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 사이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_조망

(카셀)
GERHARD RICHTER_UBERSICHT
2003. 7. 2 ∼ 7. 31
대림미술관 (www.daelimmuseum.org)
국립중앙박물관 , 경복궁 서문옆
서울 특별시 종로구 통의동 35-1 전화 : 02) 720-0667 기 획 : 독일 국제 교류처 ifa
주 최 : 대림미술관
※개관시간 : am.11:00∼pm.7:00
※관람료 성인 4,000원 학생 2,000원 단체 50%할인
우리시대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전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전이 7월 2일부터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독일 국제교류처ifa가 기획해, 2000년 슈투트가르트를 시작으로 세계를 순회하는 이 전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에 의해 직접 선별이 된 그의 주요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1960년대 사진으로부터 8,90년대 추상화에 이르는 리히터의 삼십년 작가적 편력을 조망하고 있다. 도쿄에 이어 서울의 대림미술관 전시 이후 베이징에서 다시 열릴 예정이다.
● 리히터의 작품세계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성장한 그는 1961년 당시의 서독 뒤셀도르프로 이주해 예술가의 생활을 이어간다. 그 역시 동시대 다른 독일의 예술가들처럼 전쟁의 고통과 상흔 속에서 어떻게 아우슈비츠 이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 것인가를 가지고 자문하며 고뇌에 시달렸다. 이러한 고뇌는 과거 문화와의 창조적 단절을 가져왔고, 서구 사상의 근본을 이루는 인본주의적 진보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기준을 찾고자 하는 혼돈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리히터는 이전의 미학적 틀을 탈피해 시대의 새로운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그림 그리기를 고안해 낸 것이다.
1. 리히터 회화의 사진적 요소
리히터 작품이 제시하는 최초의 '동요'는 사진을 보고 있다는 것과, 그것이 캔버스 천 위에 유화로 그려진 회화라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극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처럼 붓끝의 기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성공적인 유사성과 닮음 그 너머에 존재하는 사진 이미지만의 독특한 시각 현상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예컨대 마치 누구라도 찍을 수 있는 평범한 풍경이나 초상 사진들은 초점이 맞지 않아 윤곽선이 흐려 있거나, 실수로 카메라가 흔들려 잘못 찍혀진 것 같은 이미지, 그리고 빛의 노출 과다나 노출 부족 등으로 인해, 뿌옇게 흐려진 망친 사진을 베낀 것 같기도 하며, 온전하게 그려진 그림을 잘못 촬영한 것 같기도 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요소들은 더 이상 회화적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완전히 광학적, 사진적 개념에 해당하는 요소들로 리히터 회화의 사진적 요소를 설명한다.
그는 우리시대의 이미지들이 사진적 기술을 이용한 것들로서, 보다 즉각적이고, 단순하며, 친근하게, 본다는 것에 대한 사진적 인식에 동의한다.
2. 리히터의 추상화 시리즈
1976년이래 리히터는 추상회화를 해 오고 있다. 최초의 리히터 추상회화는 사진적 기법을 이용한다. 즉 그는 캔버스 천 위에 추상적 에스키스를 투사해 그리기 시작해, 기하학적이며 생생한 색상으로 이뤄진 추상화에 도달한다. 물질성, 밀도, 질감, 그리고 유동성 등 페인팅의 고유한 특질들을 간직한 채, 엄청난 속도로 이 추상적 회화 공간을 쓸어내며, 빛의 특수한 질감만을 살아남게 한다. 이 과정에서 표현주의적 이미지들과 시각적 이미지들이 모두 함께 녹아들며, 두텁고 매끈한 물질의 층을 통해 비물질적 형태의 빛들이 발산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결과적으로 이 추상화는 다른 매체를 환기시킨다. 바로 비디오이다.
3. 회색의 모노크롬 : 사진적 속성을 회색으로 그림
1968년 그의 첫 번째 회색그림을 그린다. 회화와 사진의 경계에 있는 작가로서 회색을 취한 것은 사진의 첫 번째 특성들에 익숙해지기 위한 것이다.
리히터에 따르면 회색은 아무 것도 아님을 밝히는 데 다른 어떤 색보다도 훌륭하다고 한다.
● 게르하르트 리히터 경력
- 1932, 드레스덴 출생, 현재 쾰른 거주
- 1952-56, 드레스덴 예술대학에서 수학
- 1961, 뒤셀도르프로 이주
- 1961-1963,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
- 1972, 제 36회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전시(48개 초상화)
- 1977, 파리 퐁피두 센터 회고전
- 1978 -81, 런던, 뉴욕, 로마, 에센, 뒤셸도르프 회고전
- 1985, 오스카 코코쉬카 상 수상
- 2000, 게르하르트 1977년 10월 18일, MOMA, 뉴욕

추상화, 캔버스 위에 오일, 1991, 112 x 102 cm
리히터의 많은 추상화들은 모노크롬의 마지막 단계에 완전히 도달하지 않으면서 그리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그림들은 모노크롬과 색채회화의 변명자들이 약속하는 회화의 절대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리히터 추상시리즈 작업은 그와 같은 생각에 정면으로 反하고 있다. 붉은 그림은 명백한 색채주장 대신에 색이 변하고, 찢어지고 여러 가지 바탕색과 함께 표면에 나타나, 결국은 모노크롬의 진정된 해결보다는 오히려 그림 베티에 나오는 붉은 색 옷을 연상시킨다.

베티, 옵셋 프린트, 3/5, 1991, 97 x 66 cm
작품 베티는 리히터가 1978년 그의 딸을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10년 후 옮겨 그린 회화에서 출발한다. 그녀는 손을 바닥에 짚고, 상체를 보는 사람 쪽으로 기울이고 있으며, 그래서 관객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그녀의 머리는 마치 잠깐 무엇인가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 듯 뒤쪽을 향해있다. 그녀의 관심을 끌만한 아무런 요소도 들어있지 않은 어두운 배경은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주지 않는다. 그림의 고전적인 피라미드 형상의 구조에도 불구하고 정지와 움직임 그리고 드러남과 다가가기 어려움 사이에서 浮遊한다. 이 그림에서 색칠이 표면에 필요한 정도로만 이뤄지고 나머지는 흐릿하게 됨으로써, 관객에게는 최소한 인물의 감각적인 가까움만 남게 된다. 붉은 색 무늬의 천의 농도와 세밀함이 강하게 나타나 시선을 끌며, 그러나지 않는 베티의 모습을 대신해 작품의 심리적 면을 커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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