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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5-02-23 06:57:41, Hit : 413)
Requiem in d minor K.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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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죽하면 그랬겠냔 마는.
이런 일로 자신의 존재가 해결될 것이 아니면, 사실 소용없는 짓이다.   선선히 자신을 비워 버리면 지구는 그럭, 재미있지만 쓸쓸한 전쟁터 아니던가.   진정으로 자존심이 바닥을 쳐본 사람은 안다, 그게 죽을 이유가 아니란 걸.   자존심이 사람을 죽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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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에게 없었던 단 한가지 - 노재봉


마탄(魔彈)의 사수(射手)로 유명한 칼 마리아 폰 베버는 최초로 지휘봉을 사용한 지휘자였다. 그 이전의 지휘자들은, 그들이 아무리 위대했다 하여도, 모두 양손만을 써서 지휘를 하였다. 바하가 지휘봉을 써서 지휘를 하는 그림이 있다면 그건 사기(詐欺)다. 지휘봉 없이 지휘하는 광경은 그다지 멋있지는 않았으리라.

마치 전쟁터에서 대장이 말을 타는 대신 터벅터벅 걷는 꼴이니까. (대장들이 모두 말을 탔던 것은 아니다. 1066년 헤스팅스 전투에서 우세한 병력과 진지를 가지고도 노르만의 윌리암 공(公)에게 박살이 난 영국의 해롤드 왕은 싸움터에 나갈 때는 걸었고, 도망칠 때는 뛰었다.)

오늘날의 지휘자들은 장수가 검을 휘두르듯 지휘봉을 휘두른다. 특히 자기 파트를 충실히 연습하지 못한 교향악단 단원은 지휘봉이 자신을 가리킬 때 날카로운 검이 자기를 겨누는 느낌을 받을게다. 쌍검이나 쌍권총이 있는데 왜 쌍지휘봉이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두 개나 휘두르는 것이 너무 잔인해 보여서 모든 지휘자들이 하나만 쓰기로 담합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베버의 공헌으로 인해 카라얀?적수공권(赤手空拳)에서 벗어나 날카롭고 폼 나는 무기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현대의 지휘자들이 모두 고마움을 표해야만 할 베버나 클래식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마탄의 사수가 아니다. 상궤(常軌)를 벗어난 삶을 살았던 베버의 사촌 매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 인간은 그다지 균형 잡힌 삶을 살지 못하였다. 아버지를 잘 만난 덕에 성공적인 인생을 시작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독선과 아집으로 인해 성공의 가능성을 현실화시키지 못하였다. 당시에 IMF위기 같은 것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생에 걸쳐서 실업자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였고, 직업을 가졌을 때에도 수입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여 평생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절제를 모르는 성격 때문에 많은 적을 만들었으며 비밀결사활동을 하는 등 반 사회적인 성향마저 가끔 보였다.

가족과의 관계도 원만치 못했다. 결혼 전에는 아버지와의 충돌이 여러 번 있었고, 결혼 후에도 결코 좋은 남편은 못 되었다. 여자관계도 단순치 않았다. 사촌 누이와 염문을 뿌렸으며 한 여자를 쫓아다니다가 그 여자에게 거절당하자 동생, 즉 처제가 될 뻔했던 여자와 결혼을 하였다.

한편, 결혼에는 평범한 행운조차 따라주지 않았다. 사내애 넷과 계집아이 둘을 두었지만 자식 중에 네 명을 잃고 사내아이 둘만이 남았다. 사촌 처남처럼 작곡가였는데, 그의 작품에는 일관된 형식이 없었으며 작품을 정성들여 쓰지도 않았다. 심지어 초기 작품에는 남의 것을 표절한 흔적도 보인다. 한 장르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작곡활동을 하였으며 동시대의 사람들로부터 경박한 작풍(作風)이라는 비난도 자주 받았다.

후세인(後世人)들은 입을 모아 이 인간을 음악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 부른다. 그는 다름 아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이다! 모차르트의 생은 알레그로였다. 너무나 빨리 피고 너무나 빨리 진, 애처로우리만큼 빛나는 짧은 생이었다. 하늘은 그에게 행복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神)에 가장 가까이 갔던 이 천재를 그냥 내버려두지도 않았다. 감당치 못할 만큼 많은 명작을 그를 빌어 이 세상에 내었다. 모차르트는 인류 역사의 각인(刻印)이다.

모차르트에게는 세 가지가 있었다.

우선, 타고난 천재성. 3살 때부터 연주를 하고 6살 때부터 작곡을 하였으며 훗날 쾨헬이 쾨헬번호(K.V.)를 붙여 정리해야 할만큼 많은 수의 명작을 남겼다. 쾨헬번호가 아니었다면 결코 인명사전이나 음악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 쾨헬에게 모차르트는 축복이었다.

