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1360  1/68   회원가입 회원로그인
  View Articles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2009-03-30 18:54:47, Hit : 602)
전시 3.30



desire & anguish

GALLERY IS YOUNG ARTISTS PROJECTⅠ

2009_0401 ▶ 2009_0407






초대일시_2009_0401_수요일_5:00pm

참여작가
김미경_김복현_김석준_박윤주_이대식
이승진_이윤우_유국선_정운정_황태연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_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desire & anguish ● 갤러리이즈에서 새롭게 기획한 연례행사인 젊은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인 『desire & anguish』는 젊은 작가 10명의 작품들을 통해 현대의 미술계를 살아가는 신진작가들의 끊임없는 고뇌와 예술적 욕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학부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실력 있는 작가 군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작가적 활동으로 보자면 작가라 불리어질 만한 경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업에 대한 의욕은 그 어느 중견 작가들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중견작가이던, 신진작가이던, 그 어느 세대도 작가로서의 끊임없는 작업에 대한 욕망과 고뇌는 비교되어 평가 내려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이번전시에 참여한 10명의 조화는 분야나 기법의 새롭다거나 최초로 시도 된다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다만, 중점을 둔 것은 해묵은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들만의 방식을 이끌어 내어주자는 것이다. 이는 미술계를 탐구하고 개척할 수 있는 젊을 작가들의 기반마련을 위한 발판이 되어줌은 물론, 나아가 새로운 한국의 현대미술을 창출한다는 큰 포부를 담고 있다. ■ 김효진




◁김미경_Flow-기다림_캔버스에 유채_97×182.2cm_2008
▷김복현_석양_캔버스에 유채_145.5×89.4cm_2009


현대의 창조행위가 만들어낸 과잉된 물량의 생산과 소멸을 통한 빠른 싸이클은 우리에게 가변적이지 않은 존재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느낀다. 이러한 대안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되었고 이는 곧 작업의 모티브가 된다. 어느 위치에서나 겸손하고 부지런한 자연의 그 태도에서 침묵의 가르침을 배운다. 말은 침묵을 바탕으로 해야하기에 자연은 지금도 우리에게 소리없는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예술은 작가와 대중간의 소통이 그 목적성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재 예술이 만들어낸 새롭게 등장한 권력층들과 이에 소외된 또 다른 계층간의 갈등과 견해차이는 많은 모순점들을 안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었다. 팝아트는 결국 대중이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함을 생각하며 이에 일상적이면서 이상적인 자연을 그린다. 진실은 여럿일 수 있으나 사실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 겸손한 자세로 자연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이를 화폭에 옮겨놓는 작업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 김복현




◁김석준_본연의 표정 시리즈 NTL1-004 ‘김태홍’_C 프린트_161×130cm_2009
▷박윤주_지금도 빛나고 있음 Ⅰ,Ⅱ_혼합재료_100×130cm_2008


4×5인치 대형카메라를 앞에 두고 조리개 수치를 최대 개방한 채, 대상에게 ‘無표정’을 지으라는 제시를 한다. 연출된 ‘無’를 만들고 얼굴의 힘을 빼어 ‘날 것’같은 본연의 표정이 나왔다 느낄 때, 그 순간을 직관적으로 선택하여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대상과 나는 과연 그 표정이 ‘무표정’이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대상에게 무표정을 지으라고 제시함과 동시에 카메라 앞 대상은 숨을 멈추고, 최대한 감정을 억제한 채, 순간에 몰입하게 되고 이질적 본연이 드러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무표정이 아닌 , 주문에 의해 만들어진 그럴듯하게 보이는 사진이 되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명확한 얼굴로 형상된다. 이미지속 자화상은 자화가 아닌 개념의 지시가 들어간 자아상이 되고 사진과 마주한 관람자는 사진 속 타인의 얼굴이 마치 혼자 거울을 대면하듯 오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 하였다. 나를 통한 연출된 ‘無’는 감정의 부재 즉, 표정의 부재 가능여부를 사진을 보는 관람객에게 묻고, 사진 속 얼굴과 마주한 또 다른 객체가 느끼는 자기 본연의 표정에 대해 생각하도록 제시한다. ■ 김석준

