예기치 않게 그가 사망한 2004년, 돌체 앤
가바나 백스테이지의 벽은 헬무트 뉴튼의 강렬한 사진들로 도배돼 있었다. “레즈비언인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없는 헬무트 뉴튼 사진 속 여성들에
대해 신비감을 갖고 있었죠. 이 영원히 전설이 될 사진작가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패션쇼 내내 캣워크를 안개처럼 뒤덮었던 ‘성적인
모호함’은 피날레에서 절정을 이뤘다. 나디아 아우어만(차가운 블론드 헤어의 그녀는 헬무트 뉴튼 오마주를 위한 최고의 미장센이었다)을 비롯한 슈퍼
모델들이 커플로 등장하며 연출한 ‘레즈 시크’는 헬무트 뉴튼 사진 속 여성들이 그대로 캣워크 위로 뛰쳐 나온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헬무트
뉴튼에 대한 환상적인 오마주 이후, 돌체 앤 가바나는 2005년 봄, 여름 70년대 어빙 펜과 리차드 아베돈의 사진, 2005년 가을, 겨울,
데이비드 베일리가 61~64년 촬영한 전성기 때의 진 슈림톤 사진에 대한 오마주를 펼쳤다.
1 티피 헤드렌과 비밀스런 무대장치로 히치콕을 오마주한 알렉산더 맥퀸. 2 데이비드 베일리
사진 속의 진 슈림톤을 오마주한 돌체 앤 가바나. 3 겐조 쇼의 마리사 베넨슨. 4.7 헬무트 뉴튼에 대한 오마주로 레즈비언 시크를 연출했던
돌체 앤 가바나. 5 갈리아노는 꾸뛰르를 통해 1백 년 디올 하우스에 경의를 표했다. 6 완벽한 생 로랑 오마주를 보여준 스테파노 필라티.
물론, 지난 몇 년 사이 패션계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온 ‘오마주’는 일시적인 문화의 ‘패드(fad)’는 아니다.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오마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영화계에서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업적에 찬사를 보내며 특정 대사나
장면 또는 어떤 영화적 미장센을 표현하는 데서 시작됐다. 모두가 추억할 만한 영화 속 오마주들이 얼마나 많은가! 히치콕의 <사이코>
속 샤워 살인 장면을 오마주한 브라이언 드 팔마의 <드레스드 투 킬>, 로버트 알드리치의 <키스 미 데들리>를 오마주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를 오마주한 <제5원소>와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등. 그러나 오마주는 항상 ‘카피인가? 오마주인가?’라는 아슬아슬한 논쟁의 외줄 위에서 휘청거려 왔다. 공식적으로
드러내놓고 ‘무엇을 오마주했다’고 밝히는 통과의례를 거쳤을 때만 오마주라 인정받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오마주는
오리지널에 못지않은 신선한 시각과 창의력이 담겨 있어야만 한다. 설령 오마주임을 밝혔다 해도 카피와 다름없는 복제품에 지나지 않는다면
‘모방자’란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창간 9주년 기획으로 진행된 ‘당대 9명의 <보그> 포토그래퍼들에 대한 오마주’에 참여한 사진가 정용선만 해도 이번이 두 번째
‘헬무트 뉴튼 오마주’ 작업이었지만(그는 작년 ‘Hello, Helmut!’의 누드 작업에서 여체 위에 달마시안 프린트를 입혀 달마시안과 함께
촬영했다), 헬무트 뉴튼 같아 보이지 않는 오마주를 고민했다. “그가 패션 사진사의 숭고한 업적을 남긴 사진작가임을 존중하지만, 그가 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작업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애써 누드를 배제했지요.” 헬무트 뉴튼이 미국 <보그>의 그레이스 코딩턴과 작업한
유명한 수영장 패션 신을 선택한 그는 감각의 메스를 들어 헬무트 뉴튼식 섹슈얼리티와 페티시즘을 날카롭게 절단해냈다.
