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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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4-06-04 04:18:45, Hit : 343)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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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종호님의 블로그에서 퍼온, 역시 동명의 제하를 가진 게시물입니다.   머 반도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어쩜 저리도 지저분한 것들끼린 똑 닮았을까란 생각을 지울 수는 절대 없었다는.    jot ga ten 새끼들.

사는게 다 그렇지 머.란 위무로도 대체가 안되는 상황이 점점 많아지는 기분입니다.   학교가면 기분이 너무 찝찝하다는 조카의 말이 귓가에 윙윙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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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무렵 들었던 농담반 진담반의 얘기가 아직 유효함을 느낀다. 엊그제 같이 술을 마신 친구는 아직 소설집을 가지지 않은 후배였다.(디어헌터의 분류법에 의하면 '학자형'에 속한다.) 청탁이 들어오지 않는 현실과, 문예지의 청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얘기로 한숨을 지었다는... 이 '장엄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 농담반 진담반이란 이런 것이다.
문제:우리나라에서 글을 써서 '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   : 1. 정말 좋은 글을 쓴다.
        2. 섹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3. 발품을 판다.

등단하기 전에는 그 완고한 '등단의 벽'을 뚫는 것에 모든 힘을 다 소진하기 때문에 사실, 그 성 안에서의 일들과 소문들에 대해 남의 일로 생각하는 일이 많다. 등단을 하게 되면 그 다음은 '청탁'이 오느냐 오지 않느냐로 쓸모없는 힘을 쓰게 된다.(물론 이것은 '글 외적인 일'에 대한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 문예지의 청탁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한 두군데 문예지를 제외하곤 청탁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대충 이렇다. 첫번째, 잘 나가거나 잘 아는 사람들에게 청탁이 간다. 두번째, 열심히 발품(술품)을 파는 사람들에게 청탁의 기회가 주어진다.
등단한 뒤에 오지 않는 청탁 때문에 여기저기 투고를 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문예지는 '투고'를 받지 않는다. 소위 메이저문예지도 마찬가진데, 최근에야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투고를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저희 문예지는 투고를 받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부 편집위원들에게 보여줄 수는 있으니 우편으로 보내주세요.'라고 말한다. 이런 고압적인 자세로 나오면 일단 투고할 맛이 떨어진다. 뭐 발표 못해서 환장했나?
그렇다고 사실 발표할 지면이 없어서 투고를 하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문예지가 얼마나 많은가? 지방지나 알려지지 않은 문예지에 투고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이름값'에 누가 될까, 혹은 실제로 누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한 이유는 원고료의 문제다. 태반은 받지 못하거나 거의 장당 2~3천원 수준의 원고료로 만족해야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또래 소설가인 모모의 말을 나는 너무나 절실하게 동감한다. "소설을 나는 저주한다."고 한말. 소설이 그의 인생의 모든 것이었으나, 결국 소설적인 현실 앞에서 무력해지고마는 자신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또 어떤 소설가는 내 공무원 1년 연봉만큼도 벌지 못한 지난 10년에 대해 말하면서 작은 한숨도 내쉬었다. 대부분 글을 쓰는 사람들은 크나 작으나 자폐증상이나 사람들 낯을 가리는게 심한게 보통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사람들에게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는다. 오직 얼굴을 많이 내밀고, 술자리에 많이 참석하고, 안면 익히고, 청탁 따내고... 어떤 술자리에서도 소설, 혹은 문학에 대한 진지한 얘기가 오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다들 그런 진지한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눈치인 것만은 분명한데, 실제로 그런 얘기를 나누지는 못한다.
가끔 나이 든 분들이 하는 얘기 중에 '요즘 글쓰는 사람들은 술을 잘 못마신다'는 말을 듣게 된다. 또는 일반 사람들도 '글쓰는 사람은 술을 잘마신다'라고들 말한다. 뭐 실제로 6~70년대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당대엔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이것이 '술 권하는 사회'겠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지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는 얘기는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술판 분위기가 대부분 우리나라의 '형님 문화'와 절대적으로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 다정한 형님 아우지 말 바꾸면 패거리문화에 조폭문화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잘 나가면 형님 이거 실어주쇼, 그래 아우 글 당연히 실어주지...이거고, 못 나가면 형님 더러운 세상 술이나 한잔 사쇼, 그래 아우 아니면 날 누가 알아줘...이거다. 전자나 후자나 맘에 안들긴 마찬가지다. 글은 결국 혼자 쓰는 거다. 물론 발표는 혼자 발표하는 건 아니겠지만..-_-;; 서로 위무하고 자위하는 건 정말 못 볼 짓이다.
내가 작가회의에 적응하지 못하고 6개월만에 탈퇴한 것도 그런 이유가 크다. 형님, 아우하면서 뭔가 자신은 큰 일을 하고 있다는 턱없는 자부심에, 문단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것에 대한 피해의식들,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인 경계심, 누군가를 가르치겠다는 쓸모없는 인텔리 의식들...

항상 말을 하다보면 엉뚱하게 빗나가는데..-_- 뭐 발품팔아서라도 발표하겠다는데 욕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나도 기회만 되면 언제든 발품 팔 거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발품팔 때 팔더라도 정당한 투고의 창구는 열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청탁은 우리가 한다, 니들은 기다려라~ 웃씌, 그렇게 기다리다 사장된 작가들을 너무나 많이 봐와서 한숨밖에 안나온다. 정말 꿀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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