일률적으로 수없이 반복되는 싸이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가 몸담아있는 이 현실 속에서, 빛나는 이상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고, 또 그것에 한 눈을 팔 정신이 없다. 언제나 냉소적이며, 진부하게 배열되어 있는 우리의 정렬된 하루하루는 뭐라고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진부한 싸이클이다.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이상 한 조각쯤은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이상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빛나며 그 이상을 품고 살아가며 에너지를 얻곤 한다. 우리 삶의 끈 , 현실. 그 작은 틈에서 빛나는 이상을 모른 체 할 수밖에 없으며, 나는 그것이 슬퍼 현실 속에서 빛나는 이상을 표현해 보았다. 존재의 발자국인 일상들은 소중하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은 이상처럼 지금도 빛나고 있다. ■ 박윤주




◁이대식_無題 2.1M_스컬피, 레진_2008
▷이승진_흔적Stigm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1×116.8cm_2009


양심적 병역거부, 수혈을 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높은 도덕 표준을 추구하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느님을 신뢰하는 삶을 살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과 나는 다른 삶은 살고 있다. 그렇다. 나는 “여호와의 증인”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색깔을 반영한다. 나 역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내가 가장 높이 추구하는 이념과 신념. 바로, 성서에 대한 진실(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 이대식

아무런 생각없이 손이 가는데로 그림을 그리다가 나온 형상이다. 의미도, 상징도 없이 눈에 보이는 재미를 추구했다. 어떠한 의미 보다 손이 가는 데로 따라가다 나온 형상. 보여지는 조형성에 초점을 두었다. 시끄럽게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보다 같은 무늬의 반복이어 보이지만 조금씩 미세하게 다른 그 이미지 속에서 나는 재미를 느꼈다. 머리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고, 귀아프게 지루한 이야기를 듣기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생각 나는 대로 내 감정에 충실히 느끼고 즐기며 빠져들었다. ■ 이승진




◁이윤우_신화(STORY OF NEW)_캔버스에 유채_162.5×112cm_2008
▷유국선_정상 혹은 비정상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2008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서는 무한히 언급되어 왔지만 그런 신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 속 신물들의 이면적인 성격은 다분히 인간의 습성을 닮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인간이 갖지 못한 어떤 능력들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처음부터 인간 스스로가 그런 능력을 지향하면서 원시인들이 동물이나 식물 등을 숭배했듯 조금 더 나아가 인간을 숭배한 것 같다. 한마디로 인간이 인간을 모델로 삼아 어떠한 믿음이나 성과를 이루고자 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어떠한 광고나 매체들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화장이나 다른 효과들로 사람들의 눈을 자극시켜 믿게 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현대 신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 이윤우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흔히 ‘정상적이다’라는 말 속에는 우리의 사고나 시가에서 보편화되고 익숙한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다수의 생각과 시각에서 비롯되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피부색이 만약 파란색이라는 가정아래 이 파란피부의 인종이 대다수고 보통 황색피부의 인간이 홀로 있다면 이 인간은 철저히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취급되어질 것이다. 우리가 처음 보는 물건이나 동물, 과일 등도 처음 봤을 때는 신기하고 비정상적인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자주 접하거나 또는 원래부터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정상의 무리에 포함될 것이다. 빨간색과 분홍색 그리고 흰색과 노란색의 장미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앞에 어느 날 주황색의 장미가 등장한다. 둥근 수박에 길들여진 우리 앞에 갑자기 길쭉한 수박이 등장하기도 하며… 오늘날 과학과 생명공학의 발달은 우리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해 온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끔 만든다. 이제 정상화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해져 가고 있다. ■ 유국선




◁정운정_Giant Tree_종이에 혼합재료_182.2×130.3cm_2008
▷황태연_The Ball_09_C 프린트_20×24 inch_2008


나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상상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미지의 결과물들 이다 사실 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정리하는 것을 즐긴다. 또한 유쾌한 상상을 통해 한동안의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작업의 경우 일상적이고 지루한 공간 속에서 어떠한 상황 설정하여 이러저러한 일이 벌어 진다면 하는 상상에서부터 출발하였다.물론 이러한 상상은 현실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상황이거니와 직접 실행에 옮기기에는 어려운 지극히 상상 속에서의 일이다. 나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제시하며 관객의 또 다른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려는 것이다. 예컨대 이러한 상상의 테두리 안에서 누군가는 부유하는 공에 대해 자유를 느낄 것이며 누군가는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고무공을 회상 하는 등 다양한 해석을 할 수도 있다. 이미지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은 자신의 경험 혹은 자라온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동일한 학습을 통해 어떤 것을 단편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하지만 가시적인 무언가 일수록 단편화 시킬 수 없다 라는 것을 이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 황태연


