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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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 님께서 남기신 글 (2003-09-17 10:19:18, Hit : 501)
[잡글3 ]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이제 종영 3일을 앞둔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
오늘 아침 급기야 눈물을 쏟고 말았다.

어느날 우연히 '박완서'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한두번 눈을 주다보니 아침의 시작은 항상 커피와 함께
차문경과 김혁주에 맞춰져 있었다. 여름내내. 그리고 오늘까지.

이야기의 걸개는 아주 간단하다. 초등학교 동창인 문경과 혁주는 모두 초혼에
실패한 뒤 우연히 만나 사랑을 피워 올린다. 문경은 홀아버지의 맏딸이고
여학교 국어 교사, 혁주는  홀어머니의 장남이자 능력있는 성형외과 의사.
문제는 그거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병적인 집착. 과잉사랑.
결국 혁주는 그들의 사랑을 반대하며 자살까지 불사하려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혼수로 병원 키를 들고 오는 졸부의 딸과 결혼하고
문경은 혁주의 아이를 잉태한 몸으로 버려지고.... 여자저차
8년의 세월이 흐른 요즘,
혁주는 이혼당하고. 병원도 잃고, 알콜리즘으로 친구 병원 월급의사마저
거부당한 채 요양원으로 향하고 ,
문경은 그 아이를 홀로 낳아 기르며 잘나가는 사설학원 강사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중간 중간 박완서 작품이 뭐 이러냐 싶게 통속의 극을 달리다가도
아이에 대한 친권및 양육권 소송에서  이 땅이 얼마나 남성위주의 법치국가인지,
그리고 과연 법이란 정의를 실현하고 있는지 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외면의
축을  살짝살짝 비켜가는 특유의 능구렁이 문법을 구사한다.
  그리고 난 번번이 그 수법에 넘어가 아침드라마는 모두 똑같애라는 말을 도로 주어삼키며
오늘까지 계속 지켜보게 된 것이다.

티비 드라마 10편에 8편은  냉소적인 내가 아침마다 일을 작파하고  그 앞에 앉아있으니
들풀이 그런다. 그 드라마는 40대 남성들이 가장 많이 다운받아 본다고.
(참고로 들풀은 엠비시 관련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침 의외다 싶은게 그 드라마의 어떤 요소가 40대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며
슬금슬금 드라마를 훔쳐보는 걸까, 그 말을 들은 후론 계속 40대 남자들을
염두에 두며 브라운관을 쳐다보지만 짧은 직관으론 역시 풀길이 없다.
(이 시점에서 '직관'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그가 한마디 해주겠지.)

어째든 그 드라마로 하여 난,
어떤 상황에서도 꿈꾸는 삶은 희망이 있다는 것과
엄마로서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접 경험을 했고,
혁주와 문경이 그들의 아이인 문혁이와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행복해야 될 권리가 있고
아이가  아빠를 너무나 원하고 좋아하고 있기에..

  그 후속 프로는 '내 삶이 평탄했다면 난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의 작가,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박경리의 '성녀와 악녀'
  이 가을엔 드라마와 인터넷을 멀리하며 살아봐야지
  결심했는데 , 어찌 될 지는 나도 모르겠다.

  랭보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녜녜 ~ 녜녜넷.(유치원 아이들의 대답을 흉내내어.^^)
  

zabel ▒

네 멋대로 해라....같은 인물 설정이 맘에 드는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드라마를 보지 않습니다만....통속과 비범을 넘나드는 수법은 텔.레.비.젼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선 최선의 몇 안되는 선택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통속적이긴 해도 직계간이라는 시스템하에서 한 남자가 내/외적으로 박살나간다는 설정도 40대가 흥미있게 볼 수 있는 주제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머진 잠시후에

 X  2003/09/17   
intuition ▒

좀 더 근원적으로 ^^
세상에 테레비만큼 잼있는게 있나요? 없자나요? 아무 것도 할 필요없고 리모콘만
불끈 쥐고 있으면 '세상이 다 내게로 오니까'.^^ 고로 드라마를 보면서 40대가
왜? 를 운운하시면 이미 테레비 볼 자격 박탈당하신 것으로 사료됩니다요.
조금 더 차원을 낮추어서 텍스트로만 집중하는 것이 가히 옳은 판단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도 자주 안보게 되지만 요새 영화를 보면 늘 하는 짓이 몇가지 있읍죠.
처음 몇 분을 보고 나서 결말을 예견한 다음 적중을 스스로 내기하기.
쓸데없이 영화안에 어떤 사상따위(인간의 모습이겠죠)가 숨어있지 않을까 파혜쳐 보기.
(그래서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디아워스'임다)
엔딩 크래딧을 보면서 혹시 뭔가 건질게 없나 꼼꼼히 살펴보기.
등등...
저 역시 영화 볼 자격 거의 박탈 수준으로 보여지지 않나요?

