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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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12-11-15 19:26:25, Hit : 1474)
2012 전시정보

구름비행연구소-기계식 비행체용 구동장치 제1차 실험체 雲飛行研究所-機械式飛行體用驅動裝置第1次實驗體

심성운展 / SHIMSEONGWOON / 沈星雲 / sculpture 2012_1031 ▶ 2012_1106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Jet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혼합재료_75×50×11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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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CLoud Aeronautical Technology lab -THE 1st AERO POWER UNITS OF FLYING CONTRAPTION展

후원 / 2012 Sema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_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57th 갤러리 서울 종로구 송현동 57번지 2층 Tel. +82.2.733.2657 www.57gallery.co.kr

심성운 작가는 그가 구상하고 있는 인간진화에 관한 연작들로서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개인이 착용할 수 있는 기계적 비행체에서 시작되는 작업들은 뇌와 신경에 연결된 비행체, 그리고 몸에서 생체로 생성되는 비행체 그리고 궁극에는 날 수 있는 신인류의 탄생으로 연결되는 연작을 조형물로 표현해서 스스로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비행하는 상상을 보여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기계적 형태의 비행체들의 심장격인 구동체(Power Unit)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첫 시리즈의 예고적 성격을 띠고 있다. ● 작가는 'CLoud Labs'라는 연구소를 상정해서 인간과 기계를 융합하여 진화하는 연구를 하고 'CLoud Industry'라는 가상의 공장에서 시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전시를 꾸미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가 구상하고 있는 진화연작의 일부로서 전작에서 육체를 확장하는 거대한 인간형의 로봇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비행하는 능력에 대해 다룬다. 이처럼 작가는 'CLoud Labs'가 인간 능력의 확장, 진화를 연구하는 곳으로 상정하고 인간의 각 능력들 - 걷는 것, 나는 것, 지각하는 것, 사고하는 것 등 - 에 대한 것들을 연작으로 다루려한다. 작가는 작품에 제품 일련번호와 유사한 제목을 붙이고 있는데, 이는 작품에 인간의 창조물이자 공산품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 본 작가의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역점을 두고 관전하면 좋을 것이다.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Jet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혼합재료_75×50×110cm_2012_부분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Jet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혼합재료_75×50×110cm_2012_부분

첫 째, 그가 작업을 하게 된 동기적 측면이다. 작가는 전체 작업의 방향성을 인간의 진화에 대한 것으로 설명한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Charles Robert Darwin,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1859)에서 생명은 자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생존이 더 이상 진화압이 아니게 된 청동기 시대 이후부터 인간은 이미 자연의 선택지를 거부하고 있다. 인간의 다음 모습은 H. G. 웰즈(Herbert George Wells, The Time Machine, 1895)가 상상하던 소녀 같은 연약한 모습도 아니고, 불과 반세기 전에 상상하던, 머리가 크고 버튼을 누르기 위해 손가락만 발달한 외계인과 같은 모습도 아닐 것이라고 감히 단언 할 수 있다. ● '인간의 다음 세대는 우리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다음세대의 인간은 만화에 흔히 나오는 육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계와 결합된 사이보그와 같은 모습일 수도 있고, 워쇼스키 남매가 보여준 매트릭스 속의 네트워크와 결합된 형태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실용적인 측면에서 원하는 능력을 확장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는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여 진화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지금까지 인간은 스스로 형태를 생존에 맞추어 바꾸어 왔지만, 다음 세대는 스스로가 바라는 모습으로 변화되리라는 설명과 함께, 그것의 프로토 타입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체에 대한 상상을 선보이고 있다.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Jet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연필 드로잉_297×420cm_2011

두 번째로 조형물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다. ● 기계·전자 공학과 기술로 만들어져 수많은 배관과 전선으로 얽힌 자동차 엔진의 복잡한 형태를 보고 있노라면 그 것의 '공학적 디자인'이 마치 유기체의 그것과 닮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런 독특한 느낌으로 부터 유기체와 기계의 융합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시도하고 있다. ● 그가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미적 감흥은 정교하고 복잡한 기계 그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과 그것의 사용 목적과 능력에서 자연스럽게 상상되는 그 무엇이다. 그의 전작인 'Dark CLoud9'에서는 거대하고 복잡한 형상과, 기계적 형태에서 압도적인 힘을 이미지로 보여주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사이보그와 같은 형태로 결합된 날개로 부터 원하는 대로 하늘을 나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혼합재료_190×110×80cm_2012

마지막으로 그가 작품을 구현하기까지의 과정이다. ● 마치 실제 제품과 같은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작가는 작품의 구현 과정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를 보여주기 위해 초기 아이디어에 대한 스케치와 설계도, 그리고 실제 조형물들로 그 구현 과정을 보여준다. 만화와도 같은 단순한 공상으로 시작한 초기 스케치로부터 작업이 진행되면서 점점 형태를 명확히 하고, 실제 기능하기 위한 구조적인 설계를 뽑아낸다. 실제 작품은 처음의 상상했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계적인 강성뿐만 아니라 동역학과 항공역학을 포함한 디자인으로 수정해서 최종적으로는 실제로 날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 작가는 관객에게 스케치와 설계도면, 모델링, 조형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보여 줌으로서 작품을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마치 실제 하는 그 무엇으로 느껴지도록 하려한다.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혼합재료_190×110×80cm_2012_부분
심성운_MN :Aero Power Unit of Engine System_ SN: A12O12-FNak-EAPU01-Proto Type_연필 드로잉_297×420cm_2011

인간은 기술의 발달을 통해 물리적·정신적·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의 지성이 개발한 것들과 점점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진보이며, 인간 종 전체로 봐서는 진화라고도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기술의 진보를 통해 인간의 진화를 바라보는 시점을 제공한다. ● 작가는 그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기반으로 마치 실제 제품을 만드는 듯 일련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서 그의 상상을 관객에게 전달하려 한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Philip Kindred Dick,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1968)나 윌리엄 깁슨의 '뉴로멘서'(William Gibson, Neuromancer, 1984)가 문학으로 그들의 사이버펑크적인 공상을 표현했던 것처럼 본 작가는 입체적인 조형물을 사용해서 그것을 드러내려 한다. 하지만 굳이 그런 현학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들은 공학적 디자인을 사용해서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 비록 그의 작품이 아직은 실제로 하늘을 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이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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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Breast

이우창展 / LEEWOOCHANG / 李宇昌 / painting 2012_1114 ▶ 2012_1201 / 일요일 휴관

이우창_품다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0503k | 이우창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신한갤러리 광화문 SHINHAN GALLERY GWANGHWAMUN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Tel. +82.2.722.8493 www.shinhangallery.co.kr

