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1360  38/68   회원가입 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3-05-03 01:25:34, Hit : 507)
[펌]패밀리 포 러버스 콘체르토

해우소에서 펐습니다.      언제나 가족만큼 단단한 구속력을 지닌 집단도 없지만, 가족만큼 외부의 액션에 열려있는 집단도 없을 겁니다.     시간에 따라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와해의 과정을 겪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구성원의 밀집을 유도할 수 있는, 지혜를 지닌 사람들이 가끔씩 존재합니다.

-----------------------------------------------------------------------------------------


◆ 소지로   05-02 | VIEW : 710
  

아궁... 빡신 일들이 또 시작되었는데....

근로자의 날이라구 해서 술을 진탕 먹고 들어왔다오...

헬렐레...해서 쓰는 글이오. 일때매 끄적거리고 싶어도

못끄적일 경우가 많을 것 같아서..

아니징. 걍 헬렐레해서 멋대로 끄적이게 되는 글이라오.

거의 술꼬장 수준이 아닌가 싶소.. *^^*

사랑때문에........

많이도 갈등하고 많이도 상처입고

그런 기억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당연히

많은 것 같소이다..

그 사랑이 사연이란 건. 대부분

연인에 대한 연정이 아닐까 싶소.

가족은 언제나 곁에 있고, 그것이 당연하고

그게 아니라면 엄청난 상처가 되니까.....

당연히 가족은 자신을 아껴주어야 하고

가족은 자신이 상처입는 걸 허락하면 안되니까..

연인은. 타인이. 가족이 되는 것.

그 과정에 가치를 두더라도 엄청난것 같소이다.

본햏도 그랬소. 여친. 본햏집에 처음 데리고 오는 날..

가족은 안중에도 없었소.

그저 이 사람이라면 내 인연이야. 이 사람이라면 누가 뭐래도

가족이 뭐라한다해도 지켜주며 살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우리집에 가자고 대담하게 말을 꺼냈더랬소.

그래서..버스 안에서 불안해하는 여친을 달래며

본햏집에 왔소이다.

물론.... 솔직히 목적은. 자빠링이었다오.

그 당시엔. 본햏.. 함바집으로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더랬소.

지금은 집을 본햏에게 맡기고, 새로운 가게를 열어 그곳에서 생활하고 계신다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 주무시는 것 같았소.

그래서 오호라 잘 풀리는구나 하며

방으로 여친과 들어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므흣한 시간을 보내었소.

여친..보통 땐 소리를 줄곧 참으나 술을 마시면 소리가 매우 커진다오.

어머니 한번 잠드시면 푸욱 잠드시기에. 별 걱정없이 므흣한 시간을 보냈었다오.

므흣한 시간이 끝나고.. 본햏 옷을 입고 물을 따르러 거실로 나갔었소

깜딱 놀랬소

어머니 거실의 식탁에 앉아서

홀로 소주를 비우고 계시더이다…

본햏 얼어버렸소. 본햏 방은 방음도 잘 안되어 아무리 음악을 크게 틀어놓아도

어머니방까지는 소리가 미치지 않으나 거실에선 대충 들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소..

어머니 굉장히 무서운 분이시라오.

촌철살인. 그것이라오. 한마디 말로 아들내미의 정신세계를 파괴직전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언령’을 구사하시는 분이라오. 터프하시기까지 해서 본햏 줄곧 도마로도 맞아보고

오디오 스피커로도 맞아보고 식칼 칼등으로도 맞아보고 대파 한단으로 맞아도 보았다오.

본햏 이빨을 딱딱 부딪힐 지경이 되었더랬소. 아무리 장성한 남아라 할지라도

어머니 앞에선 그저 뽈뽈 기는 강아지였다오.

본햏 어머니. 굉장히 강한 분이셨소.

아버지는 백수셨다오. 돌아가셨지만.

홀로 조그만 식당에서 추석, 설날에도 밥장사를 하며 우리 식구들을 꾸려오셨다오.

지금은 독일가서 살고있는 본햏 형님과, 본햏과, 동생, 당시 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다섯명을 홀로 부양하며 살아오셨소.

그리고 본햏에겐 어머니가 너무나 특별했소.

