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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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4-04-01 02:35:21, Hit : 414)
제목을 분실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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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도 그렇고 프리첼도 그렇고.   인터넷의 커뮤니티나 클럽 시스템에 각별한 불만감을을 느껴온 터라 블로그에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이제껏 보아온 인터넷 시스템중에선 가장 맘에 드는 것같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발언을 단체/강제성 없이 성긴 네트웍으로 형성해 나가는 점도 그렇고, 뭣보다 개인의 발언을 개인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구조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은 정녕 희망이다.
물론 상업성을 전제로한 구조이니 만큼 점차로 나아지리란 희망은 버려야 겠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괜찮은 듯 보인다.
참고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는 html 쓰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재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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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엠파스의 화이부동님 블로그에서 펀 것입니다.   허락관계로 답글을 달려했더니 엠파스가 공사중이라는군요.    차후에라도 이의를 제기해 주시면 삭제될 것입니다.   간만에 넷에서의 감동이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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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는 늘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대출했고, 대출한 다음날이면 또 어떤 책을 대출할까 생각했다. 무엇을 읽을까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출하는 순간 내 손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그것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뿐이 아니었다. 수업료를 겨우 내는 형편이었으니 돈이 궁하기는 했지만, 종종 과외 아르바이트로 15만원 정도 받으면 그 날, 혹은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그 돈 전부를 서점에서 쓰고 말았다. 그렇게 쌓인 책들은 큰짐이 되어 이사를 다닐 때마다 가족들의 핀잔을 들었지만, 나는 꾸역꾸역 그걸 다 포장을 했고 거의 혼자 실어 날랐다. 책에 대한 집착을 일부 버린 것은 결혼을 할 때였다. 책을 보관할 공간이 없었다. 처음에는 도서관에 기증할 생각에 알아보니까, 학교 참고서나 전집류인 줄 알고 이런저런 까다로운 조건을 이야기했다. 됐다. 그냥 고물상 아저씨에게 주어버렸다. 그렇게 몇 백 권을 버렸고, 남은 것을 추려서 신혼집으로 가져왔는데, 이사오면서 버린 책들이 무엇인지도 역시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연히 무엇을 읽었는지도 기억하기 어렵다.

과연 그 권수, 부피는 무엇을 의미했던 것일까? 그저 조바심이 아니었을까? 아침마다 달라지는 기분, 조그마한 일에도 휘청거리고 있다는 불쾌감.. 어디 한 곳 안정감을 찾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개념에 의존했던 것이 아닐까?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사물, 사건 하나 이해할 힘도 없으면서, 세계의 본질이나 역사의 속성을 알 수 있다고 믿었으니.. 만약 음악이나 문학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어땠을까를 종종 상상해본다. 알 수 없다. 분명 문학은 매혹적이었지만,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건 내 몸을 태운다. 나를 꼼짝못하게 가두고,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한 다음에야 나를 놓아주었다. 내 몸을 관통하는 낯선 타자였다. 좋은 기분일리 없었다. 두려웠다. 반면 개념들은 얼마나 안도감을 주는가! 그런 안도감이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알게되었다.

나는 그 시간동안 지체되어 있었다. 어떤 유형의 말을 구사하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그건 습관의 문제일 수 있다. 문제는 성숙인데, 나는 이제야 그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종종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자신의 힘으로 사람과, 사물, 사건을 대하면서 삭혀 가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들게 된다. 그들이 사랑스럽고, 내가 부끄럽다.


이글에 대한 화이부동님의 리플 :
이걸 점심시간에 혼자 조용히 써서 올린다음 지울까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제스쳐가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버린 책의 무게, 권수.. 저는 많은 시간을 그저 책꽃이에 꽃힌 책들을 바라보면서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급하게 몇권 읽다가 다시 마음이 바뀌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바람둥이라고 할만했죠. 늦은 자각은 그것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대해 몰랐다는 점. 책으로 만나거나 다른 수단으로 만나거나 문제는 만나는 사람의 자세인데,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늦게야 알았다는 것이죠. 그저 시간만 허비했다는 점, 그것이 참 부끄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부끄럽다고 말하는 순간 왠지 마음이 불편해지는군요.(Nomad님의 의견에 따르면 이것이 소심함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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