전에는 종종 사람이 몸을 가졌다는 게 슬프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 그런데 이젠 위안으로 여겨져요. / 정직하고 순결한 것은 육체뿐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 확실히 만져지고 기억할 수 있잖아요. / 실체가 사라진 뒤에도 기억이란, 소멸한 그것을 본디 모습대로 살려내지요. - 오정희, 『바람의 넋』(1986)

이우창_품1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2

이우창 작가를 단 한 번 만났다. 그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데 작품들이 아직 미흡하다"며 걱정 했었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이미지도 고작세점뿐이었다. (「품1」, 「품다」, 「Backside」, 이렇게 세 점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이 작품들 모두 '무제'였다. 위의 제목들은 작가가 브레인 팩토리에서의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붙였으리라 짐작된다.) 참고로 제출한 『874』전시 도록을 통해 정물과 공간을 그린 이미지들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신한갤러리 전시에서 이러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을 것이라 했고, 기 발표작을 제외한 초상 작업과 회색 빛 누드작품들만을 전시하길 원했다. 왼손이 왼손을 감싸고 있는 이미지를 펼쳐 놓은 채,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전부였다. 이후에 몇 번 통화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적이 있지만그날의 만남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우창_backside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1

이우창 작가는 지난해 12월, 림프종 4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했다. 그리고 진단을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신한갤러리 공모전에 선정된 전시를 한 달 여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차마 슬프다고 표현하지 못할 만큼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올 한해 예정된 전시가 많았고 그만큼 주목을 받고 있던 터라 더없이 아쉽다. 작가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전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작품 상태와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모든 작품을 전시할 수는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작가의 흔적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했다. 그렇게 의미가 확장된 『품』은 작가의 주요 소재였던 '정물', '공간', '초상/몸'을 재조명하는 추모 전시가 되었다. 작가의 계획과는 달리 정물과 공간 작업도 그대로 전시하게 된 셈이다. 실질적으로 이우창 작가의 작업은2012년 중단되었기 때문에 그가 원했던 신작들을 소개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몇몇 작품들은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미완성작을 포함하여 기존의 작품들을 한 데 모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우창_무제_캔버스에 유채_116.8×80cm_2011

유가족과 동료 작가들의 도움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모았다. 예상과는 달리 작품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크기, 기법, 소재별로 편차가 있어서 이를 분류하고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않았다. 그러나전혀 예상치못한작업들이 여럿 있어 흥미롭기도 했다. 특히 비단에 채색한 작업들이 그러했다. 이중 몇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독특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액자를 만들었다. 보통 손놀림이 아니다. 작가의 생활을 가늠하게 해주는 작업실 그림도 빼놓을 수 없다. 잘 그린 세밀화다. 어쩜 이리 집요한 구석이 있을까. 이우창 작가는 텅 빈 공간에서 무심한 시간의 흔적들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이나 못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 벽에 눈길을 주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마지막 무렵에 그렸던 것은 축 늘어진 초라한 몸이었다. 시간을 견뎌내지 못한 볼품 없는 '마른 살갗'들… 죽음이란 설명 못할 슬픔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것이 있다면 기억에서 잊혀지는 일일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정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은 몸으로 실체를 기억하는 애처로운 존재이다. 이우창이라는 실체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이제 그가 남긴 그림들로 서로의 기억을 공유할 것이다. '바람의 넋'이 되어 떠나간 그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이 작은 전시로나마 그에 대한 기억을 오롯이 살려내고 싶다. ■ 김남은

이우창_874-540_캔버스에 유채_72.8×116.5cm_2009

화가들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길 위에 서 있으며, 세포 마디마디의 촉수들은 몸과 마음을 빠르게 물들이고 흔들리게 해서 누구보다 빨리 웃기도 하지만 늦게 울기도 하고, 소리 없는 곳에 소리치고, 스스로 온 힘을 다하는 엉뚱한 족속들이다. 그래서 슬픈 역사만이 가득한가 보다. 우창이도 아무런 준비 없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널뛰기하듯 가 버렸다. 93년 우창이는 고교 1학년 이였다. 얼굴색이 희고 눈자위가 여릿한 녀석이 미술 시간에 처음 보여준 정물 수채화 한 점은 누가 봐도 또렷하게 마른 옥수수를 잘 그렸고 당시 젊은 미술 선생이었던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화가가 되라고 권했다. 당시 콧등이 새까매지도록 매일 데생 연습을 반복했었고...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만 나올 일들을 당시 대학 진학이 전부였던 때에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들 했고 홍대 판화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 우창이는 대학 졸업 후 합정동에서 판화는 하지 않고 책 일러스트 일을 했고, 그 쪽 분야에서는 크게 인정을 받고 있었다. 밥벌이 차원을 떠나서 한 컷 한 컷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고, 밤을 지새우는 일이 허다했었다. 책의 삽화로 쓰기에 아깝다고 웃으며 우리는 말했었다. 정작 자신은 작가로 살기 위한 고민과 밥벌이의 문제를 일러스트작업과 함께 하고 있을 때여서 그 어느 쪽도 만족할 수 없는 힘겨운 나날을 지내고 있었다. 겉모습은 배시시 웃고 있었지만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중 2005년 동국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 입학하여 인문학 공부를 하겠다는 뜻밖의 결정에 우리는 의아해했던 기억이 있다. 2008년부터 합정동 노인정으로 쓰던 단층 건물로 옮겨 본격적인 회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우창_874-374_캔버스에 유채_89×130cm_2009

그의 곁에는 나도 있었지만, 작가 노충현과 그의 아내 권순영. 한석현과 그의 아내 유카코는 같은 둥지에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던 살가운 친구들이자 선후배 사이로 최근까지 합정동에 이웃하며 함께 지냈었다. 이들 친구와의 교류는 우창이의 회화 작업에 좋은 동기가 되기도 했고 생활의 탄력도 생기는 그들만의 자족함이 있었다. 2010년이 되어서 파주 헤이리에 있는 아트 팩토리(관장 황성옥)의 초대를 받아 그의 첫 개인전을 열었다. 가슴 설레며 준비한 전시회는 처음이라기에는 매우 안정된 분위기와 작가의 개성을 함축성 있게 보여준 전시회였다. 작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고 화랑 관계자들로부터 참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듬해 2011년부터는 금호 창작센터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평소 꿈꿔왔던 예술가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매우 흡족했을 것이다. ● 2012년 5월로 계획된 브레인 팩토리의 개인전을 각별히 준비하던 중 2011년 12월 말에 서울성모병원에서 발견된 림프종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며 친구들의 도움으로 전시를 마칠 수 있었다. 2012년 10월로 예정된 종근당 작가지원 초대전, 2012년 11월로 예정된 신한 갤러리 공모전... 한 해 이렇게 많은 일을 계획해 놓고 2012년 9월 28일 오후에 36세의 생을 마감했다. 이럴 것이라면 나도 아껴 두었던 말을 좀 더 했어야 했는데...