본햏 아버지.. 무엇이 이상하신지는 몰라도. 한사람의 누군가를 미워해야만 다른 사람들에게

정을 줄 수 있는 분이셨더랬소. 어머니 말로는..본햏이 재수없게 그 케이스에 걸렸었다고 했소.

본햏이 태어났을 때 사주가 부모에게 안좋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어봤었소.

그래서.. 본햏 애기때부터 어머니께서 본햏 끌어안고.

맞아죽을까봐 끌어안고 보일러실에 이틀간 숨어도 계셨었고, 파주다 강릉이다

도망쳐다니셨던 적도 많다오.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 큰선생님 집에 맡겨져 무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도 어머니의 배려였고

방학 땐 집에 줄곧 있어야 하니까 중국이나 일본이나 선생님들 따라가서

그곳에서 생활하며 운동을 배우다 오곤 하던 것도 어머니의 배려였다오.

줄곧. 꼬마때부터 아버지께 죽일놈 미친놈 죽어야할놈 소리를 들어오며 살던 본햏에게

어머니께선 끊임없이. 아니다. 넌 가장 사랑스런 아이다. 강해져라 강해져라

말해주시곤 했었다오.

그래서 본햏은 어머니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누구보다 무서워했었소.

그런 어머니께서.

본햏 여친 집에 첨 데려와 자빠링하고

그 소리가 들렸을 법한 거실에서

홀로 소주를 드시고 계신 것이었소.

감정을 이입해본다면

그 순간 무엇을 해야할까 대략 멍~~~해지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것 같소.

순간 어머니꼐서 본햏 바라보며 씨익 웃으셨소.

더욱 멍해졌소. 난 주거따 속으로 삼백번 복창하며 그 이후의 행동을 모색하기 시작했소.

그런데…갑자기

‘오빠 뭐해?’ 하며

본햏 잠옷을 걸친 여친이 거실로 나왔소.

초를 치는것도 아주 왕초를 쳐버린 것이었다오.

정말 그 때 기분을 자세하게 형용해버린다면

해우소넷이 트래픽초과를 또 일으키던지

본햏 글을 쓰다 과로사해버릴지

둘중에 하나인 것 같다오.

그렇게 몇초가 흘렀소. 본햏과 여친은 결빙되고

어머니는 소주를 홀짝이셨소.

날벼락이 떨어질줄만 알았소.

그런데..갑자기 어머니께서 식탁의 의자를 탁탁 두개 빼시더니

‘같이 마시자~ 심심했써~’

그러시더이다..

그 말이 모종의 이후사태를 암시하는 반어법일까 본햏 머리를 고속으로 굴렸소

근데 이 여친…. 척척가서 딱 앉더니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어요~ 어머니 참 예쁘시네요~’

이러는 것이었소.

본햏 속으로 클나따클나따클나따를 대략 인간마음의 한계선상을 달릴 정도로

빠르게 읊었소.

그런데 어머니… 여친에게 잔을 주더니 소주를 따라주며

‘아이고.. 아가씨가 더 이쁜거 같네요’

라고 하시는 것이었소.

그제서야 본햏 살짜기 안심하고 자리에 가 앉았소.

그리고 함께 소주를 마셨소.

여친 화장실을 간 새에

본햏에게 두마디 하셨소.

‘다컸네. 믿는다.’

그러면서 본햏 머리칼을 아플정도로 비비듯이 쓰다듬어 주시었소.

다른 장황한 이야기가 필요없었소.

믿는다.

그 한마디엔.. 아쉬움과, 대견함과, 기대감과, 그리움과, 사랑이

모두 어우러져 있었다오.. 순간 왈칵 눈물이 솟았소.

어머니께서 말을 이으셨었소.

‘또 좋아하다 헤어져서 죽네사네하면 내.손.에. 주..거~~ 난 너 그렇게 안키웠어.

집에까지 데려온 거 보면 확실하겠지? 확실히 아껴줘야된다… 여.자.는.

믿.는.사.람.의.사.랑.을.먹.고.살.아.’

본햏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소. 그 때 여친이 화장실서 나오길래

재빠르게 딴청을 피우며 술을 계속 마셨소.