---------------------------------------


투명한 풍경-사유의 공간

조원희展 / CHOWONHUI / 趙媛熙 / painting

2009_0401 ▶ 2009_0414



조원희_풍경0807_유리실_30×30×2cm_20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조원희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040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토요일_10:30am~06:30pm / 일요일_11:00am~06:30pm




갤러리 도올_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팔판동 27-6번지
Tel. +83.2.739.1405~6
www.gallerydoll.com






얼룩은 보통 불필요한 것, 더러운 것, 지워져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어느 날 옷에 묻은 얼룩이 사막의 모래언덕처럼 보였고, 그 순간 사하라 사막의 어떠한 빛도 없어 너무도 깜깜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별들 때문에 환했던 그 밤하늘이 생각났다. 얼룩을 보고 과거의 어떤 기억이나 형상이 떠오르는 순간 본인에게 그 얼룩은 더 이상 불필요하고 지워져야 하는 대상이 아닌 하나의 풍경으로 다가왔다. 본인은 그 풍경이 된 얼룩과 같은, 기억과 추억을 환기시켜 잠시나마 쉬며 바라 볼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조원희_풍경0919_유리실_44×44×1cm_2009


이것은 기존의 주변을 관찰하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직접 얼룩 따위를 만들어 놓고 그 곳에서 다른 형상을 발견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한다. 본인은 우연성, 특히나 무엇이 만나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그 흔적에 집착했는데, 이것을 표현하기에 유리가 적합했다. 액체에서 고체로 그리고 다시 액체로 변형이 가능한 유리를 이용하여 화면의 점(dot)들이 움직여 선이 되고, 면이 되어, 공간을 이루는 그 순간을 한 화면에 동시에 담아낼 수 있었다. 본인 작업 ‘풍경’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며 대부분 계획적이며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액체 상태의 투명한 유리를 쇠파이프에 말아 색을 묻힌 후 길게 뽑고, 그것을 잘라 몰드에 꽂은 다음 열처리과정을 거쳐 한 덩어리로 다시 만든다. 그러고 나서 표면을 투명하고 반듯하게 연마한다. 열처리과정을 통해 생동감 있는 움직임의 흔적을 한 화면에 동시에 담아낼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은 관객의 위치에 따라서 다양한 모양으로 관찰 될 수 있어, 일반 캔버스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다. 유리를 통해 얻어진 이 생생한 화면은 적당한 온도변화만 있으면 언제라도 다시 변형이 가능한 유기적이고 생명체와 같은 특성을 지닌다.




조원희_풍경0701_유리실_27×27×2cm_2007


처음엔 최대한 인위성이 배제되고 무작위한 얼룩이 만들어 지도록 하였는데, 이를 통해 본인이 선호하는 얼룩의 모양을 파악 할 수 있었고, 반복된 실험을 통하여 얼룩의 모양과 번짐 정도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본인 작품에 등장하는 우연은 어느 정도 계산되고 편집된 우연으로 변화하게 된다.




조원희_풍경0702_유리실_27×27×2cm_2007


본연의 성질이 예민해 처음엔 다루기 까다로운 유리를 이해하고 그것에 본인이 익숙해져 가는 과정은, 현대인이 고단하지만 반복적인 노동으로 삶을 지속시키는 것과 닮아 있다.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서 우연적인 얼룩을 조절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고 예술가로서의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했다. 반복적이고 계획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매번 조금씩 다른 형태의 얼룩으로 나왔는데, 이런 우연성은 얼룩에서 우연히 발견된 풍경처럼 작업과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조원희_풍경0813_유리실_60×60×2cm_2008


2006년에서 2008년의 기간은 유리의 특성을 배우는 시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평면에 대한 본인의 갈망을 증폭시켜주는 기간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 시기에 ‘풍경’ 시리즈와 같은 유리를 이용한 다양한 평면 작업이 본인 작업의 주를 이루었다. 투명성과 양면성을 가진 유리 평면 작업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은 한쪽이 막힌 벽이 아니라, 양면으로 관찰 가능한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풍경’ 시리즈 작업이 자기 반추에서 끝나지 않고, 처음의 바람과 같이 타인에게도 효용성 있는 공간이 되도록 앞으로는 화면의 영역을 건물의 유리창과 같은 공적인 공간으로 조금 더 확장시키고 싶다. ■ 조원희