이우창_무제_캔버스에 유채_91×60.6cm_2008

이우창은 영민하고 마음먹은 대로 그릴 수 있는 탁월한 섬세함을 지니고 있었다. 무엇이나 만지작거리기 좋아했던 그는 그림도 만지작거리듯 살갑게 그렸다. 얇고, 가늘고, 투명하고 또 그보다 사물과의 소통하는 감각이 남달라서 바닥에 굴러다니는 구두짝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린 그림을 보면 구두와 친구 된 듯한 느낌 이상의 존재를 확인하게 해 준다. 이렇듯 사물과의 조응 과정에서 화가들은 고독해도 행복하고 가난해도 자족감이 큰 것이다. 사물을 보고 무엇을 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인데 사물과의 조응력이 이미 그의 몸 어딘가에 붙어서 이렇게 저렇게 그림으로 뽑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창이의 뾰족 살롱화에서 보여주는 유머는 또 다른 세상이다. 더없이 귀엽고 값진 보석이 아닐 수 없다. 첫 개인전에서 흰 닭이 그려진 그림이 떠올랐다. 탁자 밑으로 떨군 머리의 붉은 벼슬과 한 올 한 올 그린 마르지 않은 눈물의 속눈썹을 떠올리며 그도 그렇게 갔구나... 이제 막 햇빛을 보려던 새순 같았다. 잘 가라. 너와 함께 그림을 시작했던 충현 형, 석현 형, 나 또한 모두 살가운 형제 같았고 짧지만 즐거웠던 한때를 잊지 못할 것이다. 잘 가거라. ■ 이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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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Arirang

안창홍展 / AHNCHANGHONG / 安昌鴻 / painting 2012_1107 ▶ 2012_1209 / 월,공휴일 휴관

안창홍_Arirang 2012'16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잉크, 아크릴채색_255.4×399.6cm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안창홍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10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공휴일 휴관

더페이지 갤러리 THE PAGE GALLERY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6-5번지 부띠크모나코 빌딩 B1 Tel. +82.2.3447.0049 www.thepage-gallery.com

THE PAGE GALLERY(더페이지 갤러리)는 오는 11월 7일부터 12월 9일까지 안창홍의 개인전『아리랑_Arirang』을 선보인다. 신작으로 구성 되어진 총 20여점의 작품은 근간의 안창홍의 작품에서 느껴졌던 전복적 표현방식과 더불어 한 층 깊어진 여유와 깊이, 무게감을 더한 새로운 안창홍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발현의 과정" ● 안창홍은 자신과 주제 사이의 관계에 심취 해 있는 듯 하다.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흥미롭고 매혹적인 요소들을 탐구하고 탐구의 결과물은 관람자가 작품을 보았을 때 당혹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를테면 이전 시리즈인「베드 카우치」시리즈에서 보이는 누드인물들은 보는 이들을 당황 하게 만든다.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감성이 당혹스러운 이유는 도발적인 포즈나 나신이 아니라 관람자를 주시하는 시선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 모델들은 작가가 마련한 불편하고 정리되지 않은 공간 속에서 안창홍이 직접 지시 하였을 외설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작가에게 반항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창홍은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은 스튜디오처럼 루시안 프로이드가 쓰던 요소들을 이용 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그림을 완성 하였다. 루시안 프로이드가 수동적으로 잠든 모델의 살덩이를 통해 인간의 존재감을 표현 했다면 안창홍은 주제로 그려진 인물들의 내면에 잠재 되어 있는 긴장감을 충만하게 표현 하였으며 이를 통해 그들이 살아 온 삶에서 유발한 것인지 아니면 스튜디오에서의 순간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불편함을 이끌어 낸다. ● 이번 작품에서도 안창홍은 주제와 묘사가 반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사진이나 비디오, 또는 영화 같은 미디어에서 영감을 종종 받는다. 골동품 가게나 옥션에서 수집한 50년 이상 된 사진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였다. 처음엔 이 사진들은 그저 지나간 시대의 기억으로 밖에 인식 되지 않는다. 사진으로 작업을 시작한 1979년경 이후의 몇몇 작품에선 자신의 가족 사진을 이용 하기도 하였다. 그는 사진의 표면을 회화로 재해석 하고 찢어진 사진들의 조각을 연결시켜 또 다른 회화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찢어진 자국들은 색으로 채워졌으며 이를 통해 관람자와 주제 사이에 거리감을 만들어 냈다. 이전의 누드 작업과 달리 주제가 된 인물들은 반항적으로 관람자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직접적인 시선이 사라진 결과로 작가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감정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작업은 2004년에 제작 된「49인의 명상」시리즈의 작업을 닮아있다. 그는 이미 눈을 감은 사람들의 초상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실험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안창홍_Arirang 2012'2_캔버스에 유채, 잉크, 아크릴채색_122×84.3cm

작품에 이용 된 사진들은 대부분 사회적인 목적으로 찍은 가족사진이다. 이 사진들 속에는 결혼식, 연인, 아이와 함께 찍은 모습들이다. 이 사진들은 그 시대의 사회가 보여야 했던 사회적 역할의 미장센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속에는 사진을 함께 찍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감정의 교류가 부재 되어있다. 교복, 웨딩 드레스, 전통의상 등을 입은 인물들은 사진을 찍은 목적이 공적임을 시사한다. 안창홍은 사회적인 부분과 회화적인 요소를 이용하여 주제의 모습을 극적이고 익살스럽게 보이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그의 작품을 보는 이에게 묘한 이질감을 주는 것이 주제로 그려진 이들의 복장 포즈, 또는 표정이 되었던 간에 그는 삶을 연극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만든다. ● 관람자는 사진과 같이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 속에서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현실을 찾으려 하지만 안창홍의 그림은 우리에게 현실 정 반대의 것을 보여준다. 눈이 감기어진 모델들은 이미 삶의 저편으로 떠나버린 존재로 인식 되기도 하며 관람자는 그림 속 인물들을 보고 있지만 그림 속 인물들은 이미 그들의 내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진실 된 기억은 기억의 소유자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려면 내면을 살펴야 한다. 그의 그림은 가면 무도회다. 안창홍은 보일지도 모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어 우리 내면의 잠재 되어 있는 관음증을 자극한다. ● 이번 시리즈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그 시대 사람들이 우리에겐 이미 지나간 역사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경험 하였는지를 보여 준다. 더 오랜 옛적에는 황실과 귀족계급만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시대가 흘러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세대의 발자취를 기록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큰 가치를 잃은 사진들은 거친 보존 상태를 가지게 되었으며 사진들 속의 기억들은 더 이상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적어도 사진이 존재 하였던 현실 속에서의 가치를 잃은 것이다. 그들의 삶은 작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되살아 난다. 작은 사진 속 사회는 큰 회화로 거듭나고 당시의 사회상은 다시 삶을 부여 받는다. 그림 중 하나에는 흑인과 결혼하는 한국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뒷 배경에는 천박하게 배치된 야자나무 장식이 보인다. 여기에는 우리가 배워온 역사가 담겨 있지 않다. 이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찍힌 사진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아마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일 것이다. 분위기는 작위적이고 삶의 진실된 모습이 반영된 사진은 아니다. 삶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사진을 회화화 시킨 것이 아니기에 이번 작업 속에는 더 깊은 외로움이 서려 있다. 그리고 회화 속에는 사회적 관계의 불신이 남겨져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의 다양성과 내면의 모습들이 안창홍의 그림에 녹아 있으며 그의 작품 속 역사는 과거와 단절 되어있다.