이상스레 여친과 어머니의 궁합이 잘맞았소. 하는 이야기마다 공감하며 정말로

즐겁게 술을 마시더구려.

너무나 즐거웠던 모양인지..술이 다 떨어지자 그 새벽에 어머니께서

동네 노래방 가자고. 노래방 쏜다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노래방까지 갔다왔었더랬소.

실컷 놀고 자기 전에 여친에게 살짜기 물어봤소. 아까 당황스럽고 무서웠지 않느냐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무섭진 않았다고 하더이다. 척 보니 무척 속깊은 분 같았다고.

본햏 집에 놀러온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고 하더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본햏 여친.. 본햏보다 어머니를 더 챙긴다오. 어머니는 본햏은 갈구시면서

여친은 마냥 이쁘다고만 한다오.

행복한 현실이오. 가족과. 가족이 될 사람이

서로의 관계를 믿으며 아껴주는 모습. 너무나 보기 좋다오.

앞으로. 본햏은 평생.. 두명의 여성을 지키며 살아갈 것이오.

어머니와. 반려자.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보오.

본햏 모르는 동안에도.. 아니. 의식이란 것이 제대로 박혀있지 않을 때에도

지켜지며 살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지켜야 갚을 수 있을 것인지 짐작도 안간다오.

지킨다는 것.

사랑의. 최선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오.

나라를 사랑하면 나라를 지키는 것이 최선의 표현이고

유리잔을 사랑하면 유리잔이 깨어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최선의 표현이고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의 행복이 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것이

최선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오.

본햏을 지켜주었고.

본햏을 지켜주고 있는

그 두 사람을

최선을 다해서 지키며 살아갈 것이라고

또 한 번 다짐해본다오….

연인의 사랑에 힘이 겨울 때.

자신을 줄곧 지켜보며 지켜주며 최선의 사랑표현을 끊임없이 해주었던

가족의 사랑에 묻혀서

대략 쑥스럽더라도

사랑한다고 말해보는 것이 어떨까..

살짜기 생각해보는 밤이라오…

해우소넷의 따뜻한 햏자들.

아름다운 밤 되시길 바라오….







번호별로 보기
여러개의 게시물 정리 제목별로 보기 이름별로 보기 날짜별로 보기 조회별로 보기
620     [펌]전문 상중하 intuition 2003/10/12 392
619   [펌]절대한국에서만....가능한 농담. 장명훈 2002/10/25 840
618   [펌]정거장에서의 중얼거림 zabel 2003/07/07 334
617   [펌]주명덕 - 이영준 글 zabel 2003/07/19 455
616   [펌]진작(眞作)과 위작(僞作) 장명훈 2002/11/14 574
615   [펌]진중권 엘레지 zabel 2003/08/08 424
614   [펌]차라리 빨갱이가 정말 낫다! zabel 2004/11/20 351
613   [펌]창조라고 불리는 범죄, 권태라는 이름의 권력 [4] zabel 2003/09/15 473
612   [펌]천사 zabel 2003/06/13 903
611   [펌]최경태 인터뷰 [3] zabel 2003/07/10 442
610   [펌]최재원스토리 프톨로그 2000.10.2 글 [2] zabel 2003/09/21 416
609   [펌]침잠하는 삶, 이창동 취임사 zabel 2003/03/16 517
608   [펌]텅 빈 일기장 [2] zabel 2003/07/16 432
607   [펌]튜닝과 짝퉁 zabel 2002/12/08 623
  [펌]패밀리 포 러버스 콘체르토 zabel 2003/05/03 507
605   [펌]포럼A 주재환 인터뷰 zabel 2002/12/17 779
604   [펌]포토그래퍼 [2] zabel 2003/04/23 492
603   [펌]프로 - 씨네21 2001.05.08 [3] zabel 2003/08/25 408
602   [펌]프리크리5화 zabel 2005/04/28 406
601   [펌]피에르 프레스노 드뤼엘 인터뷰 zabel 2003/03/05 592
 ◀ [1]..[31][32][33][34][35][36][37] 38 [39][40]..[68] ▶ 
Copyright 1999-2026 Zeroboard / skin by u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