---------------


특별한 순간 Another Moment

전병철展 / JEONBYUNGCHEOL / 田炳哲 / photography

2009_0407 ▶ 2009_0416 / 월요일 휴관



전병철_AnotherMoment#001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7




초대일시_2009_0408_수요일_6: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온_GALLERY ON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B1
Tel. +82.2.733.8295
www.galleryon.co.kr






빈풍경 혹은 반풍경 ● 이것은 풍경사진일까? 새까맣거나 깊이 있는 검은 색톤이 심연처럼 혹은 무어라 규정하기 곤혹스러운 흑백의 섬세한 뉘앙스로 절여진 사진/인화지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어느 공간이 펼쳐져있다. 매우 높은 위치에서 혹은 바닥에 붙어서 원거리로 포착한 공간은 특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체 돌연 멈춰있다. 가시적이면서도 어딘지 눈 대신에 다른 감각기관 내지 상상력을 요청하는 사진이다. 그것은 풍경에 대한 일반적인 코드에서 벗어나 있고 풍경사진의 익숙한 재현적 시스템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빈풍경, 반풍경 같다는 생각이다. 분명 특정한 장소성을 보여주지만 그 대상을 심미적으로 재현하거나 특정 공간에 대한 메시지를 들려주지 않는다. 보여주면서도 뭘 보여주고 있는지 애매하다. 그러니까 시각으로 접하지만 시각 너머로 무엇인가가 스물거리면서 다가오는 기이한 사진이다. 눈이 아니라 청각과 촉각, 또는 정작 가시적 세계에서 벗어난 비가시적 세계를 꿈꾸고 떠올리게 해주는 사진이다. 망막이 아니라 다른 감각기관 내지 감각적 소여를 통해 몽상에 젖어들게 하는, 상당히 감성적인 부위를 건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보는 이의 기억에 의존해 마냥 부풀어 오른다.




전병철_AnotherMoment#005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7



전병철_AnotherMoment#008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7


흑백 모노톤으로 절여진 이 사진은 일반적인 풍경, 지루하고 적막해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풍경만을 창백하게 보여준다. 숲과 나무가 있는 공원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부산했었을 운동장, 텅 빈 운동장을 보여준다. 물론 특정 장소에 대한 어떠한 표식도 증발시킨 체 말이다. 사람의 자취는 부재하고 그저 모종의 상황이 벌어졌었을 것 같은 기미를 상상케 한다. 사람들이 다 가버리고 남겨진 공간은 그곳에 있었던 누군가를 떠올려준다. 그들의 몸놀림, 튀어 오르는 공의 탄성으로 인해 공기를 찢었을 소리, 자연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상상하게 한다. 아울러 비릿한 풀내음, 땀냄새 등도 안긴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 보다 어딘지 강렬하고 아스라한 잔상을 상처처럼 안긴다. 사람들의 음성과 이런저런 소리들, 바람소리와 새소리, 어디선가 끊이지 않는 소음들과 냄새를 정신적 활력을 통해 감지케 해준다. 근대에 들어 오디오의 등장으로 인해 사람들은 온갖 소리에 귀를 내주었다. 모든 공간은 소리로 채워져 있다. 싫든 좋든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산다. 소리는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자연계의 소리란 그 소리를 듣는 순간만 존재한다. 그러나 오디오는 그 소리를 저장하고 지속해서 소리를 틀어준다. 시간 속에서 살다 가는 음은 영구한 삶을 부여받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로인해 침묵은 지워지고 우리는 너무 많은 소음 속에 귀를 저당잡혔다. 사람들은 고독과 멀어졌고 자연스레 자신의 내면과도 떨어져나갔다. 이미지는 본래 소리가 배제되어 있긴 하지만 전병철의 이 사진은 세계/풍경의 소리를 죄다 지우고 근원적인 고독으로 보는 이의 눈과 귀, 마음을 흡입해낸다. 자신이 내면을 통해 세계를 다시 보게 한다. 소리를 상상하게 하고 다른 감각기관의 밸브를 죄다 열어놓게 해준다. 그런가하면 고요하고 적조한 풍경은 어딘지 쓸쓸하고 공허해 보이는 한편 잠시 살다 가지만 이 세계는 여전히 남아 누군가의 육체를 받아주기를 거듭할 것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것 같다.