안창홍_Arirang 2012'1_캔버스에 유채, 잉크, 혼합재료_249.1×361.6cm

사회적인 삶은 표면적인 것이 중요하며 회화 또한 마찬가지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관람자에게 평면적인 회화를 주시하고 있음을 상기 시킨다. 누드 시리즈에서 보여준 회화 속 배경에 붓이 흐드러져 있듯이, 이번 시리즈 속 그림들은 구겨지고 손상 되어있다. 그는 이미지들이 시간의 흐름을 견뎌 왔음을, 그리고 여기서 보여지는 기억들이 표면적인 모습임을 상기 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표면은 그만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겨진 자국은 삶을 담아내는 프레임이 되고 바랜 색감은 역사의 흐름 속에 변화되는 과거를 보여준다. 안창홍의 매혹적인 화법은 세피아, 회색 그리고 노란 색채로 빛나며 그가 창조해 낸 이미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 안창홍은 그림에 파리를 그려 넣는데 이는 삶의 유한성을 표현하려 함이다. 그리고 이것은 눈을 감은 인물들과 일맥상통 한다. 작품 속에는 인간의 필멸성이 어디에든 보인다. 회화의 표면의 노화나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서나 그는 필멸성을 표현 하고자 한다.

안창홍_Arirang 2012'12_캔버스에 유채_135.8×101.3cm

한편으론 그의 회화는 라틴어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가 죽음을 기억하여 모든 것을 빛나게 하라는 고전적인 해석을 상기 시킨다. 그는 바로크 시대의 그림들이 표현 하였던, 죽음이 있기에 살아 있는 동안 모든 것을 즐기라는 얄팍한 해석을 그림 속에 넣지 않는다. 대신에 죽음이 좋던 싫던 언제나 삶에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치우친 해석을 회화에 담지 않고, 인간의 삶을 작가 자신의 삶과 함께 회화에 담는다. 현실의 이상과 함께 현실 그 자체가 담기는 것이다. 안창홍 작가가 악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것은 그의 내면이 고야(Goya)와 닮았음을 보여준다. 마스크 속의 인물들은 이미 사라진 유령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쉽지 않게 다가온다. ■ 베레나 리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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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시어터 & 미디어 Physical theater & Media

2012_1108 ▶ 2012_120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데이빗 힌튼_클라라 반 굴_캐티 프로서_켈리 하그라베스 데이빗 앤더슨_미셸 로즈_에직 코지올_레이니르 링달_피터 앤더슨

주최 / 사단법인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료 / 일반_6,000원 / 청소년,장애인,아이공 관객회원_4,000원

미디어극장 아이공 I-GONG Alternative Visual Culture Facto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0-8번지 2층 Tel. +82.2.337.2870 www.igong.org

신체 표현을 대표하는 댄스필름과 피지컬 시어터는 구술언어만을 언어로 인식하는 오늘날, 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언어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소통능력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고 있다. 마야데렌이 창시한 댄스필름이 7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댄스필름이 제작되고 있다. 댄스필름의 영상예술과 피지컬 시어터의 아름다운 몸의 선율은 청인과 농인에게 신체의 언어로 영상예술을 제작하고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감 있게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 제안될 수 있다고 본다. ■ 김장연호

댄스 필름과 피지컬 시어터의 아름다운 신체 움직임 유명한 피지커 시어터 DV8의 영상 작품을 소개 합니다. ● 영화매체의 예술적 표현의 확장을 위한 아방가르드 영화 운동은 대중문화의 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영화에 반대한 그들만의 표현법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의 내면, 자아의 탐구와 같은 인지적 요소를 영화에 부여하며 직접적인 형상화 혹은 이미지만으로도 자아의 표현이 이어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러한 독자적인 노선을 만들어간 아방가르드 영화가 중 한 사람인 마야 데렌은 신체를 언어로서 표현한 댄스 필름이라는 장르를 창시하게 되었다. 또한, 댄스필름과 더불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피지컬 시어터의 특징은 일반적인 연극에 비해 대사보다는 배우의 움직임 즉, 신체의 동작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장르 언급을 하지 않고서는 겉으로 보기에 동시대 무용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무용과 닮아 있다. 피지컬 시어터는 전통적인 무용과 연극이 융합된 공연형태를 이용하여 연극 이전에 원시적, 원초적인 인간의 움직임을 탐구하였으며, 이러한 표현은 인간의 근원에서 살아 숨쉬는 욕망에 근거한 움직임으로서 보는 사람에게 또 다른 욕망을 전이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감정을 전달 하는 것이다. 피지컬 시어터의 대표적인 디브이 에잇 피지컬 시어터(DV8 physical theater) 무용단은 로이드 뉴슨에 의해 창단 되었다. 이 무용단은 신체적(또는 감정적) 위험성이 높은 공연으로 명성을 얻었고 현대무용에서 최초로 무용수들에게 말을 허용해 유명해 졌다. 이들은 또한 정체성의 문제나 무용수들의 실제의 관심사를 다루어 내용에 있어서도 혁신적이었다. 이번 미디어 아이공 전시인 『피지컬 시어터 & 미디어』 展에서도 디브이에잇(DV8)작가의 작품을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예술적 결합의 댄스 필름 또한 소개 하고자 한다. ■ 이수현

여성, 소수자와 함께하는 홍대 앞 대안영상 시네마테크 ● 미디어극장 아이공은 새로운 소통과 융합을 위해 2007년 5월 마포구 서교동에서 개관했다. '대안영상/미디어로 소수자 언어를 꿈꾸는 공간' 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시네마테크로서, 다양한 영상 문화의 대중화와 보급화를 위해 신진 작가 양성은 물론,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을 가진 남다른 형식의 영화와 미디어 아트를 발굴, 소개해 오고 있다. 지난 2009년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와 비디오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의 회고전을 개최해 성원을 받은 바 있으며, 2010년 1월 거장 바바라 해머의 회고전, 3월 댄스필름 창시자 마야데렌 회고전, 5월 오노요코 회고전 등 해외 미디어아트 거장들의 전시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으며, 대안영화, 소수자가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서 자리잡았다. 또한 대안영상예술과 미디어아트 기획/전시를 통해 다양한 대안영상미디어 언어를 재생산, 담론하고 있으며 잊혀지거나 숨겨진 대안영상 작가를 발굴하여 대안영상예술의 현재를 역사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반 대중에게 좀 더 미디어 아트를 알리고 가깝게 가고자 국제심포지엄와 워크샵,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동시대 문화와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상영-소비로 이어지는 기존 극장 문화와 달리 '상영-놀이-커뮤니케이션' 으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미디어 예술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이공은, 앞으로 지금까지의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담론을 위한 지형을 찾아 나아가려 한다. ■ 미디어극장 아이공

