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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6-06-05 19:33:51, Hit : 471)
[기사]Fashion Individu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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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단과 하이브리드 관점의 취향의 잡식성을 고려하더라도 거의 메가톤급의 시대가 아닐까란.   근데, 생각해 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단적으로
티비로 재미란 학습을 쌓아 자란 세대 아닌가.   한쪽에선 베토벤이 나오다가도 두눈금만 채널을 접으면 과거의 챔피언이 피떡이 되어서 쓰려져 있다.  다시 돌아가 보면 베토벤은 사라지고, 유리같은 흰살결의 모델이 달짜근한 아이스바를 들고 있더란 말이지.   원코드를 정확히 벼려야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모든 곳에 재능이 있을 순 없으니까. 하지만,
그 원코드를 구성하는 수많은 주변 원자들의 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내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은 절대로 나만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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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Individualism
이제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느냐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인디비주얼리즘을 의식해야 한다. 그것이 포화상태에 빠진 디자이너들을 특별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테니까.
ⓒbazaar 패션에디터/오선희(바자) karl lagerfeld
트렌드를 예측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패션 안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그런 것은 좀 진부하고 낡은 방식이다. 디자이너가 만드는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발견해내야 하는 패션 기자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언젠가부터 모든 것은 짧은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화이트와 마린 룩은 매년 봄/여름 시즌이면 습관처럼 찾아오고, 시폰 원피스와 부츠는 시즌에 관계없이 공식처럼 매치되고, 마돈나와 MTV를 보고 듣고 자란 게이 디자이너들에 의해 80년대 룩은 그들이 만드는 옷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으니까. 도대체 무엇이 트렌드고, 무엇이 새로운 디자인이란 말인가? 모든 정보와 아이디어는 포화상태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더 이상 새로운 그 무언가를 발견하기란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이 찾고 있는 돌파구는 과연 무엇일까. 디자이너들은 그 대처방안으로 ‘인디비주얼리즘(Individualism)’이라는 미묘하고 까다로운 단어를 찾아냈다. 그리고 가장 원초적이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 ‘내가 가진 문화와 취향을 드러내는 것’이 현재 패션과 아트의 중요한 화두가 된 것. 런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보라 아크수도 <바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패션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코드는 바로 ‘인디비주얼리즘’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패션에 접근하는 그들만의 개인적인 방식이 있어요. 그것이 디자인을 특별하게 해주는 요소죠.” 스테파노 필라티 역시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패션에 대한 개인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그것은 스타일에 대한 디자이너의 감식력을 의미하죠.”라고 말하며 이 현상에 동의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개인적인’ 접근 방식이란 쉽게 말해서 이런 거다.

에디 슬리메인은 옷도 만들지만 록 뮤직에 대한 애착을 가진 채 사진도 찍고 큐레이터와 비디오 아티스트로도 일한다. 그에게 사진을 찍고 전시를 기획하는 행위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 생활이자 패션에 접근하는 방식 중 하나다. 록 밴드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에디가 ‘나는 이런 옷을 만든다’는 것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사람들에겐 에디 슬리메인이 만드는 디올 옴므에 대한 멋진 판타지가 생겨버렸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 생활인척하지만 그건 고도의 문화적 이미지 메이킹이기도 하다. 그는 영웅이되 영웅처럼 보이지 않는 법을 알고 있다. 릭 오웬스와 킴 존스도 컬처 매거진에서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해 왔고 최근엔 가구를 디자인하는 우아한 취미 생활을 드러냈다. 가장 인위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소재들을 조합했다는 릭 오웬스의 가구는 창백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의 옷과 일맥상통한다. 그가 만든 가구를 보면 패션 디자이너로서 그의 감식력을 높이 사게 될 정도.