그런가 하면, 피터 린드버그를 오마주한 이건호는 자주 그의 흑백 사진 속 배경이 되곤 하는 황량한 벌판과 드라마틱한 포즈의 모델을 그만의
‘이상한 나라’로 초대했다. “이건호는 훌쩍 동화 속 판타지의 세계로 날아가버리는 피터팬 같은 사진작가죠. 이번 오마주 작업도 역시 그다운
해석이 들어갔어요. 현실일까, 비현실일까, 서커스를 이야기하는 걸까, 아닐까, 그런 모호한 자기만의 세상으로 크리스티 맥미나미와 작업한 피터
린드버그의 흑백 사진을 초대했습니다.” 이번 패션 화보를 진행했던 <보그 코리아> 패션 수석 에디터 이지아는 특히 공중에 대형 볼을
띄우는 작업이 특별했다고 말한다. “피터 린드버그의 사진 중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한 컷이었어요. 그는 공중에 띄워진 대형 볼을 ‘일식’으로
해석해 CG 작업을 통해 달과 해가 오묘하게 합쳐진 컷을 표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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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0년대 카트린느 드뇌브와
결혼했던 시절의 데이비드 베일리. 2 오중석은 데이비드 베일리의 거친 흑백 사진을 오마주하며, 빛이 만들어내는 실루엣에 집중했다. 3 오중석에게
영감을 주었던 데이비드 베일리의 사진. 4 <Unseen Vogue>와 데이비드 베일리 사진집을 보며 고뇌에 빠진 오중석. 5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 6 ‘일식’이란 새로운 영감을 준 피터 린드버그의 사진집을 보고 있는 이건호. 7 피터 린드버그 사진집 속의 검정 대형
볼이 ‘개기 일식’으로 재해석됐다. 8 자신의 사진 앞에 앉아 있는 헬무트 뉴튼. 9 정용선은 헬무트 뉴튼의 수영장 화보를 그의 식으로
재해석했다. 10 사진집을 보며 생각에 빠진 정용선. 11 김용호가 어빙 펜의 삼각 구도 속에 담은 발레리나 문훈숙. 12 김용호의 재치 있는
어빙 펜 오마주. 삼각형 속에 자신의 얼굴을 숨겼다.
또한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는 리차드 아베돈을 오마주한 사진가
이전호의 고뇌는 리차드 아베돈이 남긴 업적보다는 오히려 스티븐 마이젤 쪽이었다. “스티븐 마이젤은 대표적으로 리차드 아베돈을 오마주했던
사진작가죠. 그 오마주는 캘빈 클라인, 미우미우 광고 캠페인에 상업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 이상의 것을 이뤄내기 위해 리차드 아베돈이 말년에
몰두했던 ‘반전(Solarization)’ 테크닉을 이번 작업에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반전 기법은 리차드 아베돈 사진집 중에서도
단행본으로 제일 마지막에 출간된 <The Sixties>에 담겨 있다. “그는 죽는 그순간까지도 가장 젊고 열정적인, 끝없이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사진작가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만약 생존해 있다면 이 ‘반전’ 작업들을 어떻게 발전시켜 갔을까’를 상상해 보았죠.” 대형
선풍기의 폭풍 같은 바람을 맞으며 근육질의 발레리노들처럼 도약하는 모델 노선미의 사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리차드 아베돈에 대한 오마주였다.
그러나 사진가 이전호는 가장 아베돈적인 것보다는 그의 ‘마지막 생애의 열정’을 오마주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리차드 아베돈과 헬무트
뉴튼이 떠난 패션이라는 혹성에 외롭게 홀로 남은 거장 어빙 펜. 이 87세의 마에스트로를 위해 사진작가 김용호는 모두가 기억하는 펜의 폐쇄된
삼각 구도 속으로 인물들을 끌어들였다. “어빙 펜은 흑백 포트레이트의 새로운 장르를 완성시킨 대가입니다. 그는 인물이 가진 ‘원형’ 자체에 깊이
접근했죠.” 많은 사진작가들이 인물 포트레이트에 설명을 위한 많은 장치들을 동원하곤 한다. 그러나 어빙 펜은 언제나 피사체가 된 인물 그
자체만을 원했다. 김용호가 수많은 어빙 펜의 흑백 포트레이트 중에서 트라이앵글 시리즈를 선택한 건, 그 구도 자체가 지닌 특별한 흡인력
때문이었다. “인물에게 더욱 집중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삼각 구도는 가장 완벽한 중심과 힘의 균형, 안정감을 지닌
구도이니까요.”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흑백 포트레이트는 어빙 펜의 것이 아니라 김용호의 사람들이다. 여배우 최은희와 김혜수, 영화 감독 김기덕,
연극 배우 장두이, 발레리나 문훈숙 등. 다시 사진작가 오마주의 필름은 닉 나이트의 10년 전 퍼플 벨벳 커버 사진집을 들고 있는
김한준에게 돌려진다. 다른 대가들과는 달리 시대마다 극도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 닉 나이트의 작품들 속에서 그는 잠시 현기증을 느꼈다고 말한다.