■ 스크린 상영 (시간상영표 다운) 어느 연쇄살인자에 대한 단상 데이빗 힌튼 52분 | Video | B&W | 1990 | UK | ND 「어느 연쇄살인자에 대한 단상」은 무용창작집단 DV8의 첫 번째 공연을 상영용으로 옮겨놓은 작품으로서 신체의 움직임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한 물고기 데이빗 힌튼 50분 | Video | B&W | 1992 | UK | ND 우리들이 사랑할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찾으려는 사람의 본성을 그려낸 작품 아킬레스 클라라 반 굴 45분 | Video | B&W | 1995 | UK | ND 담배 자욱한 낡고 얼룩진 전형적인 영국식 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반 남성의 심리를 탐구한 작품

■ 전시장 상영 (* 전시장은 무료 이용) 종마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캐티 프로서 4분48초 | Video | Color | 2003 | Canada | ND 말로 분한 여자가 헛간의 오물들을 발로 긁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 카고 켈리 하그라베스 4분 | Video | Color | 2007 | USA | ND 「카고」에서는 삶의 여정을 따르던 한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숨을 돌리면서 여행을 계속할것인지 심사숙고한다. 모션 컨트롤 데이빗 앤더슨 8분 | Video | Color | 2002 | UK | ND 매력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무용가를 사로잡으라. 그녀를 현실세계 안으로 끌어들여보라. 수면 장애 관련 사례연구 미셸 로즈 7분 | Video | Color | 2002 | USA | ND 그로트 수면장애센터에 대한 자료를 전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려운 기회를 가지게 된다. 공작부인 에릭 코지올 16분 | Video | Color | 2002 | USA | ND 괴기스럽지만 고풍스럽고 화려한 미술이 돋보이는 「공작부인」 파열 레이니르 링달 5분 | Betacam Digital | Color | 2003 | Iceland | ND 캐타 존슨과 엘리아스 넛슨이 공연하는 무대 위, 두 커플이 침대 위에서 싸움을 하고, 여기에 마침 터진 수도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줄기까지 합세한다 소년 피터 앤더슨 Dance Film | 6분 | Video | Color | 1994 | UK | ND 한 소년이 아름다운 경치 앞에 홀로 서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작가 소개 데이빗 힌튼은 영국 작가로, 다양한 TV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프란시스 베이컨, 영화감독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작가 앨런 베넷, 안무가 캐롤 아미타지 등 모든 종류의 예술가들을 포괄한다. 그의 대표작으로 「어느 연쇄살인자에 대한 단상」과 「이상한 물고기」가 있다. 클라라 반 굴은 196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작품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단편데뷔작 「레서바트」(1988)는 당해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올랐고, 「아킬레스」로는 에미상을 수상했다. 데이빗 앤더슨은 문화적 전략 및 미술 교육부문에서 유명한 작가로,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에서 책임자를 맡아 여러 가지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캐티 프로서 유명 안무가 캐롤라인 리차드슨과 함께 작업한 「종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로 2003년 미국 안무 어워드 단편부문에서 수상했다. 레이니르 링달은 다양한 단편영화와 상업광고, 뮤직비디오를 찍은 작가이다. 1997년에 작업한 댄스필름 「슬러프 인」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피터 앤더슨은 TV 연출자이며 영화감독인 동시에 안무와 무대미술 작업을 하는 시각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는 시각디자인에 관련된 출강을 여러 해 동안 해왔고, 무용전문가와 영화작가, 작곡가를 위한 '댄스 포 카메라' 워크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켈리 하그가베스는 캐나다의 안무가이고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는 여러 편의 댄스필름을 만들었고, 그들은 전세계의 영화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되었다. 그녀는 다양한 외부 강의를 소화하는 동시에 축제용 댄스필름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한다. 에릭 코지올은 샌프란시스코를 활동무대로 하는 영화작가다. 그의 실험영화와 작품들은 시카고 현대미술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미국댄스 필름페스티벌 등에서 소개되었다. 미첼 로즈는 유머러스한 단편작품을 주로 만드는 미국의 작가다. 그는 처음 안무가이자 퍼포먼스아티스트로 시작했고, '무용세계의 우디엘런'이라는 작품이 뉴욕타임즈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후 그는 영화로 주된 작업영역을 옮겼고, 지금은 ' 더 미첼 쇼'라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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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훈展 / KIMYOUNGHOON / 金榮勳 / printing 2012_1115 ▶ 2012_1128 / 월요일 휴관

김영훈_M12-2_메조틴트_20×15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_12:00pm~05:00pm / 월요일 휴관

심여화랑 Simyo Gallery 서울 종로구 사간동 37-1번지 Tel. +82.2.739.7517 www.simyogallery.com

그동안 나의 작업 모티브는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 담긴 인물들이었고 심연 속 소우주를 지닌, 그것이 실존이든 환영이든 현재 존재하고 있는 한 개체에 대한 의문과 질문이었다. 내 이 작음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광대한 그 무엇에 대한 동경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업을 통해 속세를 벗어난 영혼의 자유를 갈망했고 안식을 원했고 무한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했다. 그렇게 미지 그 이상의 미지를 탐미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평면 작업에서는 이미지와 여백의 조화로, 설치 작업에서는 군집의 나열이나 배치를 통해 무한에 대한 동경과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부질없는 욕구였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무모한 질문이었고 범주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하고 일방적인 동경임을 안다.

김영훈_M12-3_메조틴트_20×15cm_2012
김영훈_M12-5_메조틴트_19×18cm_2012

이번 작품들의 성향이 전과 그리 다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변한 것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한계의 범주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계가 있기에 더욱 신비롭고 그래서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가늠하고 상상 할 수 있는 한계의 막다른 벽, 그 안에 내가 온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작은 깨달음이다. 이곳도 저곳도 아닌 그저 그 중간 정도의 지점이 주는 균형 같은, 예를 들자면 물 속 깊은 곳 어디쯤에 중력과 부력의 경계선상의 지점이 있다면 바로 그러한 곳, 빛도 암흑도 아니며 막막함과 울림이 동시에 존재하는 심연의 공간, 지독히 외롭고 두려운 곳이지만 반면 가장 안락한 공간,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태어나기 전 양수로 가득 찬 어머니의 뱃속 안에서 느꼈던 안식과도 같은 곳이지 않을까? 우리들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그 작은 공간은 자신만의 무한한 세계였고 전부였으리라. 그 때 그 작은 공간의 외부 세계는 한없는 미지의 세계였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가정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또한 다른 의미의 양수로 가득 찬 자궁 안이며 우리가 알고 있고 가늠 할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주의 것들 너머의 그 어떤 것들은 이 자궁 밖의 세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그 세상 너머의 세상과 그 너머의 세상 그리고 그 너머... 그래! 결국 끝이란 없다! 아니 어쩌면 아예 시작이라는 것과 끝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미지 속의 또 다른 미지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여 나는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그저 살아있는 한 영혼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알 수 있는 범주의 넓이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순리 안에서 편안해지고자 했다.