후세인 샬라얀과 A.P.C.의 장 투이투는 어떤가. 그들이야말로 오래 전부터 이 인디비주얼리즘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들이 아닌가. 샬라얀은 몇 년전 밴드를 결성해서 자신의 컬렉션 음악을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더니, 최근엔 단편영화 <마취제>를 만들며 슬슬 감독수업을 준비 중이라고. 그가 만든 단편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가 패션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패션을 파인 아트로 끌어올리는 그의 패션 언어는 몇 벌의 의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영화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장 투이투도 밴드와 A.P.C. 음반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드러내고 있다.

매거진 역시 이런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매거진>이나 <판지네137> 같은 매거진들은 인디비주얼리즘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디자이너들에게 큐레이팅을 맡기는 <A매거진>은 그들의 패션뿐 아니라 삶과 마인드, 사소한 취향과 습관까지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I.D>는 ‘I.D Loves’라는 타이틀로 <I.D>가 사랑하는 오브제들을 스냅 사진으로 촬영하고, <어나더 매거진>엔 패션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에게 개인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직접 사진도 찍게 하는 ‘Another Magazine I wanted to Tell You’라는 칼럼이 있다. 편집자 혼자 창간호를 만든 <판지네137>역시 크리에이터들의 취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판지네 137>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인 루이스 베네가스는 이 책을 한 단어로 소개해달라는 <바자>의 요청에 아무 거리낌 없이 “나!”라고 외친 바 있다.

 


이 개인적인 문화와 취향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룹’을 형성하기도 한다. 취향이 맞고 비슷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과 상부상조하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다.(인디비주얼리즘에서 ‘친구’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단지 나와 내 친구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는 피비 필로나 스텔라 매카트니의 발언은 불과 10년 전이었다면 굉장히 이기적인(Egoism)인 멘트로 들렸을 것. 하지만 이제 그 발언은 너무나도 쿨하고 개인적인(Individualism)인 멘트로 받아들여진다. 테일러링의 시작은 ‘나와 친구들이 입어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던 김재현,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의 친구들’이라고 했던 루츠와 서상영도 마찬가지다. 아티스트 루이스 브루주아, 제니 홀저 등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가족’이 있다고 말했던 헬무트 랭은? 스티븐 간, 엠마누엘 알트, 미셸 고베트, 세실리아 딘, 에디 슬리메인과 협업하는 칼 라거펠트는? 취향이 비슷한 디자이너들을 사진으로 후원하는 마크 보스윅과 이네즈 반 램스위어드 커플은 어떤가? 이것 모두 ‘인디비주얼리즘’의 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개인적인 취향들은 ‘아트’를 통해 윤곽을 드러내기도 한다. 웬디 앤 짐이나 코스믹 원더, 패브릭스 인터시즌, 헨리 빕스코브 같은 젊은 디자이너들은 전시와 인스톨레이션(설치 작업)이라는 고전적인 방식으로도 옷을 선보이는데 그 이유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 “그저 ‘내 삶’을 좀더 다양하게 즐기고자 하는 의미에서.”라고 무심히 반응할 뿐. “나는 정서적인 소통이 가능한 ‘친구’들과 일하고 공연하는 것이 더 행복해요. 음악이나 디자인을 통해 친구들과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중요하죠. 뭐랄까, 좀더 개인적이고 복잡한 애티튜드가 필요해진 거죠.” 뮤지션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별의 견해다.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거나 개인적인 취미 생활을 본업과 연결짓는 것 역시 인디비주얼리즘의 한 맥락이다. 가구를 만들기도 했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인 파비엔 베이런은 “패션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어온 지는 꽤 오래됐어요.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 팔기도 했었죠. 상당히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하며 사진에 대한 취미 이상의 애정을 드러냈고,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설치작가이자 포토그래퍼인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를 위해 큐레이터가 되었다.(그의 전직은 갤러리리스트라고.)또 아티스트와 큐레이터, 포토그래퍼 사이를 넘나드는 신디 셔먼, 베를린의 한 일렉트로닉 밴드의 음반에 보이스 피처링을 한 설치작가 양혜규, 그래픽 디자인과 음악을 하며 사진도 찍고 시도 쓰는 별, 일러스트레이터와 뮤지션, 영화배우이기도 한 백현진, 인디 밴드에서 피처링을 하고 단편 영화를 찍은 디자이너 서상영과 포토그래퍼 김지양, <헤럴드 트리뷴>의 권위 있는 패션 저널리스트인 채 자동카메라로 컬렉션 사진을 찍는 수지 멘키즈의 태도 역시 모두 ‘인디비주얼리즘’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러니 이제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지, 명함은 몇 장인지, 최근 산 카메라와 아트 북은 무엇인지, 친구들은 누구인지를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 이 시대의 디자이너들은 패션사에 한 획을 긋는 영웅이나 은밀한 은둔자가 되기보다는 여러 분야에 호기심 많은 친구로 남고 싶어하니까.

