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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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kle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2-12-11 04:16:55, Hit : 547)
생존 보고. #01


   얼마 전에.
   여행을 다녀 왔었어. 이 나라 남쪽으로.
  
   사진... 그 때 300장이 넘게 찍었었어. 물론, 난 사진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디카의 셔터를 누른 게 전부 다이지만.. 응.. 그래도 좋았었어. 이 나라 와서 좋은 것.. 몇 가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여행다니고, 사진 찍고.. 응.. 그거. 물론 찍고 나서, 내 노트북에 옮겨 놓고 나서, 그리고 쭈욱~ 보고 나니 그 중에서 정작 마음에 드는 건 몇 컷 없었어. 그리고.. 별로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찍어 놓고 보니 무슨.. 꼭... 살롱 사진들처럼.. 그렇게 되어버렸더라구. 내 참..

   카메라를 사고 싶은데. 늘, 예전부터 그래 왔었던 것처럼.
   이 나라에서는 무슨 놈의 현상료와 인화료가 그렇게 비싼 건지... 돈 걱정하느라 사진도 제대로 못 찍을 거 같아서, 그냥 당분간 디카로 버티려고 해.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모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거.

   전에 끄적거렸던 거에 오빠가 붙여 놓은 꼬리말을 보니까.
   하아. 상당히 평안하게 살고 있음을 부러워하는 거 같더라구...
  
   그런데. 참.. 미안하게도. 그리고 걱정시키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전.혀. 평안하지 않음이야.
   참 상당 수준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데.
   여행을 다녀도. 술을 마셔도. 담배를 이빠이 피워대도. 음악을 틀어대도.
   그게 해결이 안 되는구만.
  
   사람들한테서 벗어나려고.. 도피.를 감행한 셈이었는데. 여기로 온 건.
   ( 무슨.... 도피성 유학을 떠나온 사람 같군.. 허어 차암... )
   결국, 그게 어리석은 선택이었음을 확인하면서 살고 있는 중이야.
   물론, 좋은 점들이야 역시 있지. 일종의 제로섬 게임 같은 거니까. 산다는 게 다.
   하지만, 도피.라는 게 제일 우선하는 목표였다는 걸 생각하면, 참.. 맥이 빠진다는. ^^

   제목에 넘버링을 매긴 건.. 어쩌면 심심할 때 간혹 들러서 끄적거릴지도 모를 텐데,
   그러면.. 그 때마다 뭔가 제목이라는 걸 달아야 하는 거잖어.
   그런데.. 제목 고민하는 게 또.. 귀찮거든.
   그래서 일단 저렇게 써 놨고.
   아직도 이런 글을 여따가 끄적거려도 되는 건지가 좀.. 염려스럽게는 하네그려.
   혹시 게시판의 성격과 안 맞으면 지워버려도 상관 없음.

   오빠가 만약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 중에서 몇몇 장이 뭐 내 딴에는 마음에 드는 게 있어.
   그런데.. 혹여 그런 걸 여따가 올리고 싶으면... 어디다 올려야 하는 거야? 아니? 올려도 되는 거야? 응.. 그것도 궁금해.

   몇 주 후면...
   후덥지근한 바람과, (그래도 오늘 밤은 좀 시원하네) 죽창처럼 몸에 내리꽂히는 햇살 혹은 꼭 같이 내려꽂히는 장대비와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러시아 쪽으로 지원할 걸 그랬어. 쯔읍.
  
   그럼.... 이만 총총.


                                                                               tinkle..

  
  
  

zabel ▒

우선. 이곳 모텔은 대략 모든 게시물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으므로 인사/잡설/정보/보고 등속은 여기에 적으면되. 모두다 이곳에 쓰는건 아니지만, 자세한건 위 공지 보고. 사진은 게시판에서 업해도....되지만, 가능하면 링크를 걸기를(돈없다...저장량 짝다...). 어쨌든...팔자에 없는 물건너 사진 보게 되었군...헐헐.
원래...도피란게 권할만한 액션이 아닌고로....그런 느낌은 어디에 뭘하든 들게 되어있을 꺼야. 그냥,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찬찬히 스스로를 스캔해나가는게...제일 나을 것같은데. 정말로 재밋게 살려고 노력하면, 길은 있겠지모. 너무 자신에게 부담주지 말기를. 그럼.

  20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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