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다렸던 송년회였는데 급작스런 일로 시간을 지키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의 여파인지 그닥 즐겁게 놀지도 못했구요. 하지만 경진님을 만나게 되서
정말 좋았고 걸규님도 반가웠습니다.
이미지나 비주얼이나 가볍기는 그놈이 그놈이나 매한가지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모텔 정문 앞의 글을 읽으니 그런 심오가 차이도 있을 수 있군요. 용어의 낭비가 일상화
돼버린 내 모습에 잠시 뜨끔했습지요.
새 해가 시작되면서 모텔에도 뭔가 변화가 있을거란 말에 잔뜩 기대가 되면서도
혹시 나같은 얼치기는 설 자리가 없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저도 싫어요. 일년 동안 그래도 애정을 갖고 놀았던 곳인데,
그래도 송년회만큼은 그 공간에 대한 개인적 소회들을 나눠볼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그 일이 또한 그렇게 이상적이고 힘든 일이구나 하는것을 새삼 깨달으며
조금 우울했지요. 뭐 땜에 놀고 있는지, 그리고 뭣 땜에 여기와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지,
그렇담 왜 굳이 이곳인지,
적어도 내년에는 내가 시간과 애정을 바치는 만큼 뭔가를 얻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고 스스로 그러한 공간에 걸맞는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고.
가벼움 보다는 진중함 쪽이 무게가 실리길 바라고. 뭐 그런 촌스런 얘기를
하고야 마는 난, 역시 전 체제 부적응자인가 봅니다.
오늘 늦은 오후에, 어제 상구님에게 받은 도록을 들춰보다가 문득 그 전시가
보고 싶어 부랴부랴 인사동으로 나갔는데 일요일이어서 그런가 5시에 문을 닫았
더군요. 그냥 돌아오면서 올해의 마지막 전시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는 구나
생각했는데 뭐 도록과 크게 차이나는 전시는 아니라고 하니 그 말에 충동적인
외출을 위안 삼으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지금의 마음 만큼만( 혹은 지금의 여건만큼만) 즐길 수 있었음 좋겠어요.
그래도 올 한해 모텔맨들 덕분에 잘 놀고 잘 보냈습니다.
뭉뚱그려 고마움을 전하고
그리고 내년에는 '송년회' 라는 이름에 걸맞는 송년회가 되길 바라며
또한 새로운 방향 모색에도 관객의 끼어들 여지가 있게 되길 희망하며
긴 넋두리 이만 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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