전병철_AnotherMoment#022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9



전병철_AnotherMoment#010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7


작가는 별다른 드라마 없이 마냥 정적인 순간의 상황을 잠시 응고시켜 놓았다. 특정 시간은 멈추고 고요하게 잦아들어 사라지기 직전이다. 소리와 움직임이 지워진 이 현실계는 순간 납작한 2차원의 세계가 되어 인화지의 피부에 밀착, 들러붙어버렸다. 납작하게 밀착된 현실계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평평한 화면, 그 허구적 공간안으로 들어와 스며들어있다. 알 것 같으면서도 종잡기 힘든 장면이다. 시각으로 확인하기 어렵게 원경으로 포착한 장소는 보는 이를 그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뜨리고 유배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내가 속한 세계가 저 멀리로 물러앉아 점점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을 찰나적으로 보여주는 듯 해서 사뭇 애상하다.




전병철_AnotherMoment#015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8


작가는 그토록 평범한 주변의 일상 풍경이 특별한 존재로 탈바꿈 하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그는 매일 접하는 현실 안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나려 한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의 어떤 찰나의 순간을 건져 올려 찍는다. 눈에 보이는 광경을 넘어선 다른 어떤 것을 암시해주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드는 순간을 사진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그것은 찰나에 대한 노스탤지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순간이라고 작가가 여긴 것은 사진으로 고정되는 순간 다시 평범한 현실의 풍경, 일상이 되어버렸다. 일상과 일상 너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느낌이 사진 속에서 공존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늘상 현실의 풍경을 바라보지만 그 안에 감춰진, 그것이 두르고 있는 독특한 순간의 모습은 잘 보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들은 그것을 보게 하는 이들이다.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일상속의 비일상, 현실 속의 비현실, 사물 속의 꿈, 풍경 속의 또 다른 세계가 이어져있고 결국 모든 것은 저 마다의 통로를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현실계에서 이상을 만나고 꿈꾸고 숨겨진 무엇인가를 발견한다. 사진은 그 발견을 기록한다.




전병철_AnotherMoment#019_젤라틴 실버 프린트_54×72cm_2008


현실과 공존하는 비일상/비현실은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다. 현실과 비현실은 한 몸으로 섞여있다. 실재하는 현실과 그와 겹쳐진 묘한 감정과 느낌, 기억과 몽상이 서로 얽혀서 만드는 것이 현실계다. 작가의 사진은 꿈과 현실이 구분없이 뒤섞인 장면을 환각처럼 안긴다. 실상 그것이 우리들의 삶이기도 하다. 여기서 사진은 인증의 자료이거나 주어진 대상세계를 기록하는데 멈추지 않고 그로부터 더 나아간다. 평범한 일상 속에 찾아오는 현실적인 특별한 순간을 호명하고 이를 인화지 표면으로 불러들인다. 그것은 무슨 초혼과도 같다. ■ 박영택


번호별로 보기
여러개의 게시물 정리 제목별로 보기 이름별로 보기 날짜별로 보기 조회별로 보기
   zzcchh.com 로 가입바랍니다. 2014/08/19 1100
1359   ending 1.30 2013/01/30 1010
1358   전시정보 1.14 2013/01/13 3188
1357   전시 2013.1.1 2012/12/31 1680
1356   전시 12.20 2012/12/20 1326
1355   전시 2012.11.27 2012/11/27 1662
1354     [re] 전시 2012.11.27 2012/11/30 1882
1353       [re] 전시 2012.11.27 2012/12/09 1849
1352   2012 전시정보 2012/11/15 1474
1351     [re] 2012 전시정보 2012/11/15 1100
1350       [re] 2012 전시정보 2012/11/15 1199
1349         [re] 2012 전시정보 2012/11/20 653
1348  비밀글입니다 11.21 memo 2009/04/08 5
  전시 3.30 2009/03/30 602
1346     [re] 전시 3.30 2009/04/01 546
1345   전시 3.13 2009/03/13 596
1344     [re] 전시 3.16 2009/03/16 597
1343   전시 3.4 2009/03/04 565
1342   전시 2.27 2009/02/27 596
1341   전시 2.24 2009/02/24 526
  1 [2][3][4][5][6][7][8][9][10]..[68]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uZine