‘도대체 무엇이 진짜 닉 나이트인가!’ 그는 지금이 아닌 10년 전의 닉 나이트로 거슬러 가고 싶다는 생각에 옛 사진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오마주 작업의 첫 장을 장식할 한 컷을 발견해냈다. 강렬한 그래픽 배경 앞에 앉아 드라마틱하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손가락에 걸친
보브 헤어 스타일의 모델(이 컷은 질 샌더 광고 캠페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 “한 인터뷰에서 닉 나이트는 자기 안의 폭력성을 현실이 아닌 사진
속에 에너지화하여 폭발시킨다고 하더군요.” 김한준은 사진 스타일에서 탐식과 폭식을 멈추지 않는 닉 나이트의 그 경이로운 에너지와 소화 능력에
감탄했다. “자신이 소화해낼 수 있을 때까지 그는 스타일의 탐식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처음 질 샌더 광고 속 담배를 든 여인의 한 컷에서
시작된 오마주는 몇 개의 상상 스토리가 됐고, 그안엔 3~4가지의 각기 다른 닉 나이트식의 테크닉이 조용히 폭발하고 있다.
그러나 헬무트 뉴튼, 리차드 아베돈을 제외한 현존하는 사진작가의 오마주를 진행했던 사진가들 대부분이 이 프로젝트 자체가 십자가와 같은
무거운 짐이었다고 고백했다. “아직 생존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작가들을 오마주한다는 건 일종의 자살 행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자신의 업적의 마침표를 마친 대가들을 위한 오마주와는 분명 그 부담의 무게감이 다르죠.” 파올로 로베르시를 오마주한 김상곤은
일부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내 파올로 로베르시의 사진을 보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그를 의식하게 되면 그를 향한 ‘흠모’가 타락하거나 변질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김상곤은 파올로 로베르시의 에이바이텐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보다는 라이팅과 현상 기법의 연구를 통해
로베르시적인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파올로 로베르시 사진을 보지 않고, 오직 그의 사진이 저의 마음속에 남긴 느낌에만 본능적으로 의존했습니다.
그의 사진 기법이 아니라 그의 ‘감성’을 오마주하고 싶었으니까요.” 김상곤의 오마주는 ‘트윈스’를 주제로 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 관능과
순수, 그리고 로베르시와 김상곤이란 이란성 쌍둥이. “감히 그와 이란성 쌍둥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그의 스타일과 쌍둥이가 되고
싶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이란성 쌍둥이가 될 만한 퀄리티를 만들고 싶은 저의 바람이죠.” 그럼 밀레를 바라보는 고흐처럼 진통을 겪었던
오중석의 데이비드 베일리 오마주는? 오중석은 그의 무형식적이고 두려움 없는 실험 정신을 오마주하고 싶어했다. 60년대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 문화적으로 활발한 첨단유행의 도시였던 60년대 런던의 애칭)’의 대표주자였던 데이비드 베일리는 닉 나이트처럼
특정 스타일에 고정된 사진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시대적 상황을 잘 담는 사진작가이지, 동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리차드 아베돈이나 어빙 펜처럼
자기만의 스타일을 연구하는 데 전력을 다했던 사진작가는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데이비드 베일리는 런던에서 보았던 ‘언신 보그(Unseen
Vogue)’ 사진전 속의 영국 <보그>를 위해 그가 작업했던 사진들이 전부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전시 사진의 3분의 1이 그의
작품들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 데이비드 베일리의 입자가 거친 흑백 사진이 그에게 자극이 됐다. 리차드 아베돈과 어빙 펜의 정교한 정물화 같은
흑백 사진의 정반대편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빛 노출과 입자를 거칠게 뽑아내는 현상, 그 무형식적인 스타일을 오마주하며 오직
자연광에만 의존한 셰이프를 연구했습니다. 회화를 완성시키듯 빛이 그려주는 모델의 라인을 사진 속에 고정시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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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진작가 브루스 웨버(왼쪽)와 데이비드 베일리. 2 박지혁은 제주도 해변으로 모델들을 데려가 브루스
웨버의 자연과 여유, 편안함을 오마주했다. 3 브루스 웨버의 사진집을 보며 사색에 빠진 박지혁. 4 김한준은 닉 나이트의 실험적인 사진 테크닉을
오마주했다. 5 자신이 오마주한 닉 나이트의 사진으로 포트레이트를 찍은 김한준의 위트. 6 이번 오마주 프로젝트의 유일한 여성 사진가인 보리의
엘렌 폰 언워쓰 오마주 화보. 7 감각적이고 센슈얼한 내추럴리즘을 보여주는 사진작가 엘렌 폰 언워쓰. 8 엘렌 폰 언워쓰 사진집 너머의 여인은
사진가 보리. 9 패션 사진계의 거장 리차드 아베돈. 10 이전호는 리차드 아베돈이 말년에 몰입했던 ‘반전’ 작업을 오마주했다. 11 리차드
아베돈의 <The Sixties>를 보고 있는 이전호. 12 김상곤은 파올로 로베르시의 감성을 오마주했다. 13 흑백 프린트에
몰두하고 있는 김상곤.