이것이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세상을 단순하게 몰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맞서
싸우려 하냐 이거죠. 그렇지 않아도 싸울 일들 천지인 세상에서...

^^ 비약이 심했죠? 무슨 얘긴지 대충 짐작이 가지만 아무런 빽데이타없는
상황에서 '직관'을 '발휘'해 보자면 ^^ 40대 남자의 최대 관심사 뭐죠?
본인같은 남자? 마르고 닳도록 울궈낸 사랑 얘기들? 제 생각엔 여자일 거 같네요.
내 주변에는 전혀 없다고 생각되어지는 유형의 여자, 같이 살아보고 싶은 여자,
내가 주인공-권위적-인 이 세상을 맞서 살아가는 이율배반적으로 동경하고 싶어지는
여자, 남자 일평생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최고의 관심사 여자.
이유 불문하고 남자가 여자를 만날 때는 다 관심 있는 거거든요.^^
이건 지금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제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삐뚤어져 있을
수도 있으니깐 십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닉 바꿔야겠다 아무래도^^

 X  2003/09/17   
zabel ▒

닉 바꾸시기전에...빨리 써야겠군요...
"직관"님께서^^ 짚었듯 여자라는 관심사가 모든 수컷의 숙명임엔 틀림없겠지만, 제 주변의 남자들은...어째 힘들이 딸려서 그런지 좀....약해 빠진 존재들이 많더라구요. 드라마같은 걸보면서도 자신의 약함을 대변하는 인물에게 동류의식을 느끼는 부류가 생각보단 많았던것같은...음., 물론 저의 경운 아직은....이성의 관심으로 모든 연예인을 대합니다만...캇캇.....^ㅠ^....후릅. 빠박! 우....역시 울 집사람 손은...맵군...요.
.
.
참. 그리고 개인적으론 드라마의 내용자체/테마보다, 그 잔잔한 세부같은 것이 제게 더 큰 파장으로 와 닿을때가 많았습니다. 절대로 어느 매체/예술/작품에서도 건드릴 수 없는 리얼함같은거요.
한...몇년도 더된 이야기인데, 아마 김수현 드라마였을껍니다. 통속의 한계를 보여줬던 작가란 기억외에도 정말 또렸이 기억남는 장면이 있거든요. 물론 제 기억안에서 첨삭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만...쩝.
.
.
부부문제로 남편과 대판싸우고 나온 부인이 눈시울을 붉히면서 차를 몰고 집밖으로 나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절망적인 어조로.. 나쁜 자식...나쁜 자식...하면서, 시장 어귀로 차를 몰고 가는 중에...순간 차를 멈추게 되거든요. 그리고 눈을 천천히 껌벅이면서 대사 한줄을 칩니다.
"어머....열무가 벌써 나왔네......"
.
.
그 부인의 설정이 엄청나게 가정이라는 테두리에 의존하고 사는 역활이라, 이보다 더 명료하게 드라마 상황을 드러낼 순 없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적어도 어떤 것을 표면에 제시하는 방법에 있어선....난 아직도 하안참 멀었단 생각을 그때....했었죠.
쓰다 보니....정말 심각한 횡수로 흘렀군요....쩝. 금 이만.

  2003/09/18   
랭보 ▒

귀여운 수컷 두 분, 땡큐~

 X  2003/09/18   
intuition ▒

자벨님 아무래도 우리가 랭보님한테 희롱(?)당한 거 같지 않습니까??^^

 X  2003/09/19   
zabel ▒

음.......제 평생 소원이....(성)희롱당하는 것이었음을..밝히는 바입니다.

  2003/09/19   
paralipsis ▒

저어~ 소박한 자벨님의 소원이라니........ (heart, heart~)
뤼이(luyee)의 안목을 무시할 순 없는거였군요.
제 사촌 뤼이 왈, "언니, 자벨님 장가 안 갔으면 형부감으로 딱인데 말야..."
하던데요.

아..... 빠바박ㅡ! 받으시면 안될 발언을.... 제가.... ㅠ.ㅡ
지금, 싸모님 옆에 계시나요? 그럼 전 이만...... 3=3=3=3=3

 X  2003/09/19   
zabel ▒

핫핫핫.....어딜가나 식을 줄 모르는 이놈의 인.....빠퍼벅!!!

 X  200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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