물론 과거의 디자이너들도 종종 인디비주얼리즘에 입각한 행보를 보여 왔다. 폴 스미스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레이 가와쿠보 같은 디자이너들도 가구와 자동차를 디자인한 적이 있었고, 도나 카란과 도나텔라 베르사체도 기네스 팰트로나 케이트 모스같 은 멋진 친구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추구한 인디비주얼리즘은 자기 과시적인 90년대 스타일이다. 게다가 어떤 대안적인 돌파구라는 느낌이나 순수함이 없다. 오히려 비즈니스 확장이나 자아도취적인 의미가 강하다. 차라리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 ‘내가 승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승마 팬츠를 만들었다. 샤넬의 모든 디자인은 바로 ’나 자신‘의 개인적인 관심사로부터 비롯된다.”라고 말했던 코코 샤넬의 원초적인 개인주의가 오히려 지금과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인디비주얼리즘’을 실천하려면 우선 좋은 문화와 취향을 가져야 한다. 그런 후 그 취향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어야 한다. 소피아 코폴라나 에디 슬리메인처럼 ‘어디에도 완전히 속해 있지 않다’ 라는 식의 복잡하고 애매한 듯한 애티튜드는 기본이다. 코폴라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대접받는 메이저 영화감독을 아버지로 두었지만, <버진 수어사이?gt;, <로스트 인 트렌스레이션> 등 마치 자신의 성장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컬트적인 영화들을 만든다. 그 영화 속에 삽입된 O.S.T는 자신의 보이 프렌드가 만든 프렌치 록 뮤직이고, 세계적인 패션 에디터들을 친구로 둔 채 게스트 에디터로도 활약하며 친구인 마크 제이콥스의 뮤즈로 산다. 가끔 ‘소피아 그룹’의 친구 중 하나인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에게 영향을 받은 사진을 찍곤 하면서.(유르겐 텔러 역시 최근 신디 셔먼,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스스로가 피사체된 포트레이트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녀야말로 이 ‘인디비주얼리즘’으로 똘똘 뭉친 라이프의 소유자인 것. 그러나 누가 그녀에게 “왜 저렇게 자기 얘기를 못해 안달이야?”라는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자기 과시적인 개인주의나 은둔의 시대는 지났다. 한마디로 너무 드러내거나 완전히 감추는 것은 매력 없다. 다시 말해 나의 취향을 세련되게 드러내고,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에 매혹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일상적인 천재들이 추구하는 어떤 ‘흐름’이다. 패션을 지배하는 새롭고 강력한 트렌드가 사라진 지금, 소수 문화의 ‘은밀함’ 역시 더 이상 판타지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럴수록 보다 원초적이고 개인적인 그 무엇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고.

에디 슬리메인이 왜 록 뮤직에 경도되었음을 드러내는가? 여자들은 무엇 때문에 창조나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피비 필로의 디자인에 열광하는가? 유르겐 텔러와 신디 셔먼, 테리 리차드슨은 무슨 이유로 스스로 피사체가 되고 있는가? 소피아 코폴라는 이런 현상에 대해 아주 쿨하게 해석했다. “아주 무의식적인 것이죠.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거예요. 내일은 뭔가 다를 테니까요.” 그렇다. 핵심은 바로 그거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인디비주얼리즘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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