브루스 웨버를 오마주한 박지혁 역시 그가 사랑하는 자연과 여유만을 오마주했다. “그의 사진을
보면 그가 참 편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냥 옆집 아저씨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 아저씨가 놀러와 이웃들의 행복한 일상을 사진에
담은 듯 보입니다. 스타들을 찍었을 때조차도요.” 박지혁 역시 제주도 해변가를 거니는 모델들을 친구처럼 대했다. 여자들만의 여행에 동행한
그녀들의 가장 편한 친구. 당연히 사진 속 모델들의 표정은 참 편안하고 여유롭다. 사진을 보는 사람도 그냥 자연스럽게 그녀들을 따라 여행을
즐기고 행복하게 웃게 하는, 그런 긁적긁적 손으로 써내려간 일기 같은 장면들! 그리고 이번 <보그 코리아> 오마주 프로젝트의
유일한 여성 사진가인 보리. <보그 코리아> 패션팀은 그녀가 엘렌 폰 언워쓰의 사진을 담백하게 재해석해주리라 생각했다. “우연히
그녀가 사진 작업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게 됐는데, 그녀는 뒷걸음질 치며 모델들을 촬영하고 있었어요. ‘그냥 이쪽으로 걸어와 봐’라고
말하면서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촬영 분위기죠.” 보리는 모델들을 촬영 로케이션 장소에 자유롭게 풀어놓는 엘렌 폰 언워쓰의 내추럴리즘을
오마주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작가가 요구해서 웃는 것과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은 다릅니다. 전혀 다른 웃음이 뷰파인더에
포착되죠.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모델들을 참 즐겁게 웃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진가란 생각이 들어요.” 다만 보리는 자신의 뷰가 항상
엘렌 폰 언워쓰처럼 동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의 오마주는 엘렌보다 정적이고 모델들의 표정이 과장되게 담겨 있진 않다. “그녀야말로
국내 문화에서 완성시키기 힘든 감정을 보여주는 사진작가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요구대로 따로 올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피사체의 감정을 유도하는 어떤 특별한 에너지 말이에요.” 그렇게 두 달간, 밀레를 흠모했던 고흐처럼, 로댕을 바라보는 까미유
끌로델처럼, ‘베토벤 이후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그를 평생 존경했던 슈베르트처럼, 9명의 사진가들은 ‘오마주’란 난해한
창작의 과정을 하나의 의식과 같이 치러냈다. 그리고 각각의 사진 안엔 ‘과연 가장 <보그>적인 비주얼- 사람과 사물, 옷, 시대의
현상-을 바라보는 안목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색과 고뇌도 담겨 있다. 아마도 그들은 모든 비주얼을 바라보는 안목과 감각, 창의력의 ‘멘토’가
되어준 당대 9명의 <보그> 사진가들에게 이렇게 경의를 표할 것이다. “당신들의 열정, 에너지, 재치와 위트, 여자와 패션과 세상을
바라보는 모든 시각에 찬사를 보냅니다! 장장 78페이지에 이르는 이 포토 갤러리는 스승이자 선배이며, 동시에 경쟁자인 당신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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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에디터 / 김의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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