천재의 작품을 섭렵해 보는 기쁨은 직접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모차르트는 생각하며 작품을 구상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저 떠오르는 대로 영감(靈感)에 따라 작품을 써 내려갔다. 꼼꼼히 곡의 구성을 챙겼던 베토벤이나 브라암스가 모차르트의 작업 광경을 보았다면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처럼 절망과 질투를 느꼈으리라.

비록 그들 자신도 바하와 더불어 3B로 꼽히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영화 “게터웨이”를 찍다 스티브 맥퀸과 바람이 났던 알리 맥그로우는 싱싱한 시절에 찍었던 “러브스토리”에서 상대역인 라이안 오닐에게 4B라고 사기를 친다. 비틀즈를 포함하여...) 모차르트는 교향악이나 오페라의 경우에도 남들이 소품(小品)을 작곡할 때 들이는 시간 정도만을 필요로 하였다. 마치 자신의 짧은 인생을 예견이나 한 듯...

또한 그에게는 레오폴트 모차르트라는 위대한 아버지가 있었다. 아들의 명성에 가려 자신이 받아 마땅할 평가를 제대로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는 단순히 모차르트를 키워낸 인물로만 기억될 사람은 아니다.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등 여러 장르에서 상당히 많은 명작을 남겼으며 그의 “바이올린 주법(奏法)”이란 교본은 아직까지도 음악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그가 자신의 에너지를 아들의 교육에 쓰지 않고 자기자신의 음악에 썼더라면 음악사(音樂史)에 훨씬 더 굵은 획을 그었으리라 확신한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위대한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과 체계적인 지원은 어린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만개(滿開)시키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때로는 아버지의 관심과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지만...

세 번째로 그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내, 콘스탄쩨가 있었다. 원래 처제가 될 수도 있었던 이 여인은 베버의 큰아버지의 세째딸, 즉 베버의 사촌누나로서, 언니인 알로이지아가 모차르트와의 결혼을 거부한 덕에 모차르트의 아내로서 역사에 기록되는 행운을 누렸다. 세째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한국의 속담과는 달리 이 여인은 현모양처와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모차르트에게 영감(靈感)을 주는 귀엽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악처를 가진 음악가들도 꽤 있었지만 모차르트의 경우에 그 자신은 아내를 결코 악처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는 화끈한 사랑의 표현이 아주 자주 보인다.

후세인들이 모차르트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그로 인한 불행, 나아가 과로로 인한 건강의 악화 등을 모두 아내 탓으로 돌린 것은 천재의 짧은 삶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그의 아내가 창조성을 자극한 것은 사실이며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즉 돈을 벌기 위해 작곡한 작품들도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되었으니, 악처라는 오명은 어느 정도 씻겨져야 한다고 본다.

모차르트에게 없었던 것은 단 한가지, 동시대인(同時代人)의 이해(理解)였다. 원래 천재는 동시대에 제대로 평가받는 경우가 드물다. 어릴 때는 신동(神童)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성장하면서 차츰 또래의 음악가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는 평판을 받았다.

물론 그러한 평가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음은 후대에 완벽히 밝혀졌지만...만일 동시대인들이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제대로 평가했다면 그의 삶은 훨씬 행복했을 것이다. 하기야 행복이 창작의 저해요소가 되었을 수도 있다. 역사에는 가정(假定)이 없다.

모차르트는 교향악, 실내악, 협주곡, 독주곡, 가곡, 교회음악, 오페라 등 모든 장르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거의 모든 작품들이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차르트보다 나은 점이라고는 그보다 오래 살고 있는 것밖에 없는 필자로서는 그의 대표작을 이야기할 능력이 없다. 사실 누구도 모차르트의 대표작을 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거의 모든 작품이 대표작이 될 수 있으니까.

그저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작품 몇 개를 적어보고자 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4번, 교향악 41번 (일명 쥬피터), 오페라 마술피리, 프리메이슨 장송곡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완성한 레퀴엠과는 다른 작품), 현악을 위한 세레나데 G장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작품해설? 그냥 들어보세요. 들으면 왜 그 인간이 그토록 천재라 불리우는지 알게될테니까...

빼 먹은 것 한가지. 트라쫌은 무엇인가? 바로 모차르트를 거꾸로 쓴 말이다. 모차르트는 흥이 나면 자신을 트라쫌이라 소개했다 한다.


sia ▒

재청! 근데, 이 글 출처는 어디얌?

비극적 죽음이지. 쓸쓸하군.
그래봤자, 죽음. 외디푸스가 제 심장이 아닌 제 눈을 찌른 이유...

  2005/02/23   
zabel ▒

윗글은... 무슨 인터넷 신문이었는데, 제목으로 포털에서 서치하면 나올 것임. 사진은 이은주 기사에 같이 실린 것.
눈이 의외로 가해를 받았을 때 덜아프다 하더라.

딱.
스물네살에 어울리는 죽음같아.

  200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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