김영훈_M12-7_메조틴트_37.3×13.3cm_2012
김영훈_M12-9_메조틴트_6×47cm_2012

이번 작업의 조형적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것은 내 안의 깊이와 내 밖의 넓이, 그리고 그 경계선 상의 '나'로 나뉘게 된다. 얼굴 위주의 이미지가 첫 번째 의미이며, 작은 인체 이미지가 두 번째에 해당되고, 직선과 곡선의 외각 이미지가 마지막 경우이다. 나는 인물의 표정과 손의 위치와 동세를 통해 고요와 안식과 영혼의 세계를 이야기하려 했으며 몇 몇 작품들에서 보이는 원의 이미지는 외부의 넓이와 깊이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그것은 꽉 차있는 공간이기도 아니면, 또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는 통로로서의 공간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안과 밖이 어떠한 경계로 분명하게 나뉜다는 것이다. 또한 인체의 외각 부분을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의 조형적 요소로 긴장과 완화를 표현하고자 했는데 곡선은 주로 모호하며 신비로운 존재를, 직선의 경계는 그 경계로 인하여 분리 되는 이곳과 저곳을 나타내고자 했다. 직선으로 잘린 경계가 그렇다. 보이거나 그렇지 안거나의 차이일 뿐, 그 실체의 형상이 변형되거나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부유하고 있는 것이든 아니면 무언가에 가려져 있는 것이든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경계로 구분된다는, 그래서 보이거나 그렇지 안거나의 차이로 우리가 무엇을 인식하고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계일 뿐이다.

김영훈_M12-10_메조틴트_44.8×31cm_2012

동판화의 메조틴트 기법이 다른 기법들과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는 음영의 표현이 역순으로 제작된다는 점이다. 즉 어둠에서 밝음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암흑의 공간을 먼저 만들고 그것에서 점차적으로 밝은 빛의 영향들을 표현해 나간다. 그것은 밝음의 상태에서 명암을 혹은, 형상을 나타내는 기법과 확연히 구분되는데,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닌 있지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내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점이다. 어둠에서 서서히 빛을 받아 나타나는 그런 느낌이다. 마치 우리가 어두운 자궁에서 나와 빛을 만나는 것과도 같이...

김영훈_M12-13_메조틴트_45×15.5cm_2012

한계란 그 이상의 무엇이 있을 때 가능하다. 우리는 그 한계의 범주 안에 살고 있으며 그 한계 너머의 또 다른 그 미지의 세계,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는 이토록 작디작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신비스러우며 알 수 없는 초유와 영원의 그 무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이 한없이 그립다. ■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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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The One Day

유근택展 / YOOGEUNTAEK / 柳根澤 / painting 2012_1115 ▶ 2012_1209 / 월요일 휴관

유근택_코끼리 Old Giant_한지에 수묵채색_145×128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208i | 유근택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115_목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2_1117_토요일_03:00pm 유근택_기혜경(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현대 본관 GALLERY HYUNDAI 서울 종로구 사간동 122번지 Tel. +82.2.2287.3591 www.galleryhyundai.com

하루: 영겁의 시간'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들에 핀 한 송이 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찰나의 시간 속에서 영원을 보라!' (윌리엄 블레이크「순수의 전조」) 유근택이 일 년 동안의 미국생활의 결과를 펼쳐놓는다. 안식년 차 미국으로 건너가 온전히 자신과 가족, 그리고 작품만을 생각하며 1년을 보내고 돌아온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실내 풍경과 창문을 통해 바라본 풍경, 그리고 자주 찾던 공원의 모습과 해변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유근택이 다루고 있는 이러한 작품의 소재는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그의 작품 경향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커다란 변화로 다가오지 않는다. 단지 작가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공간 정도가 서울의 어디쯤으로부터 뉴저지의 린지우드 근처 어딘가로 변화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유근택이 작품 제작을 위해 자신의 주변과 일상에서 대상을 취하는 방식을 이번 전시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유사한 듯해 보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유근택은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그 무엇인가에 한발 더 확실히 다가간 것 같아 보인다.

유근택_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_한지에 수묵채색_90×48cm×10_2011

하루:「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 ● 유근택이 들려주는 지난 일년간의 이야기는 하루에서 시작된다. 매일 자신의 집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풍경을 다룬「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가 그것이다. 화면을 이루는 요소는 8개로 나뉜 창의 프레임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커다란 가로수 한그루와 정원수, 그리고 건너편의 집이 전부이다. 다이나믹할 것도 변화무쌍할 것도 없다. 단지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평범한 풍경을 하루에 하루를 덧붙이듯, 봄부터 겨울까지, 맑은 날이나 흐린 날에도 새벽부터 밤까지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 같은 대상을 날씨와 시간, 계절에 따라 반복하여 그리는 유근택의 작업 방식은 인상주의자들의 그것과 닮아 있다.「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에 묘사된 대상은 잔 붓질(brush stroke)로 처리되어 있으며, 흐려진 윤곽선으로 인해 일정 거리를 유지하여야 그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는 인상주의자들의 작품제작 방식과 유사해 보이지만, 그 효과는 안개처럼 곧 사라져버릴 것 같이 가벼운 인상주의 회화와는 다르다. 오히려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조차도 엄격할 정도의 무게감과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곳에 놓여 있다. ● 이러한 화면 효과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대상들 간의 관계와 그러한 관계를 지속하게 만드는 시간을 화면에 담고자 한데에서 연원한다. 인상주의자들이 한 순간을 화면에 정지시키고자 하였다면, 유근택은「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를 통해 눈에 보이는 한 순간이 아닌 대상에 누적되어 내재된 시간성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이러한 지향점의 차이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를 초래한다. 철저히 자신의 눈을 믿었던 인상주의자들과는 달리 유근택은 자신의 눈을 통해 바라본 풍경과 자신이 알고 있는 정취를 함께 화면 위에 포치시킨다. 만약 그의 화면이 한그루 나무가 서 있는 가을 어느 날의 풍경을 담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그날 그 순간의 풍경이 아닌 그 나무가 견뎌낸 시간과 작가가 대상에서 느끼는 가을의 정취가 함께 녹아있는 풍경이다. 이로 인해 대상에 켜켜이 쌓인 경험과 누적된 시간을 드러내고 있는 유근택의 작품은 묵직한 중량감을 가지고 다가오게 된다. ● 한편, 대상의 지나온 시간의 궤적을 화면에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전통 한국화와는 달리 호분과 과슈, 템페라를 이용한다. 이들 안료는 화면에 흔적을 남기고 누적된다. 이러한 누적의 흔적이 바로 시간의 흔적으로 치환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작가의 재료 선택은 자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부각시키고 있다. ● 화면 위에 물감 층이 쌓이듯 그의 화면에는 풍경과 시간이 교차하며 순간들이 쌓여 간다. 그의 풍경은 이러한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새싹이 돋아나는 봄날과 녹음이 우거진 여름 낮, 단풍 든 가을과 잎새 떨어진 앙상한 나무가 무거운 하늘을 이고 서 있는 초겨울의 저녁으로, 다시금 눈 온 뒤의 새벽녘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순간을 통해 하루로, 그리고 사계절로 이어지는 화면 속 시간과 그 시간이 누적된 흔적으로서의 대상과 풍경은 유근택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제시하는 중요한 화두이다.

유근택_365일의 거주_한지에 수묵채색_140×169cm_2011

일년 365일:「365일의 거주」 ● 유근택이「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를 통해 대상들 간의 관계 속에서 쌓여가는 시간의 궤적을 각각의 작품 속에 드러내려 하였다면,「365일의 거주」시리즈에 이르면「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에서 보여주었던 시간의 흔적과 흐름이 한 화면 안에 집적된 형태로 제시된다. 이제 막 잠자리에서 일어났거나 혹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실내 풍경을 다루고 있는 이 연작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불가결한 책상, 거울, 선반 등의 오브제가 방 한켠에 묘사되어 있고, 그 중앙에는 침구가 펼쳐져 있는 일상적인 실내 풍경이다. ● 연작의 형태로 제작된「365일의 거주」중, 초기에 제작된 3점의 작품에서 화면 중앙에 위치한 창문은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창문을 통하여 창밖의 사실적 풍경이 실내로 개입되고 있는 이 세 작품들의 차이라면, 헝클어진 중앙의 침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공간 속 유동 에너지의 흔적을 반영하며 구겨짐과 뭉쳐짐이 심화되어 간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후기에 제작된 작품일수록 실내 공간에 좀 더 많은 일상의 오브제들이 널려 있고, 그러한 오브제들을 배경으로 작품 속 내재된 에너지를 현시하듯 나무와 오브제들이 실내 공간 속에서 자라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 일상을 관통하는 에너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에 축적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365일의 거주」연작은 이후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창문이 있던 자리에 마치 회화 작품을 걸어 놓은 듯 창문 너머로 천연덕스럽게 이카루스의 추락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이제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통로였던 창문은 작가의 심상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그 역할이 변화되며, 이로 인해 작품은 사실적인 풍경이라기보다는 심상의 풍경으로 나아간다. ● 심상의 풍경으로의 변화에 조응하듯 중심을 차지하는 침구도 구겨짐과 뭉쳐짐이 심화되어 좀 더 단단하면서도 존재감 있는 형태로 표현된다. 그것은 이제 부드러운 침구라기보다는 마치 조감도 시점에서 파악한 산수처럼 확고부동하고 단단한 존재감을 드리운 채 화면을 점하고 있다. 이것은 공간을 관장하는 에너지가 시간의 흐름에 의거하여 대상 속에 응집되고 응축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 자신이 매일 마주치는 공간 속에서 사물과 사물들 간의 서로 뒤얽히는 관계와 공간의 속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작가는 그 질문을 통해 자신이 마주한 공간 속에 누적된 에너지의 흔적과 그것이 결국 시간의 흐름에 의한 결과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작가는 이러한 시간의 흔적을 흔히 우리가 일상이라고 명명한 것들 속에 누적된 에너지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한편, 현실 공간으로 개입해 들어온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심상의 풍경은 우리 모두 일상의 바다에 빠져 살아가는 존재들임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일상은 비상을 꿈꾸었으나 실패를 감수해야 했던 이카루스의 그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매일 대면하는 일상으로 무심하게 우리 옆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작가는「365일의 거주」라는 한 장면을 통해 그 속에 누적된 하루, 일년, 혹은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삶을 제시하고자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근택_세상의 시작_한지에 수묵채색_207×240cm_2012

영겁:「세상의 시작」 ● 유근택은「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와「365일의 거주」를 통해 일상 속에서 생활하는 통상의 삶을 다루며, 그러한 일상을 관통하는 시간이 하루에서 일년, 그리고 일생으로 지속되며 축적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시간 개념을 좀 더 확장시킨 작품이「세상의 시작」연작이다. ●「세상의 시작」은 유근택이 2000년대 이후부터 지속하여 오던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LA에 있는 조슈아 트리(Joshua Tree) 사막에서 작가가 목도한 "바위, 나무, 수백 년 된 선인장들과 모든 사물들이 사막화되어 모래로 흩어져 가는" 체험은 작가로 하여금 "하늘이라든가 우주, 혹은 세상의 어떤 구조"에 대해 생각하게 하였다. 모든 것이 사멸되어 가는 현장에서 영겁의 시간에 걸친 생성과 소멸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문제 의식이「세상의 시작」시리즈를 제작하는 계기가 된다. ● 하지만「세상의 시작」에는 작가로 하여금 세상의 생성과 소멸을 느끼게 한 선인장이나 바위 대신 침대와 변기, 나무, 피아노처럼 우리의 일상적 삶을 주관하는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만약 이 작품을 앞에 두고 "태초에 빛이 있었다"라는 구절을 유근택 식으로 변환한다면 아마도 '태초에 사물이 있었다'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지 않을까? 빛이 형이상학을 대변한다면 사물은 철저하게 현실을 반영한다. 그렇기에 유근택의「세상의 시작」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시작임과 동시에 끝을 의미한다. 이들 오브제가 세상의 시작에서 끝도 없는 영겁의 시간을 거치며 순환 궤도를 돌고 있는 것처럼「세상의 시작」은 우리의 일상이 무한히 순환 궤도를 그리며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 유근택은 이전 작품에서 관념적이며 사변적인 한국화를 현실에 발붙인 어떤 것, 즉 우리 삶과 밀접한 것으로 만들고자 작품 속 공간 개념에 주목하였다. 그것은 자연에서 출발하여 그곳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내거나, 혹은 우리들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자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공간이었으며, 더 나아가 지리멸렬한 일상의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우리들이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건 그것은 자연을 내포한 곳이자 동시에 역사의 현장이며, 우리들 모두가 씨줄과 날줄처럼 엉켜 살아가는 공간이었다. ● 작가의 이전 작품이 공간 개념에 주목하였다고 한다면,『하루』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공간 개념보다는 그곳에 어린 시간의 문제를 전면에 배치한다. 어느 작품에 시간성이 개입되지 않은 작품이 있을까마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에서 작가는 눈에 띄게 시간의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 유근택이 시간을 다루는 방식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순수의 전조」에 나오는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들에 핀 한 송이 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찰나의 시간 속에서 영원을 보라!'라는 시구를 떠올리게 한다. 찰나와 영겁을 이어주고, 시작과 종말을 관통하는 이러한 시간 개념은 유근택의 작품 속 대상에 누적된 시간성의 표현과 궤를 같이 한다. 유독 풍경 작품이 많이 출품되었음에도 이번 전시작에서 자연이 드리워진 공간보다는 그 자연 대상 자체가 중후한 무게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이유는 공간으로서의 풍경보다는 그곳에 축적된 시간성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것이 이전 시기의 작품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유근택_숲_한지에 수묵채색_133×104cm_2011
유근택_가을의 리듬_한지에 수묵채색_177×210cm_2010

유근택의 작품에 묘사된 자연이 갖는 이러한 존재감은 전술하였듯이 그의 독특한 작품 제작 방식에서 유래한다. 화면에 쌓아 올려진 안료로 인해 자연은 그 자체로 강한 덩어리감과 함께 화면 위에 켜켜이 쌓아 올려진 집적된 힘을 과시한다. 더 나아가 이것은 구상적인 풍경화로 하여금 추상화로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화면 위에 드리운 강한 선과 색채의 향연은 그대로 강한 존재감을 드리우는 덩어리와 선들의 결합이자, 올오버적인 추상화 화면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은 장중한 자연을 배경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작은 인간은 이제 막 길을 떠날 듯, 여행 가방과 함께 나타난다. 이들은 유근택의 화면에 포치된 자연처럼 인생이라는 여정을 따라 시간의 흔적을 쌓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미지이다. ■ 기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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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수展 / BYUNKYUNGSOO / 卞耕洙 / sculpture 2012_1115 ▶ 2012_1207

변경수_Balloon-y #4-2_섬유 유리, 자동차 도색_90×45×45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0902d | 변경수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115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_10:00am~06:00pm

UNC 갤러리 UNC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58-13번지 Tel. +82.2.733.2798 www.uncgallery.com

현대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인류는 여느 때보다도 커다란 공동체 속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커다란 공동체에서 고립된 사람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이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 이번 변경수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 관객들은 마치 현재 우리의 모습과 같은, 하나의 공동체이지만 소통하고 있지 않은 고립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시공과 상념에 빠진 각각의 작품들... 깊이 관찰할수록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는 듯 하다. ● 얼핏 보면 그들의 외형은 같은 종(種)처럼 구분하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뚜렷하다. 때때로 우리는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대상들의 다른 점을 쉽게 구분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과 소통하며 각각의 특징을 알게 되고, 처음에 우리가 왜 그리도 그들을 분간해내지 못했었는지에 대하여 역으로 의문을 품게 된다. ● 위의 예처럼 관찰할수록 선명해지는 각기 다른 색의 작품들은 관객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인식하고 그것과 자신만의 관계성을 지어나가게 한다.

변경수_Plastic bag man_섬유 유리, 자동차 도색_125×40×25cm_2012

우두커니 선 변경수의 신작「Hood-y」는 무거운 콘크리트 땅에서 몸, 몸에서 옷, 옷에서 얼굴로 일체가 되어버린 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 우리의 일상을 연상시키는「Plastic bag man」또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란 봉지와 일체가 되어 당신을 무심히 바라본다. 말없이 바닥을, 혹은 당신을 응시하고 있는 이들은 이 시대 속 고립된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 와 같이 변경수의 작품들은 모두 표정이 없다. 정체성을 잃은 얼굴은 관객들과 작품 사이에 상상의 여지와 관계의 여지를 남긴다. 무(無)의 얼굴은 그 자체로서 무언가의 표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공(空)의 면에 반영된 자신 혹은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 그의 또 다른 신작「Balloony #4-1」은 주먹과 다리에 힘을 주고, 다소 긴장한 채 서있다. 희미하게 비치는 두상은 풍선의 빨갛고 커다란 압박 속에서 위태로워 보인다. 그것이 풍선에 상념을 불어 넣은 것인지, 혹은 풍선의 상념으로부터 변이된 형태인지 관객들은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변경수_Balloon-y #4-1_섬유 유리, 자동차 도색_135×65×65cm_2012

이들의 표정을 읽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명백한 힌트는 그들의 제스처이다. 꽉 쥔 주먹, 푹 숙인 고개, 긴장이 풀어진 채 툭 튀어나온 배, 주머니에 쑤셔 넣은 손, 뛰어내리기 위해 잔뜩 굽힌 무릎과 몸 뒤로 쭉 뻗은 팔... 실제로 변경수는 다양한 제스처로부터 오는 신체의 미묘한 변화와 그에 따른 형태의 표현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그는 오직 자신이 추구하는 형태를 더 완벽히 나타내려 노력할 뿐이라고 하였는데,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미묘한 움직임의 차이는 눈으로는 확연히 보이지 않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제스처의 흐름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 변경수의 첫 개인전 작품들이 밝은 색감과 생동적인 제스처, 막 빚어진 듯한 모습과 유머러스하고 활기찬(통통 튀는) 느낌으로 작품 이외의 생략된 풍경에 대한 상상의 실마리를 주었다면, 그의 새로운 작품들은 가라앉은 톤, 절제된 제스처, 티끌 하나 없이 깔끔하고 정교한 처리와 함께 자신만의 시공에 갇혀 있는 모습으로 작품 그 자체에 몰두하게 하며,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변경수_Hood-y_시멘트, 섬유 유리_165×45×40cm_2012

그리고 작가가 인체의 움직임에 대한 흥미를 같은 개념, 하지만 다른 형태로 풀어낸 신작 부조들은 인체 이외의 것에 상상의 여지를 주었던 전작들과는 조금 다르게 좀 더 넓은 공간을 포용하되 네모난 틀에 갇혀 마치 다른 세상처럼 빚을 내고 있다. 앞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익명성을 강조한 이 부조들은 화질이 좋지 않은 한 컷의 사진, 혹은 테이프가 늘어난 비디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고, 정적이지만 곧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것처럼 동적이기도 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무의식에 내재되어있는 특정한 순간의 분위기와 소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마치 일상적인 모습을 반짝이는 영원한 틀에 가둬놓은 채 제 3자의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는 트루먼쇼 와도 같다. ● 변경수의 개인전에서, 우리는 단순히 이 비슷한 무리를 스쳐 지나는 방관자가 아닌 관찰자가 되어, 관계의 여지를 갖고 소통하며 그들이 안고 있는 것의 가벼움 혹은 무거움(무게)을 각자 다르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UNC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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